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오른 남부·10% 떨어진 북부...경기도 집값 동상이몽

2024-01-22     박지혜 기자

고금리·고물가·PF부실... 콜록거리는 부동산시장 

최근 워크아웃(기업구조 개선)을 신청한 태영건설 사태 등으로 PF부실 위험이 갈수록 심화되는 가운데 부도 건설사가 속출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고금리·고물가에 경기 불안이 심한데 건설업계 전반에 위기감까지 감돌면서 주택시장 분위기도 차갑게 식고 있는데요.  

불확실성 탓에 매매심리도 급격히 얼어붙은 모습입니다. 그야말로 풍전등화처럼 위태로운 현 부동산 시장을 경기권을 중심으로 살펴봤습니다.

 

경기권 거래절벽 상태, 집값 하락이 대세

고금리에 경기 침체가 길어지면서 부동산 시장의 약세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뚜렷한 상승 동력도 부재한 상황이라 위축된 분위기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관망세가 이어지면서 우선 거래가 꽉 막혔습니다. 경기권 거래시장만 봐도 잔뜩 움츠러든 모습인데요. 매매 거래의 활발 정도를 파악할 수 있는 지표가 있습니다. 

KB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1월 첫째 주 경기 부동산 매매거래 활발지수는 지난해 9월 둘째 주(18.24)보다 4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 4.02로 조사됐습니다.

경기 부동산 매수 우위지수는 17.39로 조사됐는데, 지난해 2월 첫째 주(17) 이후 가장 낮은 수치입니다. 지난주(12월 25일)의 20선도 무너졌습니다.

이는 시장에 매수자의 관심보다 매도자 문의가 훨씬 더 많아 부동산 거래가 얼어붙었다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거래절벽 상태가 지속되면서 집값 하락세도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경기의 매매가격 전망지수는 지난해 12월 기준 83으로, 같은 해 3월(82.5)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9월 이후 기준선인 100 이하로 떨어져 3개월 연속 집값 하락 전망이 우세한 상황입니다.

 

엇갈리는 남부와 북부...경기도 집값 동상이몽

거래시장이 급속도로 냉각된 가운데 경기권은 지역적인 양극화 현상도 심화되고 있습니다. 지역별로 집값 변동률 추이가 갈리는 양상입니다. 

크게 남부권과 북부권으로 아파트값 희비가 엇갈리고 있습니다. 우선 경기 북부권 집값은 5% 이상 크게 하락했습니다.  

북부권에 속하는 일산 서구와 동두천, 의정부는 8~10% 가량 큰 폭으로 떨어졌고, 광주, 양주, 남양주도 5~-6%대 하락폭을 보이고 있습니다. 

반면 성남 수정구와 과천, 광명이 속한 경기 남부권 집값은 4~5%대 상승률을 보이며 침체 속에도 나름 선방하고 있습니다. 

강남과 인접한 남부권은 일자리, 교통 등의 메리트로 북부권과 비교해 그나마 집값 회복이 빠른 편인데요. 

하지만 이 같은 흐름에도 시장의 대세 상승 사이클이 올해 당장 나오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재작년부터 시작된 조정장이 올해를 지나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조정을 거쳐 반등에 성공해도 큰 폭의 상승이 아닌 하락과 상승을 거치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야 본격적인 상승장에 진입한다는 게 다수의 관측입니다. 

 

하향조정 사실상 불가피… 당분간 관망세 유지 

현장에서도 불확실성 지속에 따라 매수문의가 없다시피한 데다 거래도 급매물 위주로 간헐적으로 발생하다 보니 하향조정이 사실상 불가피하다고 이야기합니다. 

"(광명에서) 실입주할 급매가 9억2천. 저층은 (급매가) 8억대도 있어요. 그쵸. 네. 지금 이 가격도 떨어져 있는 상태에요. 그쵸. 있어요 있기는. 나와 있는 것들은. 거래는 많지는 않죠. 요즘 매매보다는 전월세를 많이 보시는데”(광명동에 위치한 K공인중개업소)

사실 집값 급락세가 멈춘다 해도 고금리 부담을 덜어내지 못하면 경기 불안이 계속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일단 최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현 3.5%로 동결한 만큼 적어도 6개월 이상은 금리 인하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데요. 

이처럼 금리 인하 여부가 불투명한데다 대출 규제 강화, 공사비 상승, 총선 영향, 부동산 PF 위기에 따른 공급 부족 우려 등 약세가 지속될 수밖에 없는 악재들만 산적해 있습니다. 

한동안 집값이 제자리걸음이거나 하락세를 벗어나기 어렵다는 이야기입니다. 상승 전환의 여지가 보이는 않는 가운데 부동산 시장은 현재의 관망세를 당분가 유지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