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 나면 뚝뚝"...인천, 대구 집값 '경고음'

전국 아파트매매가격지수, 11월 3주부터 8주 연속 하락 탄핵정국 한 달, 주택시장 침체...대구, 인천 하락 깊어

2025-01-15     박지혜 기자

계엄, 탄핵정국으로 이어진 어수선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을사년 1월 1주 전국 매매가격지수가 8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며 침체의 장기화가 우려되고 있다.

실제로 탄핵 정국 이후 주요 포털의 부동산 검색량도 눈에 띄게 줄어들었고, 현장 중개업소들은 매수자들의 실질적인 움직임이 거의 끊긴 상태라고 전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올해 1월 첫 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03% 하락했다. 수도권은 0.02%, 5개 광역시는 0.06%, 기타지방은 0.03%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매매가격지수는 지난해 11월 3주차(11월 18일 통계) 마이너스 변동률(-0.01%)을 기록한 후 이번까지 8주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서울도 같은 기간 -0.01%~-0.02% 수준의 변동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강북 중저가 단지에서는 국지적인 하락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비상계엄(12월 3일) 직전까지 -0.01%에서 -0.02% 수준이던 변동률은 탄핵정국으로 접어들면서 -0.03%로 더 낮아졌다. 

 

지방에서는 대구, 수도권에서는 인천... 침체의 골 깊어

특히 지방에서는 대구, 수도권에서는 인천이 최근 1개월(12월 1주~1월 1주) 사이 매매가격지수 하락폭이 가장 컸다. 

이들 지역은 지난 몇 년 간 공급이 집중됐던 곳으로, 매물 적체 현상이 장기화되며 전세 시장에서도 보증금 하향 조정 사례가 잦아지고 있다.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대구는 -0.61%로 전국 광역시도 가운데 가장 큰 폭의 하락을 기록했고, 인천이 -0.42%로 뒤를 이었다. 지방에서는 대구, 수도권에서는 인천이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셈이다.

이 기간 대구 달성군은 -0.80% 변동률을 기록하며 대구에서 가장 하락폭이 컸다.

달성군 옥포읍에 위치한 옥포대성베르힐4단지 전용 84㎡는 12월에 13층 물건이 2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해당 면적은 상반기엔 3억원 안팎에 거래가 됐다. 

대구 달성군 소재 공인중개사는 “대구는 침체된지 오래됐기 때문에 최근 더 나빠졌다는 느낌은 없다. 작년에 모처럼 분양 잘된 곳도 나와서 올 하반기로 넘어가면 조금은 나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인천은 계양구(-0.65%)와 남동구(-0.64%)가 하락폭이 컸다. 계양구는 귤현동, 효성동 일대, 남동구는 논현동 일대 구축 단지들의 하락이 영향을 끼쳤다.

계양구 효성동 효성대림 전용 84㎡는 지난 12월 17층 물건이 3억원에 거래됐다. 앞서(8~10월) 거래된 11층(3억3,000만원)과 18층(3억1,400만원)보다 낮은 수준이다.

인천 연수구 송도동 일대 신축 아파트들도 실거래가가 소폭 하락하면서 매수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섰다.

인천 남동구 소재 공인중개사는 “어차피 정치적 문제는 정리가 될 것이고, 금리도 나아지고 하니까 지금보다는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최근 인천 주요 지역의 전세가율도 하락세를 보이며 매매시장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2024년 말 기준 인천의 전세가율은 70% 초반까지 낮아져, 실수요자의 매수 유인이 줄고 관망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새해를 시작하면서 부동산 업계에서는 시장 전망과 관련해서 ‘상저하고’, ‘성저하중’ 등 예측과 전망이 나오고 있다. ‘불확실성’, ‘양극화’ 등의 이유로 상반기 중으로 침체가 더 이어질 것이라는 의견이 다수다. 

특히 입주 예정 물량이 많은 수도권 일부 지역은 역전세 우려와 함께 전세가 하락이 매매가격에 영향을 주는 이중 압박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부동산인포 권일 리서치팀장은 “관망세가 길어지면서 거래도 줄고 있다. 특히 대부분의 지역에서 저가 매물 위주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어 하락도 길어지고, 하락폭이 커지는 지역도 당분간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부동산원 주간 통계에 따르면 수도권 외곽과 지방 중소도시를 중심으로 하락폭이 매주 누적되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으며, 실수요자들 또한 '더 떨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에 쉽게 움직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