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소각장을 또 짓는다고?" 기피 시설 악재에 상암동 부동산시장 '삐걱'
마포구, 쓰레기 소각장 신설 두고 서울시와 대립
쓰레기 소각장(광역자원회수시설) 신설과 관련해 마찰을 빚어온 서울시와 상암동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습니다.
마포구는 최근 서울시가 마포구 상암동에 쓰레기 소각장을 신규 건설하기로 결정한 것과 관련해 반대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이미 마포구에 750톤 규모의 난지도 소각장을 비롯해 열 병합 발전소 등 기피시설이 있는 상황에서 1000톤 규모의 소각장을 추가로 짓는 계획은 납득이 어렵다며 철회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앞서 서울시는 2022년 8월 신규 광역자원회수 시설 건립 계획을 발표한 이후 소각장 입지로 마포구 상암동 일대를 최종 선정한 바 있습니다. 기존 마포 소각장 부지 옆에 신규 소각장을 추가로 건립하겠다는 게 서울시의 입장인데요.
서울시는 오는 2026년 수도권 생활 쓰레기 직매립이 금지되는 만큼 평균 1천톤을 처리할 수 있는 소각장 설치는 필수적이라고 설명합니다. 따라서 내년부터 소각장 건립에 착수해 2026년 11월 완공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반면 마포구는 상반된 의견을 내놓고 있습니다. 현재 마포구를 비롯해 노원구, 양천구, 강남구 등에 위치한 소각장 4곳에서 하루 평균 2천여톤의 폐기물을 처리하고 있는데, 이들 시설의 개선만으로 처리가 충분하다는 입장입니다.
‘기피시설’ 소각장 이슈에 상암동 집값도 ‘흔들’
상암동 일대는 소각장 건립 이슈로 들썩이고 있습니다. 소각할 때 발생하는 유해물질 등에 대한 주민들의 반발도 거세지는 분위기입니다.
이렇다 보니 상암동 부동산 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안 그래도 침체기인데 소각장 기피 현상이 지속되자 더욱 극심한 침체를 겪고 있습니다.
실제로 상암동 아파트값은 신규 소각장 입지 후보지로 선정된 2022년 8월 이후 하락세를 이어가다 지난해 8월말 마포자원회수시설 부지 옆 상암동 481-6 등 2개 필지가 신규 입지로 최종 선정되면서 0.39%까지 떨어졌습니다(출처: 부동산R114).
구체적으로 상암동 일대 아파트를 살펴보면 6~17% 떨어진 가격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소각장 부지와 인접한 상암월드컵파크 3단지 전용 84㎡는 지난해 12월 10억3000만원에 거래됐는데, 2022년 거래된 11억원과 비교하면 7000만원이나 떨어졌습니다.
3단지 뒤편에 위치한 상암월드컵파크 2단지의 경우 전용 59㎡가 지난해 10월 9억1300만원에 거래됐습니다. 이는 2022년 신고가인 11억원보다 2억원 가까이 하락한 금액입니다.
이렇다 보니 소각장 신설과 관련해 서울시가 계획대로 추가 건립을 강행하면 상암동 집값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상암동에 소각장 악재와 동시에 서울링 조성이라는 개발호재가 공존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호재와 악재를 동시에 맞았기 때문에 부동산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습니다.
부동산 전문가 A씨는 “상암동은 하늘공원 서울링 등 굵직한 호재로 기대를 모았지만 소각장 이슈가 워낙 컸던 터라 주택 가격이 빠른 회복세를 보이기는 다소 어려워 보입니다. 서울링 호재와 소각장 악재가 공존하는 만큼 당분간 상암동 아파트값도 상승과 하락이 혼재하는 모습을 보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