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성장률 0%대?…기준금리 낮춰 소비·투자 살린다
금통위, 올해 2월 이후 3개월 만에 0.25%p 내려 소비자물가·근원물가 상승률 각각 2.1%로 안정세 보여 올해 경제성장률 0.8%로 전망…미국과 무역협상 전개 상황 등 불확실성 반영한 영향
한국은행이 시장의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인하했습니다.
한국은행은 지난 29일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2.50%로 인하하면서 지난 2월 이후 3개월 만에 다시 기준금리를 낮췄습니다.
가계대출 증가세와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한 경계감은 있지만 물가 안정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률이 크게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해 소비·투자를 살릴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실제로 국내경제는 소비, 건설투자 등 내수 회복지연과 수출 둔화로 1/4분기 역성장에 이어 4월에도 부진한 흐름을 이어갔습니다. 고용은 전체 취업자수는 계속 늘어나고 있지만 제조업 등 주요 업종은 감소세를 보인 것이 금리인하의 주요 요인입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결정할 때 중요하게 보는 국내 물가는 4월 중 소비자물가와 근원물가 상승률(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이 각각 2.1%를 나타내는 등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갔습니다.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율은 5월 중 2.6%로 전월(2.8%)보다 하락했습니다. 앞으로 물가상승률은 가공식품 및 서비스 가격 인상 등의 상방압력을 국제유가 하락, 낮은 수요압력 등이 상쇄하면서 2% 내외의 안정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이외에도 세계경제는 글로벌 무역갈등이 일부 완화되긴 했으나 여전히 높은 관세율의 영향으로 성장세가 둔화될 전망이며 미국 트럼프정부가 다시 관세를 높일 수도 있는 만큼 불확실성도 여전히 높은 상황입니다. 미국의 정책 불확실성 지속 및 재정적자 우려 등으로 미국 장기 국채금리가 상승했으며 원·달러 환율도 현재는 1300원대에서 거래되며 하락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미국과 주요국 간 관세협상,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 상황에 따라 다시 1400원 이상으로 오를 수 있어 지켜봐야 합니다.
이번 금통위를 앞두고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인하 전망이 우세했습니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16~21일 채권 보유 및 운용 관련 종사자 100명을 대상으로 기준금리에 대한 설문 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69%가 금리 인하를 예상했습니다. 이는 지난 4월보다 57%p 상승한 수치입니다.
또한, 한국은행은 올해 성장률을 지난 2월 전망치(1.5%)를 큰 폭 하회하는 0.8%로 전망했습니다. 향후 성장경로에는 무역협상 전개 상황, 정부 경기부양책, 주요국 통화정책 방향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들을 반영한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을 통해 “앞으로 성장세를 점검하면서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라며 “대내외 정책 여건 변화와 이에 따른 물가 흐름 및 금융안정 상황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기준금리의 추가 인하 시기 및 속도 등을 면밀히 결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시장에서는 올해 기준금리가 점진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올해 연간 성장률 전망치가 0%대로 제시된데다 이창용 한은 총재가 추가적인 금리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부분을 참고할 때 향후 기준금리는 지속해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다만, 최근 트럼프 관세 전쟁 등으로 국제 정세가 무척 혼란한 상황이므로 경제추이를 주시하면서 금리방향성을 살펴봐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습니다.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미국 기준금리에도 영향을 많이 받는 만큼 참고해야 합니다. 28일(현지 시각) 연방준비제도가 공개한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위원들은 경제적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실업률과 인플레이션 상승이라는 이중 위험이 커짐에 따라 향후 금리 조정에 있어 보다 신중한 접근을 유지해야 한다는 데 대체로 동의했습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지속적으로 금리인하 이야기를 하고 있는 만큼 미국의 기준금리 추이도 살펴볼 필요가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