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무너졌다”…불황 장기화로 건설업 깊은 시름
- 시공능력평가 71위 삼부토건 법정관리…올해도 건설사들 법정관리 신청 이어져 - 길어지는 건설업 불황에 건설업 취업자 급감 - 미국 고관세 정책에 건설 자재비 상승 전망…건설사들 선별 수주 나서
24일 시공능력평가 71위의 중견 건설사인 삼부토건이 기업 회생 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지난 1월 시공능력평가 58위의 신동아건설이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등 건설업 불황이 길어지고 있다.
삼부토건은 2020년부터 영업적자가 이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특히 지난해 9월 말 기준, 부채비율은 838.5%로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100위권 건설사들 가운데 가장 높았다.
계속된 건설업 불황으로 여러 중견 건설사들 가운데는 공사 중단과 함께 미수금 분쟁이 언제 터질지 노심초사 중이다. 또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해 공사비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공사를 계속해도 마진이 줄어드는 현상도 나타나 힘겨운 상황이다.
문제는 공사비는 갈수록 더 오를 것이란 점이다.
2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과 함께 미국의 고관세 정책이 강화되고 있기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건설자재 가격 인상이 불가피해졌다. 건설사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은 상황이다.
길어지는 건설업 침체…건설 취업자 수, 건설업 가구 소득 감소로 이어져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월 건설업 취업자 수는 지난 해보다 16만 9,000명 줄어든 192만 1,000명으로 집계됐다. 건설업 취업자 수가 200만 명을 아래로 내려간 것은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1년 2월(198만 명) 이후 4년 만이다.
취업자 수가 줄어들면서 가구 소득도 감소했다. 지난 3분기 전기·하수·건설업 가구의 근로소득은 1년 전보다 3.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년 건설업 관련 인건비가 상승하고 있지만 가구 소득은 감소하는 것이다.
실제로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건설업 보통인부의 올해 1월 기준 노임 단가는 16만 9,804원으로 2023년 9월 16만 1,858만원보다 상승했다. 이외에 조력공, 콘크리트공 등 여러 건설직종의 노임은 매년 인상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업계에 따르면 빅 5로 불리는 대형 건설사들은 올해 매출 목표를 지난해 보다 낮추는 대신 선별 수주를 통해 내실을 다지고 있다.
최근 삼성물산은 단독 참여를 통해 서울 송파구 대림가락아파트 재건축 정비사업을 수주했다. DL이앤씨는 서울 서대문구 연희2구역 공공재개발 정비사업을 수주했다.
선별 수주에 나서면서 시공사 선정이 유찰되는 곳들도 나오고 있다. 서울 송파구 가락1차현대 아파트는 1차 입찰 때 롯데건설만 제안서를 제출해 2차 입찰 공고를 최근 냈다. 경쟁 입찰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도 줄이겠다는 건설사들로 단독 입찰도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외 상황이 좋지 않은 만큼 건설사들은 중장기적 관점에서 이번 기회에 기술투자와 오랜 관행으로 정체된 조직 문화 개선을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라면서 “불황 이후는 회복이 있는 만큼 과도한 경쟁으로 인한 지출을 늘리기보다는 시장 환경 변화를 주시하면서 비용 절감 등 효과적인 관리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