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사내이사 '3인 체제' 구축...이승열ㆍ강성묵 합류

2024-03-05     한민숙 기자

하나금융지주가 이사회를 개편하며 지배구조 모범관행에 한걸음 다가갔다.

하나금융지주(함영주 회장)는 지난 29일 정기 주주총회 안건에 이승열 하나은행장과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를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올리기로 결정했다. 지난 15일 이승열 행장의 비상임이사직 중도사임이 사내이사 선임을 위한 절차였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승열 하나은행장(좌)과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우) /하나금융

이로써 하나금융은 현재 단독 사내이사를 맡고 있는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과 함께 '3인 체제'를 구축하게 된다.

이번 결정은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은행지주 지배구조에 관한 모범관행'을 선제적으로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국내 은행지주의 최고경영자(CEO) 선임 및 경영승계 절차에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하면서 CEO 유고 등 비상 승계에 대비해 경영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구체적인 비상 승계 계획을 마련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

하나금융지주 이사회는 지난해 3월부터 함 회장의 1인 사내이사 체제로 운영되고 있었으나 채용 의혹과 관련해 대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어 유죄가 확정될 시 경영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금융사지배구조법에 따르면 금고 이상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사람은 금융회사의 임원이 될 수 없다.

이와 별개로 하나금융의 이사회 후보 추천이 있던 29일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불완전 판매 논란으로 중징계를 받은 함 회장이 금융당국을 상대로 징계를 취소해 달라고 낸 소송 항고심에서 승소함에 따라 함 회장은 DLF 불완전 판매 논란과 관련한 법적 리스크에서는 벗어나게 됐다.

하나금융지주의 사외이사도 기존 8명에서 9명으로 늘어난다. 하나금융지주 이사회는 최대 임기 6년을 채워 연임이 불가능한 3명의 사외이사(김홍진 이사회 의장, 양동훈 사외이사, 허윤 사외이사)를 모두 교체하고 사외이사 1명을 추가로 선임하기로 했다.

이 역시 금감원이 발표한 모범관행에서 7~9명인 국내 은행의 사외이사 수가 13~14명에 달하는 글로벌 주요 은행 대비 매우 적다는 지적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사외이사 후보로는 주영섭 전 관세청장, 이재술 전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대표이사, 이재민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윤심 전 삼성SDS 부사장이 추천됐다. 기존 사외이사 중에서는 이정원, 박동문, 이강원 이사가 재선임 후보로 추천됐다. 이로써 여성 사외이사도 기존 원숙연 사외이사 1명에서 윤심 신임 사외이사까지 2명으로 확대된다.

이사로 추천된 후보들은 오는 3월 22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를 거쳐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