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뱅 주담대 빗장 ‘확 풀었다’… 한도 1억→무제한

- 주담대 한도 완화, 중도상환해약금 면제 - 본격 영업 나서는 은행권, 가계대출 또 느나?"

2025-01-16     김영환 기자

은행들이 걸어잠궜던 빗장을 풀기 시작했습니다. 가계대출 총량 한도가 새해 들어 재설정 되면서, 영업 여력이 생긴 은행들이 돈을 풀기 시작한 것입니다. 특히 인터넷 은행들이 발빠른 행보를 보이면서 시장의 이목을 끌고 있습니다.

 

인터넷 은행, 생활안정자금 주담대 한도 1억→무제한

인터넷은행은 낮은 금리와 중도상환수수료 면제 혜택으로 주담대 대환대출 시장에서 세력을 크게 넓히고 있습니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올해 들어 주담대 한도도 대폭 확대했습니다.

카카오뱅크는 8일부터 생활안정자금 목적 주담대 한도를 해제했습니다. 지난해 9월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1억 원으로 줄였던 한도를 원래대로 돌려놓은 겁니다. 중도상환해약금 면제 기간도 올해 6월 30일 신청건까지로 연장했습니다.

같은 날 케이뱅크도 생활안정목적 주담대 한도를 1억 원에서 10억 원으로 대폭 조정했습니다. 여기에 지난해 9월 중단했던 1년의 거치기간도 다시 부활시켰습니다. 차주는 1년 간 원금에 대한 이자만 갚으면 됩니다. 중도상환해약금이 없으니 다른 상품으로 갈아타기도 편리합니다.

비대면 대출의 간편함을 앞세운 인터넷은행들은 주담대 시장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주담대 잔액은 9월 말 기준 24조 7천억 원에 달했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3% 늘었죠. 케이뱅크 역시 지난해 대비 3조 6천억 늘어 7조 8천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상승률로는 85.6%에 달합니다.

 

가계대출 증가 다시 불 붙이나? 주담대 푸는 은행들

인터넷은행이 다시 주담대 고객 확보에 나서면서 다소 진정되던 가계대출 증가세에 다시 불을 붙일 가능성도 우려되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이 15일 발표한 ‘2024년 12월 중 금융시장 동향’ 자료에 따르면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규모는 12월 중 8천억 원 늘어나는데 그쳤습니다. 2024년 연중에만 52조 1천억 원이 늘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성공적으로 증가세를 억제한 셈입니다.

일등 공신은 단연 가계대출 총량 관리입니다. 주택거래량이 감소한 가운데, 은행권에서도 연말 은행별 가계대출 총량 목표를 채우기 위해 대출 문턱을 크게 높였습니다. 새해로 넘어오면서 이 목표가 초기화되었고, 공격적인 영업이 가능해진 겁니다.

실제 시중은행도 올해 들어 주담대 빗장을 걷고 있습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은 신규 주택담보대출의 모기지보험(BCI·MCG)를 다시 적용하기로 해 대출한도를 늘렸고, 생활안정목적 주담대 한도도 은행별로 최대 2억원에서 무제한까지 확대하는 추세입니다.

중도상환수수료도 크게 저렴해졌습니다. 13일부터 시행된 중도상환수수료 개편방안에서는 실비용 안에서만 중도상환수수료를 부과하도록 제도를 정비했습니다. 금융위는 은행권 기준 주택담보대출 중도상환수수료가 1.43%에서 0.56%로 0.87%p 하락하는 효과가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은행도 가계에 대한 국내은행의 대출태도가 크게 완화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한국은행이 14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1/4분기 중 가계주택 대상 대출태도는 6을 전망하고 있습니다. -42를 기록했던 2024년 4/4분기에 비해 크게 태도가 완화될 것으로 본 겁니다. 가계일반 역시 같은 기간 -39에서 3으로 올렸습니다.

금융 소비자에게 대출 문턱은 더 낮아지고 있지만, 신용위험도 함께 높아지고 있는 점은 유의해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한국은행은 올해 1/4분기 국내은행의 가계 신용위험지수를 28로 전망했습니다. 2024년 4/4분기(22)보다 크게 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