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한파 직격탄" 공인중개업소 폐업 러시
- 지난해 11월말 기준 11만2,321명… 개업 공인중개사수 감소세 지속 - 작년 1~11월 전국 휴·폐업 공인중개업소 1만3,077곳…개업(9,401곳) 웃돌아 - 전세사기, 주택통계 불신 등 부정적 이미지 탈피 위해 협회 노력 - 매매, 전월세 거래 감소 직격탄…거래 회복 없이 공인중개업 회복 당분간 힘들 듯
노후, 은퇴 대비 국민 자격증으로 불렸던 공인중개사의 인기가 꾸준하게 추락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기준, 개업 공인중개업소는 11만2,321명으로 연초(2월) 보다 2,536명이 줄었다.
한때 20만명(2022년 6월 11만8,925명)에 육박했던 개업 공인중개사수가 개업, 폐업을 반복하며 폐업수가 늘어나면서 결국 감소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전국에서 휴·폐업을 한 공인중개업소는 1만3,077곳으로 신규 개업 공인중개업소(9,401곳)보다 약 3,600곳이 많다.
개업 공인중개사수 감소는 매출 감소, 즉 부동산 거래 감소의 영향이 크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2월 전국 아파트매매거래는 3만4,355건으로 2월 3만3,333건 이후 가장 적다. 7월 5.4만건까지 반짝 증가했던 거래시장이 하반기에 식으면서 거래가 줄었다.
20만명을 웃돌던 공인중개사 자격시험 응시자도 지속적으로 감소하면서 지난해에는 1,2차 시험 응시자가 15만4,699명으로 2016년(18만3867명) 이후 가장 적은 응시자수를 기록했다.
전세사기, 주택통계 불신에 부정적 시선도 극복해야
거래 감소도 문제지만 최근 몇 년 사이 더욱 공인중개업을 어렵게 만든 것이 2022년 발생한 전세사기다.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전세사기는 현업 공인중개사가 연루돼 많은 세입자들에게 고통을 안겨주고 공인중개사 불신에 기름을 끼얹은 사건이다. 정부도 구제에 나서고 있지만 여전히 파악이 되지 않은 피해자들이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빌라 시장은 매매, 전월세 등에서 최악의 상황이 이어지고 있으며 전세사기 여파로 월세시장이 커지며 주거비 부담이 가중되기도 했다.
불신이 계속되면서 부동산 거래시장은 직거래가 늘어났다.
실제로 지난 2023년 당근마켓 부동산직거래 건수는 2만3,178건으로 2022년(7,094건)의 3배 이상 급증했다. 직거래는 중개수수료를 아낄 수 있고, 빠른 의사결정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허위매물, 대금 먹튀 등 사고로도 이어질 수 있다. 때문에 당근마켓은 올해 1분기 중으로 부동산 매물에 대해서는 실명인증 도입 등을 통해 허위매물에 대한 필터링을 강화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공인중개사협회도 전문성과 공신력 확보를 위해 힘쓰고 있다.
지난해 8월 출시했던 부동산통합지수시스템(KARIS)이 기존 공공기관 통계와 지나치게 상반된 통계로 오히려 소비자들의 혼란을 야기하면서 운영을 중단한 가운데, 다시 지수개발에 들어가 최근 개편을 마무리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르면 이달 시스템 검증에 들어가 올해 안으로 새로운 지수를 서비스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거래시장 회복이 더딘 상황이라 폐·휴업 업소는 당분가 증가가 불가피 해 보인다”면서 “공인중개업도 시장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전문성을 키우고, 협회는 공신력을 키울 수 있도록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