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건설사 법정관리 도미노…봄이 두려운 건설사들

- 올 들어만 7개 중견 건설사들 법정관리 신청…4월 위기설 확산 - 봄 분양 성수기 앞두고 잠 못 드는 건설사들 - 대형 건설사들은 허리띠 졸라매기…롯데건설 본사 사옥, GS건설 자회사 매각 등 유동성 확보 나서

2025-02-28     박지혜 기자
참고이미지(출처: 클립아트코리아)

계속되는 건설경기 침체로 을사년 초반부터 중견 건설사들의 법정관리 신청이 도미노처럼 이어지고 있다. 건설업 4월 위기설에 힘이 실리는 모습이다.

지난 1월 시공능력평가 58위의 중견 건설사인 신동아건설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한 데 이어, 경남지역 2위 건설사인 대저건설이 같은 달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2월 들어서는 시공능력평가 71위 기업인 삼부토건, 138위 안강건설이 법정관리를 신청했으며 최근에는 부산 8위이자 전국 114위 기업인 삼정기업(삼정이앤씨 포함), 지난해 법정관리를 졸업했던 대우조선해양건설이 또다시 법정관리 신청을 했다. 

이처럼 중견 건설사들의 법정관리 신청이 이어지는 것은 고금리 여파로 공사비가 치솟으면서 사업이 중단 혹은 미착수 하거나, 공사비 미수로 인해 자금난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건설사들은 초반에 자기 자본보다는 PF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 받아 사업을 하는데 금리가 치솟으며 금융비용 부담이 크게 가중됐고, 분양률이 낮아지면서 대금 회수에 어려움을 겪다 결국 법정관리에 들어가고 있다. 

이와 같은 문제는 상대적으로 자금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 대형 건설사들도 노출돼 있다. 

소위 도급순위 상위 10곳으로 꼽히는 대형 건설사들 중에도 계속된 건설업 불황으로 인해 재무구조 개선 및 유동성 확보를 위해 자산을 매각하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는 곳도 있다.

최근 롯데건설은 서울 서초구 잠원동에 있는 본사 부지를 매각하는 것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건설은 국내외 총자산이 183조 원을 넘겨 유동성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지만 재무건전성을 위해 일부 사업을 매각하는가 하면 잠원동 본사 부지와 수도권에 분포하고 있는 창고 자산 등의 매각을 통해 약 1조 원가량의 현금을 확보할 계획이다. 

GS건설은 수처리 전문 자회사인 GS이니마 매각에 나섰다. GS이니마는 2023년 기준, GS건설 영업이익의 15%를 차지하는 주요 자회사 가운데 하나지만 매각을 통해 유동성 확보에 나섰다.

SK에코플랜트는 처리·폐기물 자회사 리뉴어스 매각에 이어 해상풍력 기업인 SK오션플랜트도 매각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업 침체가 길어지면서 밖으로 드러나지 않았지만 어려움에 처한 건설사들이 많을 것”이라면서 “다만 이번 기회로 부실기업들이 정리가 되고, 재무구조 개선 등 변화를 꾀한 기업들은 경쟁력이 더 강화될 수도 있어 명암이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