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2억 부부도 파격 대출...깐깐한 조건 여전히 족쇄

2024-05-13     박지혜 기자

'연봉 2억' 부부도 신생아 특례대출...결혼 페널티 소멸?

부부합산 연봉이 2억원인 고소득자 부부도 신생아 특례 대출을 받게 됐습니다. 

사실 결혼하면 가구당 소득기준이 오르는 만큼 각종 정책대출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다반사였는데요. 

그래서 일부로 혼인신고를 늦추는 등의 부작용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소득기준이 결혼 페널티로 작용하면서 소득 합산 기준을 대폭 완화했지만 한편에선 실효성 논란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 이유를 리얼캐스트TV에서 살펴봤습니다. 

 

최저 금리 1%·최대 5억 대출 가능! 신생아 특례에 화색

아이를 낳은 가구에 저금리로 주택 구입·전세 자금을 빌려주는 신생아 특례대출이 부동산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습니다. 

3)신생아 특례대출은 전용면적 85㎡ 이하 주택을 9억원 이하로 살 때 연 1.6~3.3% 금리로 최대 5억원까지 대출해주는 제도인데요. 

이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소득기준이 최근 대폭 늘어났습니다. 기존에는 2년 내 출산(2023년생부터 적용)한 가구 중 연소득 1억3000만원 이하 가구만 해당됐는데 이제 연 2억원 가구도 신청이 가능해집니다. 

대기업이나 전문직에 종사하는 고소득 맞벌이 부부도 저리로 돈을 빌릴 수 있게 된 셈입니다. 

금리 혜택이 좋은 만큼 상당한 관심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올해 1월 출시된 이후 3월말까지 1만8358건, 4조5246억원의 대출 신청이 들어왔습니다. 

다른 정책금융 상품인 보금자리론이 1~2월에 1조3000억원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신생아 특례대출의 인기가 얼마나 높은지 실감할 수 있는데요. 

 

강남 입성은 불가능·금리도 천차만별...부작용 잇따라

이러한 초저금리 대출을 통해 내 집 마련을 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한편에선 정책 사정권을 넓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우선 서울 내에서 9억원 안쪽의 국민평형 주택을 찾는 것부터가 일입니다. 강남3구는 턱도 없고 마용성 문턱을 넘기도 사실상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연봉이 2억이나 되고 상당한 구매력을 갖춘 맞벌이 부부들 조차 원하는 지역을 마음껏 고를 수 없는 셈입니다. 아이 키우기 좋고 직주근접성이 높은 지역들에서 밀려난다는 이야기입니다.

대출 요건 중 결혼 이후 출산에만 초점이 맞춰진 점도 아쉬운 대목입니다.  

특례보금자리론은 물론 주택 청약 등의 요건에는 임신 중인 태아도 포함되는데 신생아 특례는 최근 2년 이내 신생아가 태어난 가정만 해당되는 핀셋 대책이어서 이용 가능한 수요가 제한적이고, 적기에 대출받기 어려울 것이란 지적도 나옵니다.

따라서 신생아 특례대출의 적용 범위가 확대돼도 저출산 대응 효과가 크지 않을 뿐더러 결국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미미할거란 전망이 우세한데요. 

게다가 1억3000만원 이상 2억원 구간 부부에게 적용될 금리 수준도 높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소득이 높을수록 금리가 높아지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1억3000만원 초과 부부가 납부할 금리는 연 3% 중반대~최대 4%에 육박할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습니다. 

최근 주담대의 평균 금리가 3%대로 떨어진 것을 감안할 때 고소득 가구 입장에선 특례라는 말이 무색해지는 셈입니다. 

올 하반기에 반영될 예정인 만큼 금리 수준을 지켜봐야겠지만 현재로선 금리 매력도도 낮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내 집 마련' 수요에게 페널티 아닌 어드밴티지 될까?

신생아 대출은 출시 당시 정부가 지원하는 대출인 만큼 주목 받았지만 미혼일 때보다 소득기준이 더 불리하게 작용해 결혼 페널티라는 꼬리표가 붙기도 했는데요. 

기준이 상향된 만큼 결혼 페널티를 해소한다는 점에서 기대되고 있지만 요건을 더욱 완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습니다. 

어쨌든 적용 범위가 확대될 신생아 대출의 소득별 금리 수준에 대한 논의는 현재 진행 중입니다. 

신생아 대출을 활용해 내 집 마련에 나서는 수요들이 시장에 돌풍을 일으킬지, 제도가 페널티 우려를 딛고 어드밴티지가 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