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에 몸 사렸다"...산업대출 증가폭 8년 만에 '최저'

3분기 말 대비 3조 3000억 원 늘어…2016년 4분기 이후 최저 증가폭 제조업·건설업 감소, 서비스업·기타 등은 증가해 예금은행 대출은 줄고, 비은행예금 취급기관 대출은 늘어

2025-03-13     정소유 기자

은행의 지난해 4분기 산업대출금이 전분기 말과 비교해 3조 원 이상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한국은행이 지난 7일 발표한 '2024년 4분기 예금취급기관 산업별대출금'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모든 산업 대출금은 1962조 2000억 원으로 전분기(1958조 9000억 원) 말 대비 3조 3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2016년 4분기 9000억 원 이후 8년 만에 가장 적은 증가 폭을 나타냈는데 제조업 대출이 감소 전환하고 서비스업 대출 증가 폭이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지난 2023년 4분기 대비로는 72조 7000억 원 증가한 수치입니다.

산업별로 살펴보면 제조업과 건설업은 전분기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건설업은 건설기성액(일정 기간의 실제 공사 실적을 자체 평가한 금액)의 감소세가 이어지며 1조 2000억 원으로 대출금 감소폭이 늘어났습니다.

건설기성액은 지난해 1분기 46조 6000억 원, 2분기 43조 5000억 원, 3분기 41조 6000억 원, 4분기 39조 4000억 원으로 하락 추세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농립어업과 서비스업, 기타(전기·가스 공급업, 수도·하수·폐기물처리 등)는 전분기 대비 대출금이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제조업 대출은 485조 원으로 전분기 말보다 1조 6000억 원 감소했습니다. 연말 대출금 일시상환 등으로 운전자금이 감소한데다 비상계염 등에 따른 대내외 불확실성 증가로 인해 시설자금 수요가 둔화한 것이 영향을 미친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업종별로는 화학·의료용제품(1조 원), 기타기계·장비(1조 2000억 원) 전자부품·컴퓨터·영상·음향·통신(1조 3000억 원) 등을 중심으로 대출금이 감소 전환했습니다. 식료품·음료(9000억 원), 제1차금속(6000억 원), 자동차·트레일러(3000억 원)는 대출금이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서비스업 대출 잔액은 1253조 7000억 원으로 전분기 말 대비 3조 9000억 원 증가했습니다. 업종 별로 살펴보면 부동산업과 숙박·음식점업, 도·소매업 등은 전분기 말 대비 증가폭이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금융·보험업은 증가세로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상업용 부동산 부진 이어지며 부동산업 대출 크게 감소해

특히 부동산업의 경우 1조 원 증가에 그치며 전분기(4조 9000억 증가) 대비 크게 감소했습니다. 부동산업 대출은 상업시설의 공실률이 상승하는 등 상업용 부동산 시장 부진이 이어진데다 연말 은행권의 대출 관리 등도 영향을 주면서 부동산임대업을 중심으로 증가 폭이 축소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또한 숙박 및 음식점업 역시 내수부진 등에 따른 영향을 받으며 3000억 원 증가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업권별로 대출금 현황에 대해 살펴보면 예금은행 대출은 전분기 말 대비 1조 7000억 원 늘어나며 증가 폭이 전분기(19조 6000억 원) 대비 17조 이상 줄었습니다.

예금은행 대출의 기업 규모별 상황은 대기업 대출이 1조 1000억 원 감소로 전환했으며 중소기업 대출은 4조 1000억 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며 전분기(11조 9000억 원) 대비 증가 폭이 줄었습니다. 중소기업에 포함되는 개인사업자 대출도 5000억 원 감소했고 공공 및 기타 대출도 1조 3000억 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비은행예금 취급기관(상호저축은행, 신용협동조합, 새마을금고 등) 대출은 전분기 말 2조 3000억 원 감소에서 1조 6000억 원 증가하며 증가세로 전환했습니다.

한편, 산업별대출금 통계는 원화대출 중 가계대출을 제외한 여타 부문 대출금을 산업별로 분류한 통계입니다. 주로 기업대출이고 정부·공공기관에 대한 대출 등도 포함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