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빅4’ 3분기 실적 보니… 규모는 ‘한투’ 성장세는 ‘미래에셋’ 으뜸

빅4, 3분기 당기순이익 1조 151억 원…지난해 동기 대비 약 2배 육박 한국투자 3분기 만에 1조 클럽 가입, 미래에셋 전년 동기 270% 이상 늘어 해외주식 거래수수료 증가, PF 충당금 감소 등 긍정적 영향 미쳐

2024-11-13     정소유 기자

대형 증권사들이 국내 증시가 부진한 흐름을 이어갔음에도 불구하고 3분기에 양호한 실적을 거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 3분기 실적을 발표한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NH투자증권 대형증권사 4곳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1조 151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지난해 동기(5208억 원)와 비교하면 2배 가까이 늘어난 수준입니다.

각 증권사별로 살펴보면 한국투자증권 3307억 원, 미래에셋증권 2901억 원, 삼성증권 2403억 원, NH투자증권 1540억 원을 시현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3분기 기준으로 가장 많은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한국투자증권(사장 김성환)의 경우 지난해 동기(1922억 원)대비 당기순이익이 7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채권운용이익이 확대됐으며, KIS발행 달러채 환율변동에 따른 환산이익이 발생한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특히 한국투자증권은 호실적을 이어나가며 3분기까지 누적 당기순이익이 1조 416억 원을 기록해 아직 올해 1개 분기가 남았음에도 1조 클럽 가입에 성공했습니다.

주요 부분에 대한 실적을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브로커리지 부분은 국내주식 거래대금 감소로 1년 전에 비해 국내주식 수수료 수익은 5.6%(791억 원→746억 원)줄었지만 엔비디아, 테슬라 등 뜨거운 미국주식의 영향으로 해외주식거래대금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자 해외주식 수수료 수익은 동기간 무려 56%(208억 원→324억 원)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금융상품 판매수수료는 1년 전에 비해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홍콩H지수 관련 ELS 사태 여파로 ELS 및 DLS 판매가 줄어들자 수수료 감소(180억 원→86억 원)로 이어지며 지난해 동기(498억 원) 대비 6.6% 하락한 465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증권사를 힘들게 만들었던 해외 대체 투자 및 PF 부실에 따른 충당금 적립이 줄어든 것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PF, M&A 관련 수익은 지난해 3분기 284억 원에 불과했으나 올해 3분기에는 555억 원으로 증가하며 IB부문 전체 수익이 1551억 원으로 전년 동기(1236억 원) 대비 25.4%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3분기 중 두 번째로 많은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미래에셋증권(대표 김미섭·허선호)은 4개 증권사 중 지난해 동기 대비 가장 크게 당기순이익이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지난해 3분기 당기순이익 769억 원에 비해 무려 270%가 넘게 증가한 2901억 원을 기록한 것입니다.

3분기에 이처럼 좋은 흐름을 이어갈 수 있던 요인으로는 국내 사업부문 순영업수익 증가, 해외법인의 안정적 수익성 등 영향입니다.

브로커리지 부분에서는 한국투자증권과 마찬가지로 국내주식 수수료 수익은 감소하고 해외주식 수수료 수익은 크게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국내주식 수수료 수익은 국내주식 거래감소에 따라 지난해 동기 대비 17%(1238억 원→1026억 원)이상 줄어들었지만 서학개미들이 증가하면서 같은 기간 해외주식 수수료 수익은 286억 원에서 709억 원으로 2.4배 이상 크게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금융상품 판매수수료는 1년 전에 비해 소폭 증가했습니다. ELS 발행시장 위축으로 인해 ELS·DLS판매수수료는 감소(41억 원→25억 원)했지만 랩어카운트 및 신탁/연금에서 수수료가 늘어나면서 전체 금융상품 판매수수료는 707억 원을 기록하며 젼년 동기(663억 원)와 비교해 6.6%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IB 수수료 수익에서는 인수주선 수익이 지난해 동기 대비 2.4배(100억 원→241억 원)이상 증가하면서 30%(414억 원→541억 원) 넘게 증가했습니다. 다만 PF/자문 수수료의 경우 부동산 PF를 안정성이 높은 우량 사업장 위주로 참여를 진행하다보니 수수료 수익이 지난해 절반수준(169억→85억 원)으로 줄었습니다.

또한 미래에셋증권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있습니다. 인도, 베트남 등 이머징 시장에서는 현지화 및 디지털 플랫폼에 기반한 안정적인 성과를 시현하고 홍콩, 뉴욕, 런런 등 선진국에서는 S&T 비즈니스의 성장세를 바탕으로 안정적이고 균형 있는 글로벌 비즈니스를 통해 ROE 포함 전반적인 수익성 제고에 탄력이 붙을 전망입니다.

이렇다 보니 해외법인에서만 3분기 508억 원의 세전이익을 기록하며, 올해에만 1108억 원의 누적 세전이익을 달성했습니다.

3분기 중 세 번째로 많은 당기순이익(2403억 원)을 거둔 삼성증권(사장 박종문)도 지난해 동기(1510억 원)와 비교하면 59.1% 성장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삼성증권 역시 타 증권사와 같이 브로커리지 부분에서는 국내주식 수수료 수익은 감소하고 해외주식 수수료 수익은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국내주식 수수료 수익은 856억 원으로 지난해 3분기(1034억 원)와 비교하면 14.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해외주식 수수료 수익은 284억 원에서 508억 원으로 78.8%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특히 해외주식 거래대금이 지속적으로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는 만큼 향후 해외주식 수수료 수익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의 미국 우선주의에 따른 미국 회사들의 수익 기대감에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기조도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이런 추세는 이어질 전망이기 때문입니다.

삼성증권의 해외주식 거래대금은 지난해 3분기 10조 원에 불과했으나 올해 2분기 17조 4000억 원으로 70%이상 급등세를 보였으며, 3분기에는 25조 원까지 불어났습니다.

이외에도 퇴직연금잔고도 꾸준히 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입니다. 삼성증권의 3분기 말 기준 퇴직연금 잔고는 14조 1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10조 9000억 원)대비 3조 2000억 원(29.3%↑), 개인연금잔고도 동기간 3조 1000억 원에서 5조 원으로 1조 9000억 원(61.2%↑) 증가했습니다.

한편, 금융상품 판매수수료는 1년 전에 비해 크게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ELS·DLS와 같은 파생결합증권을 비롯해 랩어카운트, 펀드, 신탁 등 전반적인 수수료가 줄어든 영향입니다. 3분기 금융상품 판매수수료는 371억 원으로 전년 동기(603억 원) 대비 38.4% 줄었습니다.

4곳의 3분기 중 가장 적은 당기순이익(1540억 원)을 기록한 NH투자증권(사장 윤병운)도 전년 동기(1007억 원)와 비교해서는 50% 이상 성장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NH투자증권도 브로커리지 부분에서는 국내주식 수수료 수익 감소에 따른 전반적인 수수료는 줄었지만 해외주식 수수료 수익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NH투자증권의 3분기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은 1107억 원으로 지난해 3분기(1218억 원)와 비교하면 14.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해외주식 수수료 수익은 172억 원에서 304억 원으로 76.7%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금융상품 판매수수료는 시장 변동성 확대에 따른 투자심리 악화로 Wrap 판매가 감소하는 등 금융상품판매 수수료수익이 전반적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올해 3분기 금융상품 판매수수료는 219억 원을 시현하며 전년 동기(267억 원) 대비 17.9%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NH투자증권은 IB관련 수익은 전년(713억 원) 대비 2배 이상으로 확대됐습니다. 기업자문, 공개매수 딜 확대로 M&A 및 자문수수료 개선 등에 힘입어 IB 수수료 수익이 증가하며 3분기 1649억 원을 기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