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1000원 시대 다시 도래하나?...안전자산 투자처로 부각

지난 4일 약 2년 만에 1000원 선 돌파 미국 상호관세 정책, 일본은행 금리정책 등에 따라 방향성 갈릴 것 일본 엔화로 미국 장기채 투자 ETF 연초대비 15%이상 올라

2025-04-10     정소유 기자

미국의 상호관세 리스크로 인해 글로벌 증시의 변동성이 심해지면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강해지고 있습니다.

그동안 안전자산으로 여겨졌던 금값이 3000달러 선에서 다소 주춤하는 사이 한동안 떨어졌던 엔화가 꾸준히 오르면서 새로운 안전자산 투자처로 평가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800원 후반대에서 거래되던 원·엔 환율은 12월 3일 비상계엄 사태를 거치며 900원대에서 거래됐으며 올해 1월 말 일본은행(BOJ)이 기준금리 인상(0.25%→0.5%)하면서 이후에도 점진적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여기에 트럼프 정부의 상호관세 강경책이 이어지자 지난 4일 원·엔 환율은 1015.26원까지 올랐습니다. 이는 2023년 4월 27일(1000.26원) 이후 약 2년 만에 1000원 선을 돌파한 것입니다.

이후에도 원·엔 환율이 1000원 선 안팎에서 거래가 이어지고 있어 1000원 선에 안착하는 것이 아닌지에 대한 기대감이 나오면서 일본 엔화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상황입니다.

특히 일본은행이 올해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내비친 것도 엔화 강세 흐름이 지속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일본의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4%대로 여전히 높게 나와 추가 금리인상 압박을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와 관련해 우치다 신이치 일본은행 부총재는 지난 4일 “경제의 지속적인 개선을 바탕으로 기저 인플레이션이 높아진다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전에도 일본의 금리인상과 관련한 이야기는 일본 내부에서 나왔었습니다. 타무라 나오키 일본은행 심사위원은 ‘중립금리’에 대해 “2025년 후반까지 적어도 1%”라고 제시한 바 있습니다. 현재 기준금리에서 이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연내 최소 0.25%p씩 2차례 금리 인상이 필요합니다.

원·엔 환율과 관련해서 업계 관계자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국가별 상호관세 정책, BOJ 금리정책 등의 영향으로 엔화 가치 가 변동성은 있겠지만 지속적인 상승세를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최규호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당분간은 관세 불확실성으로 인해 원·엔 환율도 원·달러 환율과 크게 다르지 않은 행보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며 이에 상반기 내에는 변동성이 어느정도 있을 것으로 본다”라며 “일본이 금리인상기에 들어와 있는 만큼 하반기에 금리인상을 1~2회 정도 진행하게 된다면 원·엔 환율도 이에 발맞춰 조금씩 오를 것으로 예상해본다”고 말했습니다.

이렇다 보니 지금이라도 일본 엔화를 사두고 원·엔 환율이 오르게 되면 얻을 수 있는 환차익을 기대하는 분들도 계실 수 있겠지만 일본 엔화로 상품에 투자해 높은 수익률을 거두고 있는 상품도 있는 만큼 주목해볼 만합니다.

일본 엔화로 미국 장기채에 투자하는 ETF 상품이 연초 대비 높은 수익률을 거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국투자신탁자산운용의 ‘ACE 미국30년국채엔화노출액티브(H)’는 연초 대비 15.48% 오른 상태입니다. 이 기간 국내 상장 채권형 ETF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습니다.

특히 ACE 미국30년국채엔화노출액티브(H)는 매월 분배금을 지급한다는 점도 매력적입니다. 실물 채권 이자 수익을 재원으로 하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분배금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KB자산운용의 ‘RISE 미국30년국채엔화노출(합성H)’도 동기간 15.18% 수익률을 보였습니다.

두 ETF는 원·엔 환율을 반영하고 달러 환율 변동 위험을 헤지(회피)합니다. 쉽게 말해 미국 장기채 금리가 하락하면 채권가격이 오르면서 얻을 수 있는 수익과 엔화 강세에 따른 환차익 수익을 한꺼번에 얻을 수 있습니다.

다만 미국 상호관세는 현재 진행형으로 각국의 관세가 어떻게 책정될지에 따라 환율 및 상품가격 이 급등락할 수 있는 만큼 손실에 대한 가능성도 염두해두고 투자에 나설 필요가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