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당 3천만원 깨졌다” 노원구 아파트 2차 하락 본격화 하나

2024-01-24     김영환 기자

노원구 1월 실거래, 3.3㎡당 2,951만 원… 3년 5개월 전으로 회귀

노원구 집값이 본격적인 ‘2차 하락’의 기로에 섰습니다. 1월이 절반이나 지났지만 신고된 거래량(집계 중)은 지난해의 1/6에 불과하고, 소형 면적조차 억대 하락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실거래 평당가도 전(前)저점을 돌파해 하락 추세에 들어섰습니다.

국토부 실거래가 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 노원구에서 거래된 아파트 총 20채의 실거래 평(3.3㎡)당가는 2,951만 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수치가 3천만 원 이하로 내려간 건 2020년 8월 이후 처음 있는 일입니다.

노원구는 소위 ‘1차 하락’으로 바닥을 쳤던 2023년 12월에도 실거래 평당가는 3,019만 원으로 3천만 원 선을 지켰었는데요. 결국 3천만 원 선마저 깨지자 2차 하락의 본격화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뚜렷한 하락세에 거래량도 급감하고 있습니다. 국토부 실거래가 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8월 기준 304건까지 늘었던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이후 꾸준히 감소해 12월에는 137건까지 줄었습니다. 월평균 200건을 넘지 못하던 2023년 연초 수준으로 거래가 축소된 겁니다.

업계 관계자는 “노원구는 지난해 6~9억원 대 단지를 중심으로 특례보금자리론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거래가 늘고 소폭 가격이 회복되기도 했는데, 9월에 특례론 일반형 공급이 중단되면서 수요가 끊기자 집값이 곤두박질 친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

실제로 실거래 평당가는 9월을 기점으로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9월 기준 3,290만 원을 기록한 평당가는 12월에 3,092만 원까지 줄었습니다. 3개월 만에 전용면적 1평 당 200만 원이 증발한 셈입니다.

 

집값 1년 사이 1억씩 빠져… 재건축 호재에도 요지부동

아파트 매물은 잔뜩 쌓이고 있습니다. 부동산 프롭테크 아실 자료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노원구에 나온 아파트 매물은 총 5,400개에 달합니다. 노원구 매물은 지난해 9월을 기점으로 5천개를 돌파했고, 이후로 좀처럼 5천개 이하로 내려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급매물 위주로 드물게 거래가 이어지면서 개별 단지 하락폭도 커지는 모습입니다. 지역 내 주요단지에서도 억대 하락거래들이 속출하고 있죠. 상계동에 위치한 은빛1단지 전용 59㎡는 올해 6월에 5억 4,500만원으로 거래됐는데요. 12월에는 4억 500만 원에도 거래가 성사됐습니다. 반 년 사이 1억 4천만 원 내렸습니다.

상계동 외 지역 상황도 녹록치 않습니다. 월계동 한진한화그랑빌 전용 84㎡는 11월에도 최고 8억 4,500만 원으로 거래될 정도로 인기였는데요. 12월 들어 7억 2천만 원에도 거래됐습니다. 낙차가 1억 2,500만 원에 달합니다. 중계동 중계주공5단지와 10단지에서도 지난해 고점 대비 1억 원 이상 하락한 거래가 등장했습니다.

상황이 호전될 기미도 보이지 않습니다. 지난 10일 정부가 준공 30년 초과 단지의 안전진단 유예 등 재건축 활성화 대책을 발표하며 재건축 특수를 기대하는 전망도 있었는데요. 재건축 기대감을 안고 새로 진입하는 수요는 특별히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현지 공인중개사 A씨는 “매수 문의는 거의 없다. 노원구 일대 재건축 아파트는 소형 타입이 많아서, 중형 아파트를 새로 받으려면 억대 분담금이 불가피하다. 집값도 내리는 와중이니 노원구에 관심 갖는 사람이 많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실제로 “34평 신청하면 분담금 5억”이라고 한동안 난리였던 상계주공5단지는 지난해부터 탈출 행렬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전용 31㎡가 1월에는 5억 4,500만 원으로 거래됐는데, 12월 들어 4억 4천만 원에도 거래가 성사됐죠. 1년 사이 1억 원이 증발한 셈입니다.

재건축 대어로 이름 높던 월계시영(미성·미륭·삼호3차) 아파트도 12월에는 모든 타입이 지난해 고점 대비 3,700~8,000만 원 하락한 가격으로 거래됐습니다. 그 마저도 1월 들어서는 거래가 뚝 끊긴 상황입니다. 노원구 일대 주택시장 냉각은 한동안 계속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