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골탈태하는 ‘서부산’ 주거·산업·교통인프라 체질 싹 바뀐다

2024-06-03     김영환 기자

서부산의 화려한 변신, 제2의 마린시티·센텀시티 되나

부산 주택시장에 서부산권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전통의 중부산, 신흥 주거지역 동부산에 이어, 산업 체질과 생활 인프라의 개선을 앞둔 ‘서부산’이 새로운 부산의 중심지로 거듭나고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인기 단지 중심으로 억대 웃돈 붙어… 분양권 프리미엄도

서부산권 일대 집값은 정중동(靜中動)의 모습을 보입니다. 부산 전반에 깔린 냉기에도 불구하고, 특정 단지를 중심으로 고가 거래가 속속 성사되고 분양권에도 상당한 웃돈이 붙고 있죠.

명지국제신도시에선 ‘더샵명지퍼스트월드3단지’가 10억을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 5월 초에 전용 113㎡가 9억 8천만 원으로 실거래가 성사됐죠. 지난해 10월에 8억 6천만 원에 거래된 타입이니, 약 반 년 만에 1억 2천만 원이 오른 겁니다.

인기 국평(전용면적 84㎡)도 뚜렷한 회복세를 보입니다. ‘명지대방노블랜드오션뷰2차’ 전용 84㎡는 4월에 5억 9천만 원으로 거래됐습니다. 2월에는 5억 원으로 거래된 타입이 딱 2달 만에 9천만 원 올랐죠.

이런 분위기는 서부산권 전반에 번지고 있습니다. 원도심의 주례동 롯데캐슬골드스마트 전용 84㎡C도 4월에 1월(5억 4,600만 원)보다 3천만 원 넘게 오른 5억 8,500만 원으로 거래됐고, 북구의 화명 롯데캐슬카이저 전용 84㎡B도 5월에 2월(5억 9,500만 원)보다 4,500만 원 오른 6억 4천만원에 거래됐습니다.

사하역에 인접한 힐스테이트사하역 전용 84㎡B도 올해 1월 6억 원 선을 탈환했습니다. 지난해 3월에 5억 2,428만 원으로 거래됐었는데, 1년 만에 약 8천만 원의 상승폭을 보였습니다.

 

낙동강 동쪽으로 번진 서부산 체질변화, ‘사상드림스마트시티’ 궤도 올라

서부산 일대 약진의 배경에는 변화에 대한 기대가 깔려있습니다. 경공업의 쇠퇴와 노후화로 주거지로서의 매력을 잃어왔던 서부산이지만, 꾸준한 서진(西進)정책이 결실을 보기 시작하면서 미래 일자리를 품은 신흥 주거지역으로 차츰 거듭나는 중이죠.

부산은 주거기능 확충과 산업역량 강화를 위해 강서구 일대에 명지국제신도시 등 신도시를 동시다발적으로 개발해왔는데요. 이 사업들이 궤도에 오른 가운데, 이제 사상구·사하구·북구 일대 원도심 주거지역과 노후 산업단지의 재생에도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습니다. 대표적인 사업이 ‘서부산의 센텀시티’ 계획으로 주목을 받은 ‘사상드림스마트시티’ 사업입니다.

사상드림스마트시티 사업은 사상구 주례동·학장동 일원 302만 1,000㎡ 면적의 사상공단을 재정비하는 사업입니다. 총 4,251억 원을 투입해서 복합기업지원센터(서부산복합청사)와 지식산업센터 등을 건설하고, 인프라를 개선해서 부산의 4차산업 전진기지로 만든다는 계획이죠.

지난해 11월에는 서부산 행정복합타운 건립사업의 착수식이 진행됐습니다. 학장동 부지에 2개동 규모의 서부산 일대 행정 거점을 만드는 사업입니다. 부산시는 올해 중에 실시설계를 완료하고 공사를 시행한다는 계획입니다.

이미 부산시청 제2청사라고 불릴 정도로 규모가 큰 청사입니다. 이미 17개 기관의 입주가 예정되어 있죠. 여기에는 부산시 도시균형발전실, 건설본부, 낙동강관리본부, 데이터센터 등과 함께 부산시설공단, 부산환경공단, 부산관광공사, 신용보증재단, 부산경제진흥원 등 유력기관이 다수 들어설 예정입니다.

 

산업단지 상상허브, 기업지원복합센터 등 민간 개발도 활발

사상드림스마트시티 일대에는 민간투자도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습니다. 2020년 국토부의 ‘산업단지 상상허브’ 대상지로 선정된 학장동 725번지 일대 부지가 대표적입니다. 2만 7,871㎡ 면적에 6,080억 원을 들여 복합시설을 건설할 계획이죠.

산업단지 상상허브에는 첨단제조·지식산업센터·캠퍼스혁신센터 등 다양한 산업시설과 함께 다양한 지원시설이 배치됩니다. 부산시민혁신파크를 비롯해서 기업홍보전시관, 일자리허브, 문화여가시설과 체육놀이시설이 들어서죠. 여기에 주거(행복주택)계획도 포함되어 있어 일대 랜드마크가 될 전망입니다.

기업지원복합센터도 조성됩니다. 학장동 230-1번지 일대에 지하 5층~지상 24층 규모로 건설되는데요. 민간 주도하에 건설되는 이 거점에는 게임, 영상 등 국내 콘텐츠기업 260여개사가 입주하여 사상공단의 체질을 근본부터 바꾸어 놓는다는 구상입니다.

사상드림스마트시티에는 이외에도 기반 시설 확충이 계속되어 왔고, 유수지 문화체육센터 건립사업 등 다양한 사업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 사업들은 드디어 성과를 내기 시작해서 준공을 마친 지식산업센터도 하나둘 등장하고 있습니다.

부산시는 2025년까지 도로 확장사업을 끝내고, 2030년 완성을 목표로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노후 산업단지의 체질 변화에 따라 서부산권 일대 주거 및 일자리 환경도 일대 변혁을 맞이하게 될 전망입니다.

 

사상~하단선, 엄궁대교 등으로 네트워크 강화되는 서부산

교통 인프라도 획기적인 변화를 앞두고 있습니다. 원래부터 부산의 서쪽 관문으로 여겨지던 서부산권에 철도와 도로, 교량, 터널을 연결해 네트워크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구상입니다.

핵심은 ‘사상~하단선’입니다. 서부산권의 양대 중심지역인 사상역(2호선, 부산김해경전철)과 하단역(1호선)을 연결하는 사업으로, 서부산권 지역경제에 파급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는 노선입니다. 2026년 개통을 목표로 공사중입니다.

상습정체에 시달리는 낙동강하굿둑과 서부산낙동강교 사이에는 엄궁대교 건설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사상구 엄궁동부터 대저동 에코시티 남단까지 구간에 3km 대교를 건설하는 사업으로, 2029년 개통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습니다.

엄궁동 동쪽으로는 중부산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승학터널 사업이 추진됩니다. 엄궁대교로부터 중구 중앙동 충장대로까지 7.69km 구간의 터널을 뚫는 대공사로, 중부산권 접근성을 크게 높여주는 호재로 기대를 받고 있습니다.

부산의 숙원사업 ‘사상~해운대 고속도로’ 사업도 궤도에 올랐습니다. 사상드림스마트시티 일대로부터 해운대를 거쳐 기장까지 연결되어 남해고속도로제2지선과 동해고속도로를 대심도로 연결하는 사업으로, 지난해 우선협상대상자로 GS건설 컨소시엄을 지정하며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탄력 받는 서부산권 정비사업… 엄궁3구역 등 성과 목전

인프라 개선에 따라 원도심 정비사업도 탄력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사상~하단선과 엄궁대교, 승학터널 건설에 따라 서부산권 핵심 교통허브로 거듭나는 엄궁동 사업들이 박차를 가하고 있죠.

엄궁3구역이 대표적입니다. 엄궁동 132번지 일원에 지하 3층~지상 최고 29층, 11개 동, 전용면적 39~84㎡ 총 1,305가구의 아파트를 새로 짓는 사업으로, 부산에서 특히 평가가 높은 포스코이앤씨가 단독 시공을 맡아 이목이 쏠렸습니다.

엄궁3구역은 6월 ‘더샵 리오몬트’라는 이름으로 분양을 앞두고 있는데요. 사상구 최초 ‘더샵’으로 기대를 받고 있습니다. 특히 엄궁초·동궁초 도보 통학이 가능하고, 인근에 기숙형 중학교와 자율형 공립고도 계획되어 있어 학군에 대한 기대감이 높습니다.

이외에도 사상구 엄궁동에는 엄궁3구역에 이웃하여 엄궁1구역 사업이 추진되고 있고, 사하구 하단동·당리동·괴정동 일대에도 정비사업이 다수 진행되고 있죠. 서부산권 일대가 마린시티·센텀시티를 잇는 부산의 최신 주거단지로 거듭나게 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