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號 우리금융, 성장세 ‘뚝’…낙하산 인사 한계 드러나나

배당락 시즌 앞두고 배당 관련 관심 높아지며 금융주 주목받아 하나-우리 23년 연간 예상수익 격차 22년 대비 2배이상 벌어질 듯

2024-01-17     정소유 기자

2024년이 시작한지도 어느새 보름이 넘어갔습니다. 올해는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들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높아지며 주식에 대한 관심이 다시 한번 높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특히 겨울철 배당락 시즌을 앞두면서 배당주가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대표적 배당주인 금융주에 대한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실제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 주요투자자인 외국인의 4대 금융지주의 수급동향을 살펴보면 1월 2일부터 16일까지 KB금융 2010억 원, 신한지주 426억 원, 우리금융지주 170억 원을 순매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배당액을 먼저 확인하고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금융당국이 '배당 절차 개선방안'을 발표했는데 금융사들이 배당 절차를 개선안을 받아들인 것도 외국인 수급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측됩니다.

이처럼 금융주가 관심을 받고 있지만 4분기 실적 발표에서는 아쉬운 결과를 내놓을 것으로 보입니다. 상생금융과 관련해 각 은행별로 2000억 원 이상의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최근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순이자마진(NIM)도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입니다.

이외에도 최근 워크아웃을 신청한 태영건설 등을 비롯한 부동산 PF 관련 대손충당금 발생에 따른 대손비용도 크게 반영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다 보니 4대 금융지주의 23년 4분기 실적은 전분기 대비 크게 감소할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교보증권 리서치센터 자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의 23년 4분기 예상수익은 하나금융이 6444억 원으로 가장 많은 수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하나금융이 4대 금융지주 중 1위긴 하지만 3분기 당기순이익 9570억 원과 비교하면 32.7% 감소한 수치입니다. 2위는 신한금융으로 5983억 원의 수익을 거둘 것으로 예측됐으며 3위는 KB금융으로 4766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4위는 우리금융으로 3327억 원의 수익을 거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KB금융과 우리금융은 3분기 대비 60% 이상의 감소가 예상돼 4대 금융지주 중 타격이 상대적으로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4분기 예상실적을 포함한 23년 연간 예상수익에서도 4대 금융지주 중 2곳은 22년 대비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2곳은 감소할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리딩금융 입지 굳히기에 들어간 KB금융은 23년 연간 수익은 4조 8470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며 22년 당기순이익 4조 3948억 원 대비 10.3%가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2위는 신한금융으로 23년 연간 수익은 4조 4166억 원으로 예상됩니다. 이는 전년 당기순이익(4조 6423억 원)대비 4.9% 감소할 전망입니다.

3위는 하나금융으로 23년 연간 수익은 3조 6223억 원을 기록하며 22년 당기순이익 3조 5224억 원에 비해 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4위는 우리금융으로 23년 연간 수익은 2조 7709억 원을 기록할 전망됩니다. 22년 당기순이익 3조 1417억 원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무려 11.8%나 감소한 수치입니다.

우리금융은 3위인 하나금융과의 격차가 22년에는 4107억 원에 불과했지만 예상대로 실적이 나올경우 23년에는 8500억 원 이상 차이가 벌어지는 상황입니다. 지난해 3월 임종룡 회장이 취임사에서 “1등 금융그룹이 되기 위한 우리금융의 새로운 항해가 시작될 것”이라고 이야기했던 내용을 생각해봤을 때 임종룡 회장 취임 후 1년 가까운 시간이 지났음에도 3위와의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습니다.

특히나 우리금융은 연간 수익이 4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두 자릿수 이상의 감소폭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에 업계에서는 임종룡 회장의 관치주의 인사가 다시금 도마 위에 오르고 있습니다. 전 금융위원장 출신인 임종룡 회장은 재경부, 금융위 후배인 박정훈 전 금융정보분석원 원장을 지난해 7월 우리금융 자회사인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대표로 임명한 바 있습니다.

금융주 실적과 관련해 교보증권 김지영 연구원은 “은행 전반적으로 상생금융이랑 추가충당금 설정 등 1회성 비용이 다수 발생해 4분기 실적은 좋지 못한 편”이라며 “우리금융의 경우 은행 이외의 자회사들에서 나오는 수익이 다른 금융지주에 비해 적었기에 상대적으로 실적이 좋지 않게 보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지영 연구원은 또한 “올해 은행권은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대출성장이 예상되고 가계대출도 한 자릿수의 성장률은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다만 시장금리 하락으로 인한 NIM 하락이 예상되다 보니 이자수익은 소폭상승 하거나 23년과 비슷한 흐름을 유지할 것으로 본다”고 언급했습니다.

금융주는 이전부터 고배당주로 주목을 받아온 가운데 분기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환원정책을 24년에도 이어갈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