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생 43명, 분당 중학교도 폐교 위기?

- 한반에 28명 이상 과밀학급, 경기도 화성, 용인에 가장 많아 - 학군지 따라 이주 현상, 중학교→초등학교까지 내려가… 전셋값 하락 방어 - 래미안대치팰리스 국평 전세 21억원에 계약되기도

2024-11-20     이진영 기자

"이왕이면 또래 친구가 많은 학교가 좋죠. 누가 폐교될 가능성이 있는 학교를 보내고 싶겠어요"

대표적인 1기 신도시인 분당의 한 중학교가 학생 수 부족으로 내년부터 신입생을 받지 않고, 2027년 2월엔 폐교할 방침이라고 합니다. 이 학교는 현재 전교생이 43명 밖에 되지 않는다고 하는데요. 학령인구 감소로 서울 및 1기신도시에서도 폐교가 잇따르는 가운데, 일부 지역은 학생이 과도하게 몰리는 과밀학급 현상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학군 수요가 탄탄한 곳은 전셋값 하락도 방어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수도권 한 반에 28명 이상 과밀학급, 어디에 많나

학교알리미에 공시된 전국 초중고 학생 수 자료에 따르면, 초등학교의 경우 전체 6,230개 국공립 초등학교 중 학급당 학생 수가 28명 이상인 '과밀학급'은 총 30개로, 이 가운데 대전 서구 한밭초등이 33.5명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서울에서는 강남구 대도초등이 32.9명, 대구 수성구 대구경동초등 32.3명, 서울 강남구 서울대치초등 31.8명, 양천구 서울 목운초등 31.6명 순입니다. 지역별로는 강남구가 6곳, 서초구, 송파구, 양천구, 성남시 분당구, 대구 달서구, 수성구가 각각 2곳씩입니다. 

중학교는 2,673곳 중 323곳이 과밀학급으로, 고등학교 배정을 받기 위해 중학교를 선호 지역으로 이주하는 현상은 중학교가 가장 도드라집니다. 지역별로는 화성시가 29곳으로 가장 많았고, 수원시 20곳, 용인시 19곳, 성남시 17곳, 김포시와 인천 서구가 각각 14곳입니다. 한 반에 학생 수는 인천 연수구 인천해송중학교가 35.3명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고등학교는 1,434곳 중 181곳이 과밀학급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화성시 22곳, 용인시 21곳, 김포시, 남양주시 9곳, 인천 서구 8곳 순입니다. 초중고를 합해보면 화성시와 용인, 김포, 남양주, 수원시 그리고 서울에서는 강남, 서초 지역에 과밀학급이 많았는데요. 서울은 초, 중학교에 집중돼 있고, 경기도는 중, 고등학교에 많았습니다. 특히 경기권은 신도시나 택지지구 개발로 아파트가 많이 들어선 곳인데요. 학령인구 대비 학교 수가 적거나 학군, 학원가가 잘 형성돼 있는 곳이 많습니다.

 

과밀학군 지역, 전셋값 빠지질 않는다?

서울의 대표적인 학군지로 알려진 강남구 대치동은 대도초-숙명여중고 또는 단대부중고, 중대부고로 이어지는8학군으로 진학할 수 있는데다, 한티역, 대치역 주변 학원가를 걸어서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학군 수요가 꾸준히 많은 지역입니다.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주간 아파트전세가격지수는 9월 2일부터 11월 4일까지 서울 평균 1.07% 상승한 가운데, 강남구 1.46%, 서초구 1.37%, 양천구 1.30% 등 평균을 상회하는 수치를 보였습니다.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남구 대치동 대표 아파트 중 하나로 꼽히는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84㎡ 전세는 8월 21억원에 계약됐고, 10월에는 12층이 19억원에 계약됐습니다. 현재 저렴한 매물은 거의 없고 나오는 대로 소진되는 상황입니다. 

대치동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전셋값이 학군 수요만으로 움직이지는 않더라도 학군 수요가 탄탄하게 자리잡은 곳은 전셋값이 잘 안 빠지는 경향이 있다. 대치동, 도곡동이 대표적으로 그런 곳이다. 학군지 내 고등학교를 배정받으려고 이사 가는 것은 이제 중학교가 아니라 초등학교 이하로 내려갔고, 전세로 살다가 아예 집을 사 눌러앉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습니다. 

같은 기간 경기도 전세가격지수 역시 0.92% 오른 가운데, 성남시 수정구 1.44%, 수원시 영통구 1.43%, 김포시 1.17%, 화성시 1.18% 등 신도시, 택지지구 내 대규모 아파트가 많은 지역 위주로 전셋값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수원시 C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예전에는 무조건 초품아(초등학교가 단지 내 있는 아파트)면 좋다고 했는데, 이제는 한 반에 몇 명인지, 아이들 수준은 어떤지 따져보는 학부모들이 많다. 저출산 시대지만 학군지 선호 현상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