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뱅 1위 ‘카카오뱅크’ 글로벌시장서 신규 먹거리 찾는다
지난해 인도네시아 ‘슈퍼뱅크’ 런칭…공식 런칭 5개월 만에 고객 250만 명 돌파 태국판 인뱅 ‘가상은행’ 컨소시엄으로 참가…오는 6월 인가 발표 예정
인터넷전문은행(이하 인뱅) 1위 카카오뱅크(대표 윤호영, Daniel)가 동남아시장을 중심으로 글로벌시장 진출에 속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2023년 9월 그랩과 동남아시아 사업 협력에 대한 파트너십의 일환으로 인도네시아 슈퍼뱅크에 10%의 지분 투자를 단행했습니다.
슈퍼뱅크는 동남아시아 최대 슈퍼앱 '그랩'뿐 아니라 현지 최대 미디어 기업인 '엠텍(Emtek)', '싱가포르텔레콤(싱텔, Singtel)' 등이 주요 주주로 참여하는 인도네시아 디지털 은행입니다.
카카오뱅크는 지분투자 이후 그동안 인뱅 사업을 수행하면서 쌓아온 모바일 뱅킹 성공 노하우와 금융 기술 역량을 바탕으로 상품 및 서비스, UI·UX에 대한 자문을 진행해왔습니다.
카카오뱅크는 슈퍼뱅크의 상품·서비스 기획 및 개발 과정에 본격적으로 참여한 결과 지난해 6월 첫 해외 투자처인 '슈퍼뱅크(PT Super Bank Indonesia)'를 공식 런칭했습니다.
슈퍼뱅크는 주요 주주사인 그랩의 생태계 활용해 그랩 고객을 대상으로 편의성과 제고에 힘을 썼습니다. 그랩 앱을 통해 바로 슈퍼뱅크 계좌를 개설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랩 푸드, 그랩 바이크 등 그랩의 다양한 서비스의 결제 수단으로 슈퍼뱅크 계좌를 연결할 수 있도록 편의성을 높였습니다.
슈퍼뱅크는 동남아 최대 슈퍼앱이자 IT 플랫폼인 그랩과의 강력한 제휴, 차별화된 상품 및 서비스를 기반으로 공식 런칭 5개월 만에 250만 명의 고객을 확보할 정도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인도네시아 타 디지털 은행이 100만 명의 고객을 달성하는데 6개월~1년가량 걸렸던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는 속도입니다.
카카오뱅크는 글로벌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슈퍼뱅크와 지난해 11월 금융 컨설팅(자문) 계약도 체결했습니다.
카카오뱅크는 이 컨설팅 계약을 통해 슈퍼뱅크의 신규 금융 상품 출시를 위한 자문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카카오뱅크만의 모바일 뱅킹 성공 노하우와 서비스 기획 역량을 활용해 슈퍼뱅크가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혁신적인 금융 서비스를 선보이도록 지원 중입니다.
일례로 슈퍼뱅크는 카카오뱅크의 아이디어가 담긴 서비스를 공식 런칭할 때 같이 선보였습니다. 카카오뱅크의 '저금통' 아이디어를 차용해 매일 소액과 잔금을 자동으로 저축해주는 저금통(쯜릉안·Celengan) 상품이 대표적입니다. 닭을 중시하는 인도네시아 현지 문화에 맞춰 저금통 잔액이 쌓일수록 병아리가 닭으로 성장하는 이미지를 담은 것이 특징입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슈퍼뱅크와의 금융 컨설팅 자문 계약은 상품과 서비스 개발에 보다 깊이 있고 전략적인 협업을 진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라며 "글로벌 시장에서 카카오뱅크 브랜드 영향력을 키우고 대한민국 금융의 기술력도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 가상은행 컨소시엄 인가신청서 지난해 9월 제출 완료
카카오뱅크는 태국에서도 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태국판 인뱅인 '가상은행(Virtual Bank)' 인가 획득을 위해 2023년 6월 SCBX와 태국 가상은행 인가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습니다. 이후 지난해 9월 컨소시엄(SCBX·위뱅크(중국)·카카오뱅크)으로 인가신청서 제출을 완료한 상태입니다.
컨소시엄에 같이 참여한 태국 SCBx는 태국 3대 은행 중 하나인 SCB(시암상업은행, Siam Commercial Bank)를 포함해 신용카드 사업을 운영하는 Card X, 금융투자서비스를 제공하는 Innovest X 증권 등 태국 내 11개의 계열사를 산하에 두고 있는 주요 금융지주사입니다.
태국 SCBx와 카카오뱅크 양사는 가상은행(Virtual Bank) 인가 획득을 목표로 태국의 금융 서비스 접근성을 높이고, 디지털 금융 생태계를 발전시킬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깊은 논의를 지난해 11월 진행했습니다. 혁신적인 가상은행을 설립함으로써 태국 금융 경쟁력 강화와 금융 취약계층을 위한 포용금융을 실천하는 데 함께 뜻을 모았습니다.
태국은 1990년대만 하더라도 국내 금융사들이 다수 진출하며 여러 거점을 확보했었지만 1998년 IMF 외환위기 당시 태국정부가 만류했음에도 모든 곳들이 한꺼번에 철수하면서 한국 금융사들의 부정적 이미지가 강해 27년 동안 은행업으로는 새롭게 진입을 못하고 있던 곳입니다.
이번 태국 디지털은행(가상은행) 컨소시엄의 인가 여부 발표가 두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그동안 국내 금융회사의 진출이 힘들었던 태국 시장에 다시 발길을 내딛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현재 태국 현지 한국계 은행 진출이 전무한 상황에서 카카오뱅크가 현지 주요 금융지주사와 손잡고 태국 가상은행 인가 획득을 준비하고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시장 개척의 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카카오뱅크는 이번 디지털은행 인가가 승인될 경우 디지털 금융 DNA를 성공적으로 이식해 현지 금융 기술 발전에 기여한다는 계획입니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카카오뱅크의 태국 디지털뱅킹 설립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발판이 될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디지털 금융 기술의 우수성을 국제적으로 알리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컨소시엄이 인가받을 경우 카카오뱅크는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혁신적인 서비스를 선보여 온 것처럼, 현지화에 최적화된 위뱅크가 협업함으로써, 기술력과 기획 역량을 태국 금융 시장에 빠르게 이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한편, 카카오뱅크는 현재 ▲태국 디지털뱅크 서비스 기획자 ▲글로벌 모바일 개발자 ▲프로덕트 디자이너 등 모바일 뱅킹 관련 직무의 글로벌 인력을 채용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