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가는 대구, 고급 아파트도 노후화 진행 중
40~50평대 대형 기준, 5년 이내 준공 3.8% 불과
대구의 고급 아파트가 늙어가고 있다. 특히 대형 아파트 노후화가 심화하고 있다.
4월 28일 기준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R114 자료에 따르면, 대구 전체 전용면적 85㎡ 초과 아파트(입주 아파트 기준, 임대 제외)는 10만 4,134가구로 집계됐는데, 이 중 75%가 2010년 이전에 준공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신축 아파트로 인식되는 5년 이내(2021년~현재) 준공된 아파트는 단 9%에 불과했다. 넓은 평형대를 선호하는 수요층에게는 ‘풍요 속의 빈곤’이라는 말이 딱 들어맞을 정도다.
40~50평대 대형 평수로 살펴보면 이와 같은 결과는 더 두드러진다. 분양면적 기준 165㎡ 이상의 대형 아파트는 총 2만 5,561가구로 집계됐는데, 이 중 최근 5년 사이(2021년~현재) 준공된 아파트는 3.8%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대형 고급 아파트의 공급 부족은 지난 몇 년간 대구의 아파트 공급량이 매년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과 비교된다.
실제 대구는 지난 2020년 1만 3,520가구가 공급(입주 아파트 기준)되며, 공급량이 1만 가구를 돌파한 이후 ▲2021년 1만 6,548가구 ▲2022년 1만 9,908가구 등 매년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2023년에는 3만 3,503가구의 역대급 물량이 쏟아졌으며, 2024년 역시 2만 여 가구 이상이 공급된 상태로 집계됐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대구는 서울, 수도권을 제외하면 부산에 이어 부자 비율이 두 번째로 높은 도시지만, 이들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대형 고급 아파트가 갈수록 노후화되고 공급은 사실상 전무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 속 올해 대구에서는 오랜만의 대형 고급 아파트의 공급 소식이 있다. 대표적으로는 포스코이앤씨가 수성구 범어동 1번지(구 대구 MBC부지)를 개발해 짓는 복합단지인 ‘어나드 범어’가 오는 5월 공급을 앞두고 있다.
어나드 범어 아파트는 4개동 전용면적 136~244㎡P 604가구 규모로 전 가구가 대구에서 희소성이 높은 대형 평형으로 구성되는 것이 특징이다. 대구 최초의 단지 내 영화관, 컨시어지 서비스 도입 등을 통해 차별화된 고급 단지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DL이앤씨는 동대구역 인근 옛 동대구 고속터미널 부지를 개발해 짓는 ‘e편한세상 동대구역 센텀스퀘어’를 전용면적 79~125㎡의 중대형 아파트 위주로 구성해 분양 중이다. 총 322가구 규모로, 스크린골프 등의 차별화된 커뮤니티와 특화 외관 등 고급화 설계를 도입했다.
지역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대구의 고급 주거 수요는 여전히 견고하지만, 공급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단순한 면적보다 라이프스타일까지 케어해줄 수 있는 고급 아파트가 자산가들의 선택 기준이 되고 있는 만큼, 이러한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새 아파트의 등장이 지역 주택 시장에 긍정적인 반향을 불러올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