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고르는 금(金) 시세…사야 하나 팔아야 하나

골드뱅킹 잔액 16일 기준 6129억 원…지난해 11월말 比 20.1% ↑ KRX 금시장 거래량도 연초 대비 3.4배 늘어

2024-04-18     정소유 기자

“지난해 1돈당 30만 원 넘어갈 때 지금이 최고점인가 싶어서 팔았건만 이렇게 올라갈 줄 알았다면 그냥 가지고 있었을 텐데…지금이라도 다시 사야 하나 싶지만 너무 비싼 거 같아 고민이에요”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사상 처음으로 국제 금값이 트로이온스(약 31.1g)당 2400달러를 넘어섰다 17일(현지시각) 2388.4달러로 마감했습니다.

출처 : 네이버 증권

다만 금값은 이란-이스라엘 간 무력 충돌 가능성, 목표치를 향한다는 확신을 얻는 데까지 예상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있다는 제롬 파월 연준(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발언, 미국 대선의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쉽사리 안정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미국, 독일, 영국 등이 이란에 대한 공격에 대한 자제를 촉구해 일단은 이스라엘이 보복을 감행하지 않으면서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스라엘 네타냐후 총리가 “결정은 주체적으로 할 것이고 이스라엘은 스스로 방어하기 위한 필요한 모든 것을 할 겁니다"라고 밝히며 보복에 대한 완전히 포기 의사를 보이지 않은 만큼 다시 이란에 공격을 진행할 경우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져 금값은 더욱 올라갈 전망입니다.

이외에도 미국 기준금리의 경우 6월 금리인하설이 제기됐으나 현재는 빨라야 7월 늦으면 9월이나 되어야 금리인하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CME(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에 따르면 7월 금리인하 가능성을 46%, 9월 금리인하 가능성을 약 71%로 전망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반면 6월 금리인하 가능성은 18%대로 낮아졌습니다. 금리인하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진 만큼 안전자산인 금에 쏠림 현상이 당분간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처럼 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금 투자 상품에 돈이 몰리고 있습니다. 일례로 0.01g부터 투자가 가능한 골드뱅킹(금통장)의 경우 지난 16일 기준 3개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의 잔액은 6129억 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지난해 11월 말 골드뱅킹 잔액 5103억 원에 비해 무려 20.1%(1026억 원)가 늘어난 수치입니다. 같은 기간 골드뱅킹 계좌 수도 25만 2000여 좌에서 25만 6136좌로 4000좌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제정세가 불안한데다 미국 기준금리도 빠르게 인하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자 안전자산에 투자자들의 베팅이 이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신한 골드리슈 골드테크 통장 출처 : 신한은행, 신한 SOL뱅크

골드뱅킹에 투자를 고민하고 있거나 이미 투자를 하고 계신 경우라면 수수료 및 세금에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골드뱅킹의 경우 금을 사고팔 때 1%씩 매매수수료를 떼어갑니다. 쉽게 말해 매수 시에는 당시 시세에 101%의 금액으로 매수를 진행하고 매도 시에는 당시 시세에 99%의 금액으로 매도를 진행한다는 의미입니다. 또한 내가 투자한 금액 대비 수익이 난 부분에 대해서는 배당소득세 15.4%가 부과됩니다.

이렇다 보니 실제 수익은 시세와 비교해 낮아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투자에 나서야 합니다. 게다가 일반 예·적금과 달리 투자기간 동안 이자가 없으며 예금자보호법 대상이 아니라는 점도 알아두고 투자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KRX(한국거래소)에서도 금 거래량이 꾸준히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KRX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첫 거래일인 1월 2일에 ‘금 1㎏’과 ‘미니금 100g’ 총 거래량은 56.891kg이었지만 국제 금값이 종가 기준 트로이온스당 2200달러롤 돌파하고 다음날인 3월 28일에는 106.707kg으로 늘어났습니다. 국제 금값이 종가 기준 2400달러롤 돌파한 이후 첫날인 지난 17일의 경우 195.553kg로 1월 2일에 비해 무려 3.4배 이상 거래량이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만약 KRX 금시장을 통해 금에 투자하는 경우라면 골드뱅킹에 비해 거래단위가 100배인 1g 단위로 거래를 해야해 골드뱅킹에 비해 초기 진입금액이 높은 편입니다. 여기에 금 거래 시 증권사에 일정(0.16~0.33% 수준) 수수료를 내야합니다. 다만 골드뱅킹과 다르게 매매차익에 대한 세금은 없으며 금융소득종합과세도 적용받지 않는 장점이 있습니다.

금 투자에는 아주 기초적인 방법인 골드바를 사는 방법도 있는데 귀금속 매장을 비롯해 은행, 홈쇼핑, 최근에는 편의점에서도 골드바 구입이 가능합니다. 골드바는 구매 시 세금 및 세공비까지 붙어 거래가 되는 만큼 매도 시 수익을 기대하기 위해서는 가격이 많이 올라야만 합니다. 실제 매입 시 부가가치세 10%와 5% 전후의 세공비가 붙기 때문입니다. 골드바를 판매할 때는 세금 걱정은 없습니다.

금융권에서는 금의 인기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높아진 가운데 중동의 지정학적 위험이 끝나지 않은 만큼 안전 자산 선호 심리가 당분간은 사그라지지 않을 것 같다”라며 “이에 투자금 배분에 있어 금도 일부 포지션을 지정해 분산투자에 나서는 것도 향후 투자수익률을 높이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만큼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