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새 10% 하락” 광명 전셋값 자고 나면 ‘뚝뚝’   

- 광명 전셋값 하락률 전국 1위 - 침체에 입주장 맞물려 전셋값 휘청

2025-02-05     박지혜 기자

광명 아파트 매매·전세 동반 추락 

수도권 부동산시장의 약세 분위기 속에 집값 하락세가 심상치 않은 곳이 있습니다. 서울과 인접해 준서울로 불리는 광명인데요.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가격동향에 따르면 1월 3주 기준 광명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15% 하락했습니다. 

지난해 12월말(-0.09%)부터 1월 1주(-0.06%) 1월 2주(-0.17%)를 기록, 4주 연속 하락 기울기가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광명은 전셋값 하락세도 가파른 상황입니다. 올해 들어 3주 연속 하락률 전국 1위를 기록했습니다.

광명 전셋값은 1월 첫째 주에 전주 대비 -0.31% 떨어졌고, 이후 1월 2주(-0.38%), 1월 3주(-0.41%) 하락폭을 키웠습니다. 

 

공급 폭탄 맞은 광명…한 달 새 전셋값 수천만원 빠졌다 

광명의 하락세는 하안동과 철산동 위주로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하안동의 하안주공3단지 전용 49㎡는 지난 1월 최고가(2021년 8월, 7억원) 대비 40% 떨어진 4억2000만원에 거래됐습니다. 

철산동에선 철산주공12단지 전용 61㎡가 지난 1월 7억5000만원에 거래됐습니다. 2022년 3월 최고가였던 9억1500만원보다 1억6500만원 하락한 것입니다. 

특히 철산주공12단지는 전셋값도 10% 가량 빠졌습니다. 전용 84㎡는 지난 1월 3억6000만원에 전세 계약서를 썼는데 지난해 12월(4억원)과 비교하면 한달 새 4000만원이 빠진 금액입니다. 

광명 푸르지오도 비슷한 분위기입니다. 전용 84㎡가 지난 1월 4억4000만원에 세입자를 구했는데 지난해 10월과 12월이 4억7000만원 수준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3000만원 떨어진 가격입니다. 

기존보다 3000만원 가량 낮춘 보증금에 계약이 이뤄지는 사례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하안동의 하안 주공10단지 전용 59㎡는 최근 3000만원 떨어진 3억2000만원에 계약서를 썼습니다. 

광명의 주요 단지들 전셋값이 한 달 새 수천만원 가량 떨어진 데는 신축 공급의 영향이 컸습니다. 지난해 말 1051가구의 호반써밋그랜드에비뉴, 3344가구의 트리우스광명 등 대단지 아파트 입주했는데요. 

올해도 5월 철산자이더헤리티지 3804가구를 시작으로 △11월 광명센트럴아이파크 1957가구 △12월 광명자이더샵포레나 3585가구 등이 예정돼 있고, 2027년에는 △광명자이힐스테이트SK뷰 2878가구 입주도 남아 있습니다. 광명에만 1만 가구가 넘는 신축 단지가 쏟아지는 셈입니다. 

이처럼 입주가 줄줄이 예정된 가운데 광명 부동산시장의 약세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입니다.

광명에 위치한 Y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불경기가 계속되는 데다 입주물량의 영향으로 거래가 안되고 있다. 대단지 입주로 전세와 매매 물건은 넘치는데 전·월세 거래가 되지 않다 보니 한동안 전셋값 약세 흐름이 이어질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광명시는 올해 입주 예정 물량이 약 9,300가구로 집계돼, 수도권 주요 지역 중 상위권에 속합니다.

이는 입주 물량이 2,000가구 이하인 타 지역과 비교할 때 시장에 미치는 충격이 더 클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정부의 전세대출 규제 예고, 고금리 기조 장기화, 경기침체 등 외부 변수까지 겹치면서 수요 위축은 더욱 가속화되는 양상입니다.

실거주 수요가 중심이 되는 광명 특성상 전세가격의 변동성은 지역 경기 흐름과 직접 연결되는 만큼, 단기적인 반등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광명은 서울 접근성과 교통망을 갖춘 입지 덕분에 실수요자 선호가 높았던 지역이지만, 최근에는 전세 수요 자체가 감소하며 공실 증가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일부 신축 단지의 경우 전세 물건이 수십 건씩 누적되며 임대인 간 경쟁도 심화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역 전문가들은 “광명은 매수·임차 수요가 줄고 있어 당분간 시장의 반등을 기대하긴 어렵다”며 “하반기까지 전세 조정이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