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자물가 상승세 멈췄다? 밥상물가는 여전히 ‘부담’

생산자물가지수 보합세로 전환 공급물가지수는 6달 연속 상승세 총산출 물가지수도 농림수산품(0.4%) 등 영향에 0.1% 상승

2025-04-23     정소유 기자

생산자물가가 두 달 연속 보합세를 나타냈습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3월 생산자물가지수는 120.32로, 전달인 2월(120.33)과 거의 변화가 없었습니다. 이는 지난해 11월부터 1월까지 이어진 완만한 상승세가 2월부터 둔화되며, 물가 흐름이 안정세로 전환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생산자물가지수는 국내 생산자가 국내 시장에 공급하는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 변동을 측정한 지표로, 일반적으로 소비자물가에 1~3개월 정도 시차를 두고 반영됩니다. 전월 대비 등락률은 단기 물가 흐름을 파악하는 주요 기준으로 활용됩니다.

세부 항목을 살펴보면 농림수산품 부문은 전달 대비 0.4% 상승했습니다. 축산물 가격이 상승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되며, 돼지고기는 6.1%, 달걀은 6.8% 상승해 축산물 전체로는 1.8% 올랐습니다. 반면, 딸기와 무 가격은 각각 31.4%, 8.2% 하락하며 농산물 가격 전반에 하방 압력을 가했습니다. 수산물은 0.5% 상승했는데, 물오징어(19.9%)와 게(22.2%)의 가격 상승이 주요 요인이었습니다.

공산품 부문은 전체적으로 보합세를 유지했습니다. 품목별로 보면 동 1차 정련품(5.1%)과 스테인리스중후판(2.9%) 등 1차 금속제품이 평균 0.8% 올랐지만, 휘발유(-5.8%)와 경유(-5.7%) 가격이 하락하면서 석탄 및 석유제품은 평균 4.3% 감소했습니다. 이는 원자재 시장의 국제 유가 하락과 맞물린 결과로 보이며, 제조업 전반의 원가 부담에는 다소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됩니다.

전력·가스·수도 및 폐기물 부문은 0.2% 하락했습니다. 산업용 도시가스는 전달 대비 2.7%, 증기는 1.1% 하락하며 전체 지수 하락을 이끌었습니다. 서비스 부문에서는 호텔(7.4%), 전세버스(3.0%) 등 여행·운송 관련 서비스 가격이 상승한 반면, 국제항공여객은 4.4% 하락해 전체 서비스 가격 수준은 전달과 거의 차이가 없었습니다.

 

한편, 생산자물가지수 외에 수입물가지수까지 반영해 산출하는 공급물가지수는 전달 대비 0.1% 상승했습니다. 원재료 가격은 1.0% 하락했지만, 중간재와 최종재가 각각 0.1%, 0.3% 상승하면서 전체 지수를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됩니다. 공급물가지수는 지난해 10월 이후 6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원자재 가격의 안정과 수요 회복이 동시에 반영된 흐름으로 해석됩니다.

총산출물가지수도 0.1% 상승했습니다. 이 지수는 국내 출하분 외에 수출까지 포함한 국내 생산물의 총 가격 수준을 측정하는 지표로, 생산자물가지수보다 더 넓은 범위의 물가 흐름을 보여줍니다. 품목별로 보면, 전력·가스·수도 및 폐기물(-0.2%)과 광산품(-0.1%)은 하락한 반면, 농림수산품(0.4%)과 공산품(0.2%)은 상승해 전체적으로 플러스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2.5% 상승해, 연간 기준 물가 흐름은 여전히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생산자물가와 공급물가지수, 총산출물가지수 등 주요 지표들이 모두 보합 또는 소폭 상승에 머물며, 최근 국내 물가 흐름은 완만한 안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다만 품목별 등락폭은 여전히 큰 편이며, 국제 원자재 시장과 수요 측면 변수에 따라 향후 물가 흐름이 다시 요동칠 가능성도 상존합니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결정에도 미세한 온도차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금리 인하 기대감이 확대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공급 측 물가 안정이 중립 이상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