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보유액 석달 만에 반등했지만... 4천억 달러 붕괴 초읽기
3월 말 기준 4096.6억 달러…4100억 달러는 회복 못해 금융기관 외화예수금 증가, 미달러 환산액 증가 등 영향 2월 말 기준 외환보유액 세계 9위 유지
지난달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석 달 만에 증가세로 전환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3월 말 외환보유액 자료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4096억 6000만 달러로 2월 말(4091억 1000만 달러)보다 4억 5000만 달러 늘어났습니다.
3월 외환보유액과 관련해 한국은행 한 관계자는 “국민연금과 외환 스와프 거래 등에도 불구하고 분기 말 효과로 인한 금융기관 외화 예수금 증가, 기타 통화 외화 자산의 미달러 환산액 증가, 외화 자산 운용 수익 증가 등에 기인한 결과"라고 설명했습니다.
외환보유액은 트럼프 정부의 상호관세 부과에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결정 이후 원·달러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환율 방어를 위해 활용해야 하는 만큼 중요한 지표입니다.
실제로 원/달러 환율은 트럼프 정부의 상호관세 부과 여파로 큰 변동성을 보여주고 있는 상황입니다. 7일 외환시장 개장부터 27.9원이 오른 1462원에 출발해 11시 기준 1468원 선에서 거래가 이뤄졌습니다.
자산별 외환보유액 구성을 살펴보면, 국채와 회사채 등을 포함한 유가증권이 전월 말 대비 41억 5000만 달러 늘어난 3615억 3000만 달러로 집계돼 외환보유액의 88% 이상을 차지했습니다. 예치금은 38억 4000만 달러 감소하며 241억 7000만 달러(5.9%)로 나타났으며 국제통화기금(IMF)에 대한 특별인출권(SDR)은 1억 4000만 달러 증가한 149억 8000만 달러(3.7%) 였습니다.
IMF포지션은 41억 9000만 달러(1.2%)로 전월과 같았으며 사상 최고 수준에서 거래가 이어지고 있는 금은 47억 9000만 달러(1.2%)로 전달과 변동이 없었습니다.
외환보유액은 지난해 12월 2억 1000만 달러 증가했다가 1월(-46억 달러), 2월(-18억 달러)에 연속 감소했습니다. 특히 지난 2월에는 4092억 1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4100억 달러선이 무너지면서 2020년 5월(4073억 달러) 이후 4년 9개월 만에 가장 적은 수치를 기록해 심리적 지지선인 4000억 달러도 무너지는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나왔으나 3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서며 한숨을 돌렸습니다.
이는 일반적으로 분기 말에는 국제결제은행(BIS) 비율 준수를 위해 금융기관들이 외화예수금을 늘리는 경향이 있는데 미 달러 가치 평균을 지수화한 미달러화지수(DXY)는 3월 중 약 3% 하락한 것이 외환보유액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트럼프의 상호관세 정책과 중국의 보복 관세 등 글로벌 무역전쟁 조짐이 확산되며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증대되며 위험자산에 대한 회피 심리가 심화되었다는 점에서 원화가 약세 압력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외환보유액이 재차 감소세로 전환될 수도 있는 환경이지만 여전히 4000억 달러를 상회하는 외환보유액과 낮은 단기외채 비중 등을 감안한다면 외환당국 개입(달러 매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대외건전성에 대한 우려는 아직까지 크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2월 말 기준(4092억달러) 한국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세계 9위 수준으로 나타났습니다. 중국이 3조 2272억 달러로 1위를 차지했고, 일본(1조 2533억 달러), 스위스(9238억 달러), 인도(6387억 달러), 러시아(6324억 달러), 대만(5776억 달러) 순이었습니다. 독일이 우리나라에 이어 4067억 달러로 10위를 차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