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학교 바로 옆 ‘거여·마천뉴타운’…미니 신도시 탈바꿈 재시동

- 학교법인 가톨릭학원의 동성중, 동성고가 종로구에서 거여·마천 뉴타운 인근으로 - 마천2구역 재정비촉진구역 재지정…마천4구역은 이주 끝물 - 1만 6,000가구, 인구 6만 미니 신도시로 변신

2025-02-26     박지혜 기자

강남 유일의 재정비촉진구역(이하 뉴타운)인 송파구 거여·마천뉴타운이 연이은 사업 진척과 명문학교가 인근에 자리 잡게 되면서 재조명되고 있다. 계획대로 진행되면 위례신도시 인근에 약 6만여 명의 인구가 상주하는 미니신도시가 탄생하게 된다.

거여·마천 뉴타운은 서울 송파구 거여동과 마천동 일원에 위치한 재정비 촉진구역으로 2005년부터 사업이 추진됐으나 경기 침체로 구역 지정이 취소되거나 중단되는 등 어려움이 있었다.

그나마 거여2-1구역과 2-2구역은 사업이 꾸준하게 추진돼 현재 송파시그니처 롯데캐슬(2-1구역. 2021년 12월 준공), e편한세상 송파파크센트럴(2-2구역. 2020년 6월 준공)로 바뀌었다. 

이후 별다른 진척이 없던 거여·마천뉴타운은 마천4단지가 지난해 이주를 시작해 이달 말까지 이주를 마치고 철거에 들어가게 되면서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마천2구역이 서울시에서 신속통합기획 정비사업 구역으로 최종 확정되면서 다시 활기를 띠게 됐다.

신속통합기획 정비사업안에 따르면 2구역은 최고 41층 높이로 1,729가구의 대단지로 바뀐다.

이외에 마천1구역은 사업시행인가를 앞두고 있으며 마천3구역은 지난해 GS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하는 등 각 구역마다 사업의 진전이 나타나고 있다.

현재 송파구는 서울 동남권 정비사업의 최전선에 있다. 북쪽으로는 방이동·문정동 일대가 준공된 신축 아파트 단지들로 탈바꿈했으며, 동쪽으로는 위례신도시, 남쪽으로는 하남 감일지구와의 연계가 활발하다. 이 가운데 거여·마천뉴타운은 이른바 ‘송파 남단 개발의 핵심축’으로 꼽힌다.

총 16개 구역, 1만 6,000여 가구 규모의 대규모 뉴타운인 거여·마천은 완성 시 인구 약 6만 명이 상주하게 되며, 이는 위례신도시의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미니 신도시 규모다. 현재까지는 일부 구역만 준공됐지만 마천4구역 철거 본격화, 마천2구역 신속통합기획 확정 등으로 사업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또한 거여·마천뉴타운 일대는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의 공공주택 공급 확대 정책과도 궤를 같이하고 있다. SH공사는 해당 지역 내 일부 유휴부지 및 도시계획시설 부지를 활용해 임대주택과 공공분양 물량도 확보할 예정이며, 이를 통해 주거 다양성과 계층 혼합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정책적 뒷받침은 민간 정비사업과 시너지를 이루며 해당 지역의 정주 여건을 한층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종로구 명문 동성중, 동성고 거여·마천뉴타운 인근 이전 확정

이와 같은 사업 진전 가운데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 있던 명문 학교인 동성중과 동성고가 거여·마천뉴타운 인근, ‘서울 마천 중고등학교 용지’로의 이전이 결정돼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 서울주택도시공사(SH)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0일~31일 진행한 ‘서울 마천 중고등학교 용지’의 선착순 수의계약 신청에 학교법인 가톨릭학원이 접수해 지난 1월 용지매매계약이 체결됐다.

이에 가톨릭학원이 운영 중인 동성중과 동성고가 종로구에서 송파구로 이전하게 됐다. 

동성중·동성고는 개교 117년 역사를 자랑하는 명문 사학으로 한국 최초 추기경인 김수한 전 추기경이 동성고 16회 졸업생이다. 

교육환경 측면에서도 동성중·동성고 이전 확정은 향후 이 일대 주거 선호도를 높일 수 있는 핵심 요소로 평가된다. 송파는 풍납·문정·잠실 학군 외에 이렇다 할 중·고교 명문지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동성학원 이전으로 명문 학군 이미지가 형성될 경우 위례, 감일, 강일 등 주변 수요자들까지 이 지역으로 눈을 돌릴 가능성이 높다.

또한 서울시의 ‘1기 정비구역 정비사업 활성화 방안’에 따라 2000년대 초중반 정비구역 지정 후 수년간 정체됐던 뉴타운 구역들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거여·마천 또한 재조명되고 있다.

이 일대는 3호선 오금역, 5호선 거여역·마천역 등을 통해 서울 도심과의 접근성도 확보하고 있으며, 향후 동남권 광역교통개선대책에 따라 환승 인프라가 보강될 예정이어서 중장기 교통 가치도 상승이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위례신도시와 하남감일지구 사이의 좋은 위치에도 불구하고 구역 지정 취소, 재지정 등 어려움을 겪고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게 된 만큼 개발이 완료되면 주변 신도시와 상당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