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신한금융 성적표 살펴보니…’비금융’에서 갈렸다

KB금융, 당기순이익 5조 782억 원…사상 최초 5兆 시대 열어 신한금융, 4조 5175억 원 기록…신한은행 ‘리딩뱅크’ 자리 되찾아 양 사 모두 밸류업 이행 의지 드러내

2025-02-07     정소유 기자

4대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가 속속 24년 연간실적을 발표하는 가운데 지난해 리딩금융 자리는 ‘KB금융’에 돌아갔습니다.

2위인 신한금융과 격차는 5607억 원에 달했으나 핵심사업이라 할 수 있는 ‘리딩뱅크’ 자리는 신한은행이 가져간 만큼 올해 리딩금융은 어디가 가져갈지 궁금해지는 상황입니다. 이런 가운데 4대금융지주 실적 1위인 KB금융과 2위인 신한금융의 지난해 성적표에 대해 리얼캐스트에서 살펴봤습니다.

먼저 1위를 차지한 KB금융(회장 양종희)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KB금융은 지난해당기순이익 5조 782억 원을 기록하며 금융지주 사상 최초로 순이익 5조 시대를 열었습니다. 핵심계열사인 KB국민은행(은행장 이환주)이 홍콩 ELS 관련 여파로 상대적으로 부진한 성적을 거둔 가운데 이룬 실적이라 더욱 눈에 띕니다.

다만, 4분기 한정 당기순이익은 6829억 원에 그쳤습니다. 이는 전분기(1조 6140억 원) 대비 57% 이상 감소한 수치로 희망퇴직비용 등 거액의 일회성 비용 인식, 환율 상승과 주가하락에 따른 유가증권 및 파생·외환 관련 손익의 감소 등의 영향입니다.

수익원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2024년 순이자이익은 12조 8267억 원으로 전년(12조 1809억 원) 대비 5.3% 증가했습니다. NIM(순이자마진) 하락 추세에도 금리인하 기대감에 대출수요가 확대되면서 은행의 대출자산 평잔이 증가하고, 카드, 보험사 등 비은행 계열사들의 이자이익 기여도가 꾸준히 확대된 영향입니다.

그룹과 은행의 2024년 NIM은 각각 전년 대비 5bp 하락했습니다. 다만, 지난 4분기 단행된 두 차례의 기준금리 인하 영향이 시장금리에 조기 반영되었음에도 은행 NIM은 전년대비 5bp 하락에 그쳐 내실중심의 수익성 관리 역량을 다시 한번 입증했습니다.

KB금융의 2024년 순수수료이익은 3조 8496억 원으로 전년(3조 6735억 원)과 비교해 4.8% 증가했습니다. 이는 ELS 판매중지, 부동산PF 시장 침체 등 영향으로 은행과 부동산신탁의 신탁보수가 줄었음에도 카드 유실적회원 성장을 통한 이용금액 증가 및 비용효율성 개선으로 신용카드 수수료손익이 전년 대비 약 997억 원 늘었습니다. IB부문의 증권업수입수수료 확대, 캐피탈의 리스수수료 등도 개선됐습니다.

2024년 기타영업손익은 2023년 은행의 민생금융 지원비용 기저효과가 소멸되면서 전년 대비 8.5% 증가한 3519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일반관리비는 6조 9386억 원으로 전년(6조 6474억 원) 대비 4.4% 증가했습니다. 희망퇴직 확대와 계열사별 감가상각비· 물건비 등 제반비용 증가에도 불구하고 과거 수년간 시행해온 희망퇴직의 영향으로 누적된 인건비 절감 효과가 반영된 결과입니다.

지난해 그룹 CIR(영업이익경비율)은 40.7%로 핵심이익 중심의 견조한 Top-line 성장과 인력구조 개선 및 비용관리 노력에 힘입어 전년도 대비 0.4%p 하락했습니다.

2024년 신용손실충당금전입액은 2조 443억 원으로 전년 대비 35% 이상 감소했습니다. 이는 신용리스크 발생 가능성에 대비해 적립한 선제적 추가 충당금의 효과와 은행이 차주 등급상향으로 연중 약 2630억 원 규모의 대손충당금을 환입한 영향입니다.

KB금융의 주요 계열사 중 3개사에 대한 경영실적에 대해서도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KB국민은행은 지난해 3조 2518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그룹 전체 당기순이익의 64.03%를 차지했습니다.

2024년 말 기준 원화대출금은 약 363.6조 원으로 전년 말 대비 6.4% 증가했으며 연체율은 0.29%, NPL비율은 0.32%로 안정적인 수준에서 관리되고 있습니다.

KB손해보험(대표 구본욱)의 2024년 당기순이익은 8395억 원으로 전년 대비 17.7% 늘었습니다. 이는 IBNR 변경으로 인한 환입 및 장기 인보험 신규 증대로 보험영업손익이 크게 확대된 결과로 그룹 전체 당기순이익의 16.53%를 담당했습니다.

KB증권(대표 김성현·이홍구)의 2024년 당기순이익은 5857억 원으로 그룹 전체 당기순이익의 11.53%를 차지했습니다. 전년 대비 50.3% 증가한 수치로 WM Biz 성장에 따른 채권 등 금융상품 판매수익 증가 기관주식 브로커리지 등이 늘어난 영향입니다.

신한금융(회장 진옥동)의 실적도 살펴보겠습니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4조 5175억 원을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는 전년 대비 3.4% 증가한 수치로 영업이익의 안정적 성장과 함께 대손비용이 감소했기 때문입니다.

다만 신한금융도 KB금융과 마찬가지로 4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분기 대비 63.5% 감소한 4734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 따른 유가증권 관련 이익 등 비이자이익의 감소와 희망퇴직 비용 및 보수적인 충당금 적립 등 일회성 비용이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부분별 실적을 살펴보면 신한금융의 2024년 순이자이익은 11조 4023억 원으로 전년(10조 8179억 원) 대비 5.4%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룹 NIM이 1.93%로 전년 대비 4bp 하락 했음에도, 금리부자산이 전년 말 대비 7.3% 증가한 영향입니다.

신한금융의 지난해 비이자이익은 총 3조 2575억 원으로 전년(3조 4295억 원)과 비교해 5% 감소했습니다. 4분기 자본시장 변동성 확대 영향으로 유가증권 및 외환/파생 관련 손익 등이 감소한 영향으로 전년에 비해 줄었습니다.

2024년 연간 영업외이익은 총 4262억 원의 손실을 기록했습니다. 1분기 중 신한은행의 홍콩H지수 ELS 관련 충당부채 적립(-2740억 원), 2분기 중 홍콩H지수 회복에 따른 ELS 관련 충당부채 환입(913억 원), 3분기 중 신한투자증권 지분법 평가손실(-306억 원) 및 4분기 중 기부금(-454억 원) 등의 영향입니다.

신한금융의 2024년 연간 누적 판매관리비는 전년 대비 희망퇴직 비용 확대 등에도 불구하고 전년(5조 8953억 원) 대비 3.7% 증가한 6조 1162억 원으로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연간 그룹 CIR은 41.7%로 안정적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1조 9936억 원으로 전년 대비 11.4%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지난해 이어진 부동산 관련 보수적인 대손충당금 인식에도 불구하고 전년도 기저효과 등으로 감소했습니다. 연간 그룹 대손비용률은 0.47%로 전년 대비 10bp 개선됐습니다.

신한금융의 계열사 중에서도 주요 3개사에 살펴보면 먼저 신한은행(은행장 정상혁)은 3조 6954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6년 만에 ‘리딩뱅크’ 자리를 되찾아왔습니다. 그룹 전체 당기순이익에서는 81.8%를 차지했습니다.

2024년 12월 말 원화대출금은 전년 말(290.3 조 원) 대비 10.3% 증가했습니다. 가계 부문은 주담대 증가 영향으로 23년 말 대비 7.6% 증가했으며, 기업 부문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대출이 고르게 증가해 전년 말과 비교해 12.5% 늘었습니다.

2024년 12월말 기준 연체율은 전년 말 대비 0.01%p 상승한 0.27%, NPL비율은 전년 말 수준인 0.24%로 안정적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신한카드(사장 박창훈)의 연간 당기순이익은 5721억 원으로 전년 대비 7.8% 감소했습니다. 신용판매, 할부, 오토리스 등 영업수익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4분기 시행된 희망퇴직 등 비용 인식 영향이며 그룹 전체 당기순이익의 12.66%를 담당했습니다.

신한라이프(대표이사 사장 이영종)의 연간 당기순이익은 5284억 원으로 전년 대비 11.9% 늘었습니다. 보험손익은 전년 수준을 유지했으며, 이자/배당수익 증가 영향으로 금융손익이 늘어나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증가했습니다. 그룹 전체 당기순이익의 11.69%를 차지했습니다.

한편, KB금융과 신한금융은 지난해 실적발표와 함께 밸류업에 대한 의지도 다시 한번 드러냈습니다.

KB금융의 경우 ’24년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서 밝힌 CET1비율에 주주환원을 연계한 ‘밸류업 프레임워크’에 따라 2024년말 CET1 비율 13.51% 중 13%를 초과하는 자본 약 1.76조원을 2025년 연간 현금배당 총액과 자사주 매입·소각 재원으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를 위해 이사회는 연간 현금배당 총액을 감안하여 총 52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결의하였다. 하반기에는 2025년 하반기 CET1비율 13.50% 초과 자본도 추가 주주환원 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입니다.

KB금융 재무담당임원은 “지난해 10월에 ‘지속가능한 Value-up 방안’을 발표하였고,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바 있다”라며 “KB금융은 이를 발판으로 ‘KB의 밸류업 방안’을 흔들림 없고 중단 없이 이행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신한금융도 이사회에서 4분기 주당 배당금 540원 및 50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소각 결의했습니다.

올해 1월 중 취득 완료한 1500억 원의 자사주를 포함해 25년 2월 현재까지 총 65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소각을 결정한 것으로, 1.1조 원 규모의 배당을 포함해 총 1.75조원을 상회하는 총주주환원 규모를 제시한 것입니다.

신한금융 한 관계자는 “분기 배당과 함께 자사주 취득·소각 규모의 확대를 지속하면서, 안정적인 자본비율 관리 등 견고한 펀더멘털에 기반한 일관되고 차별화된 자본정책을 통해 꾸준한 주주가치 제고 노력을 이행할 방침”이라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