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권 탈출한 은행주, 지금 들어가도 될까?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수혜 기대감과 주주환원 확대 가능성 영향으로 급등 각 금융지주 자사주 매입 본격화…주가 긍정적 영향 미쳐

2024-03-07     정소유 기자

소위 재미없는 주식으로 알려진 은행주가 밸류업 기대감에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수혜 기대감과 주주환원 확대 가능성 등의 영향으로 투자심리가 모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6일 종가기준 4대 금융지주의 가격을 살펴보면 하나금융지주를 제외한 3개 금융지주의 가격이 오르면서 마감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은행주의 경우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따른 기대감에 연초부터 강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리딩금융인 KB금융지주의 경우 6일 종가기준 지난해 말(5만 4100원)대비 29.02%가 오른 6만 98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신한지주도 동기간 13.57%가 상승했으며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도 같은 기간 각각 36.4%, 11.53% 오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은행주는 그동안 대체적으로 박스권에서만 거래가 지속돼 테슬라,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삼성전자, 에코프로 등과 같은 국내외 급등주나 대장주에 비해서는 관심을 못받아 왔던 것이 현실입니다. 다만 금융당국이 지난달 26일 한국 증시 도약을 위한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1차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기업 밸류업에 대한 관심을 연초부터 드러내면서 대표 수혜주로 주목을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난해 말 대비 주가가 최소 10%이상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도 은행주의 PBR은 낮은 수준입니다. KB금융지주(0.58배), 신한지주(0.47배), 우리금융지주(0.37배) 등 은행주 다수가 여전히 PBR이 1배 미만인 상황입니다.

이렇다 보니 2월 말일자로 4대 금융지주의 배당락이 지나갔음에도 은행주는 이전처럼 다시 하락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상승하고 있는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여기서 배당락이란 주주명부폐쇄기준일을 지정해 이 기준일 이후 주식을 구입하더라도 배당금 받을 권리가 없어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에 따라 배당락일에는 배당락 전에 주식을 매수했다가 배당금 받을 권리만 확보하고 파는 투자자들이 많아 일반적으로 주가가 하락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게다가 각 금융지주에서 주주환원정책 일환으로 발표한 자사주 매입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도 주가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추측됩니다.

KB금융그룹(회장 양종희)의 경우 지난 2월 7일 2023년 경영실적을 발표하면서 약 32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발표해 주주가치를 제고할 계획입니다. 주당 배당금도 2022년 대비 약 4% 늘린 3060원을 지급하는 것으로 이사회에서 결의했습니다.

신한금융그룹(회장 진옥동)도 지난해 4859억 원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진행했으며 기존에 지급된 분기배당금에 결산배당금을 합쳐 연간 총주주환원율이 36%로 전년 대비 6% 증가했습니다. 올해 1분기에도 15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 및 소각을 진행하며 주주들의 가치를 높일 전망입니다.

하나금융그룹(회장 함영주) 역시 주주들의 신뢰에 보답하고 주주가치 향상을 위해 보통주 1주당 현금배당은 세 차례의 분기배당 1800원을 포함해 22년 대비 50원 증가한 총 3400원입니다. 더불어 주가의 적정 가치를 확보하고 주가의 저평가 해소 및 주주가치의 지속적인 증대를 위해 3000억원의 자사주를 연내 매입·소각하기로 이사회에서 결의했습니다.

우리금융그룹(회장 임종룡)도 주주들에게 수익을 나누기 위해 연간 배당금 1000원(결산배당 640원)을 결정했으며 배당성향은 29.7%를 기록했습니다. 여기에 지난해 처음 실시한 자사주 매입소각을 포함한 총주주환원율은 33.7% 수준으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은행권 한 관계자에 따르면 “주주환원과 관련해서는 금융지주 모두가 공통적으로 고민하고 있는 중요사항으로 IR이나 연말 실적발표 등을 통해 주주환원율에 대한 방향성에 대해 명확히 밝히고 있는 부분”이라며 “사회적 요구사항인 상생금융도 진행하면서 주식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가치 제고를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고 주주들에게 조금이나마 혜택이 더욱 돌아갈 수 있도록 한해동안 올 한해도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정부는 5월 중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2차 세미나를 개최하고 가이드라인 세부내용에 대한 기업 등의 의견을 수렴해 상반기 중 가이드라인을 확정할 계획입니다. 이어 하반기부터 준비된 기업이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자율적으로 수립·공시할 수 있도록 지원체계 구축 및 각종 인센티브 마련 등 세부 과제를 차질없이 진행할 것으로 알려진 만큼 한동안 저PBR주인 은행주의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