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차계약 10건 중 6건 월세 거래…가계 부담 심화
- 2월 전국 월세 계약 17만 9,656건…임대차 계약 63.2% - 관련 통계 집계 시작한 2010년 7월 이후 최다 비중 - 전세 보증사고 급증, 전세사기 불안 여파…매달 주거비용 지출 부담 가중
지난달 전국 임대차 거래 가운데 월세 거래 비중이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10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달 비용을 지불하는 월세의 특성상 매달 주거비용 지출로 가계 부담이 심화되고 있는 셈이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2월 전국에서 확정일자를 받는 주거시설 28만 4,454건 중 월세 계약을 체결한 건수는 17만 9,656건으로 전체 거래의 63.2%를 차지했다(아파트, 단독, 다가구, 연립, 오피스텔 포함).
최근 5개월 월세 비중 추이를 보면 지난해 12월에도 60.6%를 기록한 사례가 있으나 2월에는 이보다 거래 비중이 더욱 높아졌고, 이는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월별 기준, 가장 큰 비중에 해당됐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전국 평균 보다 높은 67.1%를 기록했으며 경기와 인천은 각각 56.2%, 52.4% 등으로 서울에 비해 낮았다. 반면 지방의 경우 전국, 서울 평균을 크게 웃돌아 대전 72.4%, 부산 71.4% 등으로 10건 가운데 7건이 월세로 계약됐다.
이처럼 임대차 계약에서 월세 거래 비중이 증가하는 이유는 전세사기 여파로 인해 전세에 대한 불안한 심리가 커진 원인이 크다.
주택도시보증공사에 따르면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관련 사고액이 2021년에는 5,790억 원이었으나 2022년 1조 1,726억 원으로 2배가량 증가하더니 2023년부터는 무려 4조 원대로 급증했다.
전세사기 이외에 고금리로 인해 금융비용 부담이 가중된 집주인들이 월세로 금융비용을 충당하는 이유도 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2월 서울 아파트 월세지수는 121.5로 1월(120.9)보다 0.6p 상승했다. 월세지수도 2015년 12월 이후 최고치에 해당할 만큼 월세로 눈을 돌리는 집주인들이 늘고 있다.
월세 시장이 커지면서 월세 세입자들의 부담도 늘고 있다.
보증금을 나중에 돌려받는 전세와 달리 월세는 일부 보증금을 제외하고는 매달 비용을 지출하는 개념이라 세입자들은 여윳돈을 마련하기 힘들다.
부동산인포 권일 리서치팀장은 “전세사기 여파가 길어지고 있는데, 사기 관련 피의자들에 대한 강력한 처벌과 피해자들의 구제 등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라면서 “조속히 방안을 찾아 전세 시장이 안정화될 수 있도록 해야 주거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다. 이전까지 월세 시장 강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