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증권사 3분기 실적 보니…KB·하나 성장, 신한은 뒷걸음질
KB·신한·하나證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 9190억 원…지난해 比 1.61배 ↑ 신한투자, 자기매매손실 1300억 원 영향…전년 동기 대비 14.8% 감소 하나증권, 3개 분기 연속 흑자 달성…강성묵 대표 연임에 힘실려
금융지주사 계열 증권사의 3분기 성적표를 살펴보니 희비가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금융지주 자회사 중 NH투자증권(사장 윤병운)을 제외한 KB증권과 하나증권이 전년 대비 우수한 실적을 기록한 반면 신한투자증권은 상장지수펀드(ETF) 유동성공급자(LP)에서 발생한 손실의 영향으로 지난해 동기와 비교해 수익성이 떨어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 신한투자증권, 하나증권 3곳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919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지난해 동기(5702억 원)와 비교하면 1.61배 늘어난 수치입니다.
3곳의 증권사 중 가장 많은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KB증권(대표이사 김성현, 이홍구)의 경우 3분기까지 누적 당기순이익이 5468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지난해 동기(3611억 원)대비 당기순이익이 50% 이상 증가한 것입니다.
다만 3분기만 놓고 보면 국내 증시가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주식시장 거래대금 감소 영향에 따른 브로커리지 수익 정체로 전분기(1781억 원) 대비 4.2% 감소한 1707억 원을 시현했습니다.
주요 부문에 대한 실적을 살펴보면 먼저 브로커리지 부문은 서학개미 급증에 따른 해외주식 수수료가 늘어나며 3637억 원을 기록해 지난해 동기(3590억 원) 대비 1.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금융상품 판매수수료는 금융상품 AUM 증가 등 외형 확대와 더불어 질적 성장세를 지속하며 439억 원을 시현해 23년 3분기까지 누적 수익(376억 원)과 비교해 16.8% 성장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상품운용손익은 금리하락 국면에 선제적 대응을 통한 채권 및 ELS 운용수익이 확대되면서 4636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2888억 원)대비 60%이상 늘었습니다.
이외에도 KB증권은 지난해 3분기까지 신용손실충당금전입액이 374억 원에 달했으나 올해 3분기까지 신용손실충당금전입액은 17억 원에 불과해 무려 95% 이상 감소한 것도 호실적을 거둔 요인입니다.
반면 이자이익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KB증권의 3분기까지 누적 이자이익은 4469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4509억 원) 대비 0.9% 줄었습니다. 국내 주식시장의 부진의 영향에 따른 거래대금이 감소한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두 번째로 많은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신한투자증권(대표이사 김상태)은 3개 증권사 중 유일하게 전년 동기 대비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신한투자증권은 3분기까지 누적 당기순이익은 1904억 원입니다. 이는 지난해 동기(2234억 원)대비 14.8% 감소한 수치로 지난 8월부터 10월 10일까지 상장지수펀드 유동성공급자(LP) 목적에서 벗어난 장내 선물매매로 1300억 원의 손실 때문입니다.
3분기만 별도로 살펴보면 주식위탁수수료 감소 및 3분기 중 파생상품 거래 손실의 영향으로 168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습니다.
브로커리지 부문에서는 타 증권사와 마찬가지로 해외주식 위탁매매수수료가 증가한 영향으로 전년 동기(2782억 원)대비 7.4% 증가한 2988억 원을 시현했습니다.
기관투자자 등에 금융상품을 판매해 수익을 얻는 금융상품수수료는 1014억 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3분기(847억 원)와 비교해 19.8%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다만 IPO 주관 등을 통해 얻는 IB(기업금융)수수료 수익과 자기매매수익은 동기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IB 수수료 수익은 지난 9월말까지 1397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1516억 원)와 비교해 비해 7.8% 감소했습니다.
자기매매수익의 경우에는 3분기 중 장내 선물매매로 인한 손실을 자기매매손실로 잡으면서 4750억 원으로 15.7%(-884억 원)감소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마지막으로 하나증권(대표이사 강성묵)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3개 증권사 중 누적 당기순이익은 가장 적은 편이지만 상승추이로는 최고입니다.
하나증권은 3분기까지 누적 당기순이익은 1818억 원입니다. 이는 지난해 동기(-143억 원)와 비교하면 2000억 원 가까이 증가한 수준으로 1분기부터 이어지고 있는 흑자달성의 영향입니다. 지난해 2분기부터 3개 분기 연속 순손실을 기록하다 올해 1분기부터 흑자전환에 성공한 이후 3개 분기 연속 순이익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연간 당기순이익 감소흐름을 끊어낼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입니다.
이런 반전드라마를 쓸 수 있던 요인에는 강성묵 대표의 WM부문과 IB부문의 체질 개선작업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WM 부문의 경우 지역 영업력 극대화를 위해 지난해 12월 중앙지역본부, 남부지역본부를 신설했으며, 효율성 제고를 위해 영업 추진, 관리 두 개의 본부를 통합 개편했습니다. 더불어 하나자산운용을 자회사로 편입하며 상품에 대한 경쟁력도 높였습니다. 이 결과 WM부문의 영업이익은 2590억 원을 시현하며 전년 동기(2381억 원) 대비 209억 원이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IB 부문도 지난해말 유상증자, IPO(기업공개) IB를 담당하는 IB1 부문과 대체투자를 담당하는 IB2 부문으로 조직을 확대 개편해 부문별 전문성을 높이면서도 경영 효율화를 노리는 전략을 취했습니다.
IB 부문 역시 수익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448억 원으로 전년 동기(129억 원)와 비교해 무려 10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어려운 영업환경에도 인수금융/구조화금융 부문에서 거액의 딜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고, 전통 IB부문에서도 회사채 인수실적 증가 및 유동화딜 유치 등을 통해 영업이익이 늘었습니다.
이외에도 세일즈부문에서는 손실가능성이 높았던 홍콩 H지수 관련 ELS가 만기 수익상환에 성공하면서 ELS 발행량이 증가하는 등 파생결합증권 시장에서 1위 자리를 유지한 것도 하나의 요인입니다.
지난해 하나증권을 어렵게 만들었던 해외 대체 투자 및 PF 부실에 따른 충당금 적립이 줄어든 것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충당금 등 전입액은 1834억 원에 달했으나 올해 3분기 누적 충당금 등 전입액은 461억 원에 불과했습니다.
경영 효율화 전략의 성공으로 1년 만에 반전의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는 하나증권은 강성묵 대표의 연임에 힘을 실리고 있습니다.
게다가 지난해부터 추진해왔던 초대형IB 지정을 올해로 미뤘던 만큼 완수를 위해서라도 강 대표의 연임이 필요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나증권의 별도 기준 자기자본 올해 3분기 말 기준 5조 9792억 원으로 초대형 IB 인가 조건(자기자본 4조 원)을 충족하고 있는 만큼, 향후 하나증권 대표로 누가 선임될지도 지켜봐야 할 필요가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