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허제 풀리니 갭투자 크게 늘어…강남 3구 거래금액 1,800억 원 증가

-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후 2개월 전보다 갭투자 크게 급증 - 강남 3구에서는 거래건수 2배, 금액으로는 1,800억 원 증가 - 거래 늘어 좋은데, 갭투자로 가격 급등하며 실수요자 부담 가중 지적

2025-03-17     박지혜 기자

서울 강남구, 송파구 등 강남권 일부 지역들이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해제가 된 후 서울지역 갭투자가 눈에 띄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의 조국혁신당 차규근 의원실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기초로 올해 2월 주택 취득 자금 조달 및 입주계획서(자금조달 계획서)에 임대보증금을 승계 받고, 금융기관 대출을 끼고 있으며, 입주계획을 '임대'라고 써낸, 즉 갭투자로 의심되는 거래를 지난 12월과 비교한 결과 강남 3구에서는 2월 중 총 134건으로 확인됐다. 이는 지난 12월에 기록한 61건 보다 약 2.2배 증가한 수준이다. 

이 기간 서울 전체로 봐도 2월 갭투자 의심 거래는 429건으로 12월(232건) 보다 1.85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갭투자는 매매가와 전세가의 차이가 적은 주택을 매입하는 것으로 과도하게 이뤄질 경우 주택 가격을 급등시키는 등의 부작용을 양산하며, 매매가격이나 전세가격이 하락하면 깡통전세, 보증금 미반환 등의 여러 문제를 발생시키기도 한다. 

한동안 침체돼 있던 서울 주택시장이 2월 14일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후로 매수세가 살아나면서 갭투자가 다시 고개를 든 것이다. 

차 의원은 “토허제 해제 후 갭투자 의심 거래가 크게 상승했다”라면서 “해제 후 한 달 만에 규제를 원점으로 돌릴 수 있다는 발언은 졸속 정책임을 방증하는 것으로 무책임한 부동산 규제 완화를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2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5,000건을 넘어섰다. 지난해 8월 6,537건 이후 가장 많은 거래량이다. 토허제 해제 후 많은 거래가 이뤄진 셈이다. 

모처럼 매수세가 회복되며 거래가 증가했지만 가격이 단기간에 급등하고, 갭투자가 늘면서 토허제 해제가 비판을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동안 가격이 오르고 나면 둔화되고 멈추는 시기가 온다. 가격이 급등하는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결국 규제로 인해 눌려있던 가격이 단기간에 폭발하는 것”이라면서 “시장 자율에 맡기면 단기간에 폭발하는 경우는 크게 줄어들 것”이라며 오세훈 시장의 토허제 원점 발언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토지거래허가제 해제 후 거래, 가격이 급변한 송파구 잠실동 일원(출처: 클립아트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