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집 사도 될까?“... 주담대 금리 7% 돌파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이 7%를 넘었습니다. 주담대 변동금리의 기준인 COFIX가 4개월 만에 상승전환하면서, 시중은행 상품 금리에도 반영된 겁니다.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금리 하락을 기대하던 소비자들에겐 실망스러운 소식입니다.
9월 신규취급액 COFIX 3.40%... 0.04%p 올랐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기준금리에 역행하고 있습니다. 지난 15일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9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COFIX, 자금조달비용지수)는 3.40%로, 8월에 기록한 3.36%보다 0.04%p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코픽스(Cost of Funds Index)는 자금조달비용지수를 말하는 것으로, 정보제공은행들이 자금을 확보할 때 들이는 비용을 의미합니다. 주요 8개 은행이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취급한 정기예금, 적금, 양도성예금증서 등 8종의 수신상품 금리를 기초로 매달 가중평균해서 산출하죠.
코픽스가 높아졌다는 것은 은행이 자금을 확보하는데 비용이 더 들었다는 것입니다. 대출금리는 이런 기준금리에 가산금리를 덧붙여 결정되므로, 그만큼 대출 금리도 자연스럽게 오르게 됩니다.
실제로 시중은행 주담대 금리는 16일부터 일제히 0.04%p씩 올랐습니다. 카카오뱅크의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은 7.286%을 기록했고요. NH농협은행이 6.92%, 우리은행은 6.54%, KB국민은행은 6.15%를 찍었습니다.
그럼, 앞으로는 대출금리 내려갈까? 그럴리가요
시장에선 당분간 금리인하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번 코픽스 상승이 일시적 현상이라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준금리 인하는 이미 선반영되어 있고, 금융당국도 가계대출 증가에 예민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스트레스 DSR 2단계 시행으로 가계대출 증가 폭이 다소 감소했지만 안심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닙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9월 중 주담대는 6.9조 원 늘어 8월(+8.5조 원)대비 증가 폭은 감소했으나 여전히 규모가 상당합니다.
금융당국에서는 추가적인 가계부채 관리수단을 검토하는 한편, 금융권에도 “지속적으로 가계부채 관리에 만전을 기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시중은행이 기조에 역행해서 가산금리를 낮춰가며 대출금리를 낮출 이유가 없는 상황입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주택 구매를 고려하는 수요자들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나 신혼부부처럼 대출 의존도가 높은 실수요자들에게는 매물 접근성이 현저히 떨어지고 있다는 불만이 적지 않습니다. 부동산 커뮤니티와 실거래 플랫폼 등에는 “금리는 오르는데 집값은 떨어질 기미가 없어 보인다”거나, “작년보다 이자 부담만 수백만 원 더 생겼다”는 불만 섞인 글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서울 외곽 중저가 단지의 거래 비중은 줄고 있는 반면, 강남권 고가 단지나 일부 투자수요가 몰리는 재건축 단지들의 가격은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주택 시장 내 양극화 현상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금리 상승이 전체 수요를 억제하긴 했지만, 일부 수요층은 여전히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뜻입니다.
시장 전문가들은 “기준금리가 당장 내려가더라도 대출금리에 바로 반영되기는 어렵고, COFIX나 은행채 금리 등의 흐름을 지켜봐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특히 오는 연말까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동향과 국내 물가 흐름이 향후 대출금리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낮춘다 해도, 시장금리는 이에 선제적으로 반영된 상태일 수 있기 때문에 체감 금리는 쉽게 낮아지지 않는다는 설명입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엔 고정금리 상품을 찾는 고객이 부쩍 늘었다”며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장기적인 이자 부담을 미리 고정시키려는 분위기가 뚜렷해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당분간은 금리 변동성을 감수하기보다는, 본인의 상환 여력에 맞춘 보수적인 전략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주담대 금리 7% 시대는 단순한 숫자를 넘어, 대출과 주택시장, 소비자 심리를 모두 흔드는 복합 변수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부동산 시장과 금융시장이 서로 긴밀하게 맞물려 있는 만큼, 향후 기준금리나 COFIX 변화에 민감한 대응이 요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