“이제 빌라도 못 사겠네” 서울 빌라 매매 88% 폭증

- 아파트 이어 빌라로… 서울 빌라시장 3개월 연속 거래 급증 - 정부 정책 및 월세 선호 현상이 빌라 매매 활성화에 영향 미쳐

2025-06-12     이시우 기자

서울 빌라시장, 장기 침체 끝?

 

그동안 ‘전세 사기’ 등으로 침체했던 서울 빌라시장이 최근 회복세를 보이며 주목받고 있습니다. 

한국부동산원 주택유형별 주택매매거래현황에 따르면, 서울 빌라(연립/다세대주택) 매매거래량 추이가 올해 3~4월 연속으로 3,000건을 넘어서며 화제가 됐습니다.

서울 빌라 거래량은 올해 1월 1,827건에서 2월 2,299건, 3월 3,024건, 4월 3,434건 등으로 지속 증가했는데요. 1월과 비교하면 4월에는 무려 88.0%나 급증한 것입니다.

해당 수치는 2022년 5월 4,472건으로 정점을 찍은 뒤, 전세 사기 및 깡통 전세 등의 문제로 인해 거래량이 감소하며 줄곧 1,000~2,000여 건에 머물러 왔는데요. 이달 3,434건은 2022년 7월 3,206건 이후 처음으로 3,000건을 넘어선 것입니다.

또한, 서울 빌라시장은 매매가격지수도 지속해서 오름세를 띠고 있는데요. 한국부동산원 공동주택 실거래가격지수에 따르면, 서울 연립/다세대 실거래가지수는 지난해 12월 이후 3개월 연속 상승해 3월 143.7을 기록했습니다. 해당 수치는 2022년 8월 143.9 이후 최고치로 알려져 화제를 모았습니다.

실거래가격지수란 실제로 신고된 매매 계약 가격만을 집계해 산출하는 지수를 뜻합니다. 일반 매매가격지수가 실거래가뿐 아니라 주변 시세나 호가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산출되는 것과는 차이가 있는데요. 이처럼 빌라 가격 상승 및 거래 활성화는 전세 사기 사태 등으로 얼어붙었던 시장이 점차 회복 중임을 시사합니다.

 

빌라시장 반등 원인... 정부 정책도 영향?

 

서울 빌라시장이 현재 회복세를 띠는 원인은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먼저 아파트 가격의 급상승 덕분입니다. 올해 2월 들어 서울 강남 및 송파구 일부 지역에서 토지거래허가제가 해제되면서 아파트 매매가가 급등세를 탔는데요. 이로 인해 아파트를 매수하기 어려워진 실수요자들이 ‘대체재’로 빌라를 눈여겨보기 시작했다고 분석됩니다.

또한, 최근까지 전세 사기 사태가 이어지면서 빌라에서 전세를 꺼리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는데요. 빌라시장에서 전세 대신 매매로 전환하는 수요가 생겨난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정부의 비아파트 활성화 정책도 최근 서울 빌라시장 상승세에 영향을 미쳤단 분석입니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개정안을 시행하면서 수도권 내 전용면적 85㎡ 및 공시가격 5억원 이하 빌라를 소유한 경우, 청약 시 무주택자로 간주했습니다.

그뿐 아니라 최근 빌라시장에서는 월세 선호 현상이 확산되며 임대료 상승을 불러온 바 있습니다. 한국부동산원 월세통합가격지수에 따르면, 서울 빌라시장은 올해 1~4월 0.48% 오르며, 지난해 같은 기간 0.26%보다 2배가량 상승세를 나타냈습니다. 이에 정부의 빌라 활성화 정책까지 더해지며 투자 수요를 유입하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정부는 이달 4일부터 단기민간임대주택 등록 제도를 5년 만에 부활시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단기민간임대주택이란 1주택자가 빌라,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주택을 매수해 6년 단기 임대로 등록하면 양도세 및 법인세 중과 배제, 종합부동산세 합산 배제 등 세제 혜택을 제공하는 제도인데요. 해당 정책이 단순히 민간임대주택 공급뿐 아니라 전체 빌라시장의 매수 수요를 자극하는 데 영향을 미칠지 지켜볼 필요가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