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 빨라진 목동, 여의도, 압구정 재건축 시계
- 목동, 여의도, 압구정 신고가 속출 - 서울시 6월 재건축 패스트 트랙 시행되면 노원 등 강북지역 재건축에도 변화 생길 수 있어 - 빨라지는 사업 속도, ‘똘똘한 한 채’ 현상 더해지며 재건축 상승세 더 이어질 듯
재건축 시장이 후끈 달아올라 있습니다. 재건축 아파트들이 몰려 있는 양천구 목동, 영등포구 여의도동, 강남구 압구정동 일대 아파트들은 매수자들이 돈뭉치를 들고 찾으며 신고가 행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오는 6월에는 안전진단 없이도 재건축 절차 진행이 가능한 ‘재건축 패스트 트릭’이 시행돼 재건축 추진 속도는 더욱 빨라질 전망입니다.
종전에는 준공 30년을 넘었어도 안전진단에 통과하지 못하면 정비계획은 입안조차 할 수 없었으나 6월 4일부터는 준공 30년 이상 아파트의 경우 주민들이 희망하면 안전진단을 받지 않고도 조합 설립 등 재건축 후속절차를 밟을 수 있게 됩니다.
물론 목동, 여의도, 압구정 재건축 단지들 가운데 상당수는 정비구역 지정을 받는 등 사업이 진행돼 있기 때문에 재건축 패스트 트랙의 최대 수혜지는 준공 30년 이상 아파트가 몰려 있는 노원구나 도봉구 등의 강북권 아파트들입니다.
하지만 목동, 여의도, 압구정 재건축이 시장이 끼치는 영향이 커 이들의 재건축 사업과정 하나하나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약 5만 가구로 변신하는 목동 재건축
‘목동 재건축’은 양천구 목동, 신정동 일원에 위치한 14개 단지의 재건축을 말합니다. 재건축을 마치면 14개 단지 총 2만 6,602가구는 약 5만 가구(4만 7,027가구)로 재탄생 합니다.
최근 목동6단지가 조합설립 승인을 받아 가장 빠른 속도를 보이고 있으며 4단지와 10단지도 최근 정비구역 지정 및 경관심의(안)이 가결되는 등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목동 재건축 14개 단지 대부분이 정비계획안 공람과 정비구역 지정을 마쳤습니다.
빠른 속도 덕분에 신고가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달 목동2단지 전용 95㎡가 26억 원에 거래됐는데 이는 연초 보다 4억 원가량 오른 가격입니다. 5년째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매수자는 반드시 실거주를 해야 하는 조건이지만 연일 신고가 소식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정비구역 지정을 마친 만큼 조합 설립, 시공사 선정 등 다음 단계를 밟는 단지들이 연이어 나올 전망입니다.
6,400여 가구에서 1.1만 가구로 탈바꿈되는 여의도
여의도 재건축은 총 13개 아파트에서 재건축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여의도 역시 올해 들어서 재건축 사업에 진전을 보이는 단지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현재 총 6,400여 가구인 재건축 추진 단지들이 모두 사업을 마치면 1만 1,200여 가구의 신축 아파트들이 여의도 일대에 자리 잡게 됩니다.
여의도 재건축 단지 가운데 대장주로 꼽히는 시범아파트는 기존 1,584가구를 헐고 2,473가구로 재건축됩니다.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1호 단지로 논란이 됐던 데이케어센터 기부채납을 수용하며 빠른 속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르면 내년 상반기쯤 사업시행인가를 받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대교 아파트와 한양 아파트는 사업시행인가를 준비 중으로 여의도 재건축 가운데 속도가 가장 빠릅니다. 한양 아파트는 지난해 통합심의를 통과한 후 현대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으며 대교 아파트는 최근 통합심의를 통과했고 9월경에 시공사를 선정할 계획입니다.
30년 넘은 아파트 매매가가 130억 원… 천정 뚫린 압구정 집값
지난 4월 압구정3구역에 해당하는 구현대7차 아파트 전용 245㎡가 130억 5,000만 원에 거래가 화제가 됐습니다. 이는 압구정 재건축 아파트 가운데 현재까지 기록한 가장 최고가에 해당합니다.
같은 면적이 지난해 6월에 115억 원에 거래됐었는데 10개월 만에 15억 원이 올랐습니다.
압구정2구역은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현대건설의 수주전 열기가 뜨겁습니다. 건설사 입장에서 압구정 6개 재건축 특별구역 가운데 한 곳에 먼저 깃발을 꽂는다면 나머지 구역은 물론이고 목동, 여의도 재건축 수주전에 유리한 입지를 차지할 수 있는 만큼 열의를 다하고 있습니다. 조합은 9월 말에 시공사 선정 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라 그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압구정 3~5구역은 정비계획 공람을 마치고,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대기 중에 있으며 미성1차와 2차 소유주 간의 갈등으로 소송까지 했었던 1구역은 통합재건축을 재논의 하면서 재건축 사업 정상화를 꾀하고 있습니다.
압구정 재건축 구역 가운데 가장 규모가 작은 6구역도 3개 단지의 통합재건축 이야기가 다시 나오고 있지만 다른 구역에 비해 사업은 지지부진한 모습입니다.
부동산인포 권일 리서치팀장은 “여전히 사업 초기인 곳들이 많고, 추진과정에서 얼마든지 지연될 수 있는 게 재건축 정비 사업입니다. 가장 빨리 입주하는 곳이 나와도 최소 5년 정도는 봐야 할 정도로 장기간 돈이 묶이고 철거 전까지 노후 아파트에서 거주해야 하는 불편함도 있습니다”라면서 “하지만 입지, 교육, 인프라 등 뭐하나 빠지지 않는 곳들이라 준공 이후의 가치는 상당할 것으로 기대돼 수요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