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턱 낮아진 청약시장, 3040세대 움직일까?

신혼부부 및 신생아 특공, 다자녀 기준완화

2024-04-03     한민숙 기자
서울의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 클립아트코리아

3월 25일부터 개편된 청약제도가 적용됐다. 신혼부부를 포함한 젊은 세대들에게 다소 불리했던 항목들이 개선되면서 분양시장에 훈풍이 불지 귀추가 모아지고 있다.

청약시장에선 청약통장 가입자부터 변화가 나타났다. 3월 개편된 청약제도 시행을 앞두고 2월 주택청약종합저축이 2022년 6월 이후 20개월 만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높은 당첨 문턱과 부동산 경기 위축으로 무용론까지 대두되며 감소했던 청약통장 가입자수가 다시 증가한 것이다.

개편된 청약제도를 살펴보면 내 집 마련을 계획 중인 젊은 세대들이 눈여겨볼만한내용이 다수 포함돼 있다.

우선 민영·국민주택 분양에서 신혼부부와 생애최초 특별공급 물량의 20%는 당첨자 선정 시 신생아(2살 이하) 자녀가 있는 가구에 우선 배정된다.

또한 공공주택에서는 ‘신생아 특별공급’ 유형이 신설된다. 나눔형, 선택형, 일반형에 따라 각각 20~35% 범위 내에서 신생아 특별공급 물량이 배정된다. 혼인신고를 하지 않아도 자녀 양육 사실을 증명하는 서류를 제출하면 특별공급 청약이 가능하다.

민영주택과 공공주택에서 다자녀 특별공급 기준도 종전 3자녀에서 2자녀로 완화된다. 공공주택은 지난해 11월부터 이미 시행이 됐지만 민영주택은 이번 개편을 통해 가능해졌다. 2자녀는 청약가점이 25점이 3자녀는 종전 30점에서 35점으로 가점이 높아진다.

민영주택 일반공급 가점제에서 배우자 통장기간 점수가 합산되고 부부 동시 청약도 허용된다. 이전까지는 청약을 신청하는 사람의 통장 가입기간만 가점으로 인정했으나 이번 개편으로 배우자의 청약통장 가입기간에 따른 점수의 50%를 가점에 합산한다. 최대 인정 가점은 3점이며 점수합산 시 17점을 초과하면 최대 17점까지 인정한다.

또한 당첨자 발표일이 같은 아파트에 부부가 동시에 청약, 동시에 당첨되면 기존에는 양쪽 모두 부적격 당첨 처리했으나 이제는 청약신청 일시가 먼저인 건을 당첨으로 인정, 뒤에 청약 접수 후 당첨된 통장은 추후 다시 사용할 수 있다.

이외에도 가점제에서 동점자가 발생하는 경우 추첨으로 당첨자를 가렸지만 이젠 장기 가입자에게 당첨 기회를 주기로 해 청약통장을 일찍 가입하는 것이 유리해졌다.

■ 고공행진 분양가에 중소형 경쟁률 치열할 것

청약 문턱은 낮아졌지만 치솟는 분양가는 젊은 세대에게 여전히 부담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에 따르면 2월 말 기준 전국 민간아파트 분양가는 3.3㎡당 1,770만 7,800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13.5% 상승했다. 원자재 가격을 비롯해 인건비, 층간소음 규제 강화, 제로에너지건축물 등 아파트 건설에 필요한 비용이 계속 증가하면서 분양가 상승 압박이 지속되고 있다.

때문에 대형보다는 전용면적 85㎡ 이하 중소형의 인기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들 중소형은 지난해 전체 아파트 거래량의 89.7%를 차지했으며 올해 1월에는 이보다 더 높은 93.2%까지 비중이 높아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신혼부부, 신생아 등 특공을 잘 활용하면 이전보다 당첨 기회가 늘어날 것은 확실한 만큼 입지, 상품, 미래가치 등이 뛰어난 곳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라면서 “한번 오른 분양가는 내려가기 쉽지 않은 만큼, 막연히 가격이 내릴 것이란 기대로 마냥 기다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라고 말했다.

다음은 전용면적 85㎡ 이하 타입이 포함된 주요 공급 단지 소개다.

4월 롯데건설이 경남 김해시 구산동 일대에서 ‘김해 구산 롯데캐슬 시그니처’를 분양할 계획이다. 단지는 지하 2층~최고 지상 29층 6개동, 전용 84㎡타입, 총 714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전용 84㎡ 단일면적의 총 5개 타입으로 설계돼 선택의 폭을 넓혔다.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컨소시엄이 대전 서구 도마·변동 1구역 재개발 사업을 통해 공급하는 ‘힐스테이트 가장더퍼스트’가 5월 분양할 예정이다. 단지는 지하 2층~지상 38층, 15개 동, 전용 59~84㎡, 총 1,779가구 규모. 이 중 1,339가구가 일반 분양 물량이다.

포스코이앤씨가 충남 아산 탕정면 일대에 짓는 ‘더샵 탕정인피니티시티 2차’가 4월 분양할 예정이다. 아산탕정지구 도시개발구역 3블록에 위치하며, 지하 2층~지상 최고 35층, 최고 35층, 9개동, 전용 70~84㎡, 총 1,214가구 규모다. 이 중 1,050가구가 일반 분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