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거래 새벽 2시까지...서학개미, 시장환율로 해외주식 산다

1997년 이후 27년 만에 개편 외환시장 개장시장 연장으로 MSCI 선진국 지수·세계국채지수 편입 선정에 기여

2024-07-03     정소유 기자

지난 1일부터 외환시장 마감 시간이 기존 오후 3시 30분 마감에서 다음 날 새벽 2시 마감으로 연장됐습니다. 이는 지난 1997년 자유변동환율제도로 전환한 이후 27년 만에 개편에 나선 것입니다.

이에 해외투자자의 환전 편의성이 한층 높아질 전망입니다. 그동안에는 새벽 시간대 거래의 경우 시장 환율보다 5% 높은 가환율을 적용해 사들인 이후 다음 날 실제 환율을 적용해 정산 받았습니다. 앞으로는 새벽 2시까지 거래의 경우 실시간 환율을 적용받게 됩니다.

출처 : 클립아트코리아

기획재정부는 국내외 다양한 외환시장 참가자들이 우리 외환시장에 매력을 느끼고 더욱 활발하게 참여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외환시장 개장시간 연장을 추진했습니다. 다만 원화와 이종통화 간의 거래시간은 기존대로 유지됩니다.

정부는 국내 외환시장의 개장시간을 늘리기 위해 지난 2월부터 지난달까지 12차례 연장시간대 시범거래를 실시했습니다. 모든 시범거래에서 문제없이 순조롭게 마무리되면서 하반기부터 외환시장 개장시간을 연장하게 된 것입니다.

외환시장 개장시간 연장과 함께 정식 시행된 외환시장 구조 개선으로 인해 우리나라에 소재하지 않은 외국 금융기관이라도 해외외국환업무취급기관(이하 RFI) 자격을 갖춘다면 우리 외환시장에 직접 참여가 가능해집니다. RFI란 정부의 외환시장 선진화 계획에 따라 국내 외환시장에 참여하게 될 외국 금융기관을 의미합니다.

이전에 우리나라 외환시장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외국계은행이 국내에 지점(외은 지점)을 설립하거나 국내 금융기관의 고객일 경우에만 국내 외환시장에 참여가 가능했습니다.

한국 주식·채권 거래를 원하는 외국인 투자자라면 앞으로 RFI 자격을 갖춘다면 우리 시간으로 새벽 2시까지 국내 금융회사나 외국 금융기관을 통해 미국 달러를 원화로 실시간 환전이 가능해 향후 더 많은 국내주식을 살 수 있을 전망입니다.

현재 29곳의 외국 금융기관이 RFI로 등록해 국내 외환 시장에 참여할 준비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7월 1일 외환시장 개장시간 연장 첫날을 맞아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가 하나은행 딜링룸을 방문했다. 최상목 부총리(사진 왼쪽 두번째),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사진 왼쪽 첫번째),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사진 오른쪽 두번째) / 하나금융

한편,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과 외환당국은 외환 거래 야간 데스크를 운영할 예정인 시중·지방은행 등 12개 은행을 점검해 왔습니다. 외환시장 마감이 다음 날 새벽 2시로 연장되면서 야간 시간대 적정 인원 근무 여부를 확인하고 내부통제 준수 및 비상대응 계획 마련, 적정 환율 체결 시스템 구축 등에 대해서도 점검했습니다.

개별 은행들은 외환거래·영업 인력을 충원하며, 비상 상황에 대비한 부서별 계획을 구축해 왔습니다. 국내 외환시장에 참여하는 해외에 소재하는 RFI와 업무 대행 계약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또한 금감원은 외환시장 개장시간 연장에 따라 자정부터 새벽 2시까지 발생한 외환 거래를 당일자로 회계 처리할 수 있는 반영한 은행업 감독업무시행세칙 개정안을 지난 1일부터 시행했습니다. 다만 결산일에는 자정 이후 외환 거래를 당일이 아닌 다음 날 거래로 인식하도록 했습니다.

이번 외환시장 개장시간 연장은 향후 모간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이하 MSCI) 선진국 지수나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선정에 기여할 금융시장 선진화 조치로 평가됩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올해 MSCI 선진국 지수에 편입되지는 못했지만 외환시장 선진화 노력에 대해 MSCI에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습니다.

MSCI는 이번에 국가 재분류 결과를 발표하면서 외환시장 개방 등을 위해 개선된 조치를 인정하고 환영한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이룰 바탕으로 정부는 외환시장 거래시간을 향후 24시간으로 확대하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이번 외환시장 개장시장 연장으로 인해 단기적으로는 환율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만약 미국에서 새벽 시간대 주요 지표가 발표될 경우 외국인 투자 자금 이동 규모가 늘어나고, 이에 유동성이 부족한 경우 원달러 환율이 큰 폭으로 변동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이 같은 환율 변동성 확대 우려에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입니다.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과도해지면 야간 시간대에도 시장 안정조치를 실시하기로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