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G손해•KDB생보 지급여력 여전히 '불안'

지난해 9월 말 기준 경과조치 후 지급여력비율 224.2% 전분기 比 소폭 증가 신한EZ손해보험, 지급여력비율 전분기 대비 247.3%p 떨어지며 생보사·손보사 통합 1위

2024-01-16     정소유 기자

보험사의 자본 건전성이 전분기 대비 소폭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이 발표한 23년 9월 말 보험회사 지급여력비율 현황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경과조치 후 지급여력비율(K-ICS)은 224.2%로 전분기(223.6%)보다 0.6%p 올랐습니다. 경과조치 전 보험사의 K-ICS 비율은 201.8%로 전분기(201.7%) 대비 0.1%p 상승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지급여력비율이란 가용자본을 요구자본으로 나눈 비율을 의미합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1월부터 자산·부채 시가평가 기반의 새로운 지급여력제도(이하 K-ICS)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보험사가 새로운 지급여력제도를 적용할 경우 지급여력비율이 급격히 떨어질 수 있어 금감원은 보험사로부터 경과조치 신청을 받았습니다.

경과조치란 보험사 K-ICS 비율이 안정적인 수준에 이를 때까지 신규보험리스크, 주식리스크 등을 단계적으로 적용하는 조치입니다. 경과조치를 신청하면 지급여력비율이 100% 아래로 내려가더라도 적기시정조치(제재)를 최대 5년간 유예할 수 있습니다. 이렇다 보니 지난해 총 19개 보험사(생명보험사 12개, 손해보험·재보험사 7개)가 경과조치를 신청해 적용받고 있습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경과조치 후 생보사의 K-ICS 비율은 224.5%로 전분기보다 0.2%p 올랐으며 손보사의 K-ICS 비율은 223.8%로 동기간 1.1%p 높아졌습니다. 경과조치 전 생보사 K-ICS 비율은 195.9%로 2분기 대비 0.3%p 하락했으며 손보사 K-ICS 비율은 210.6%로 2분기보다 0.6%p 상승했습니다.

지급여력비율 변동 주요 원인으로 가용자본과 요구자본이 모두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23년 9월 말 경과조치 후 K-ICS 가용자본은 261조 7000억 원으로 전분기보다 2조 2000억 원 증가했습니다. 이는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보험부채 감소효과 등으로 인해 기타포괄손익누계액이 1조 8000억 원, 신계약 유입에 따른 조정준비금이 1조 1000억 원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같은 기간 요구자본은 116조 7000억 원으로 2분기보다 7000억 원 증가했습니다. 주식과 외환위험 등 시장리스크는 9000억 원 감소했지만 해지위험과 생명·장기손보리스크가 각각 3조 6000억 원, 2조 2000억 원 늘어난데 따른 것입니다.

회사별 지급여력비율을 살펴보면, 생보사 중에선 K-ICS 비율(경과조치 전 기준)이 라이나생명(317.0%), 메트라이프생명(282.4%), KB라이프생명(277.0%), AIA생명(234.0%), 삼성생명(220.5%), 신한라이프(209.4%), BNP파리바 카디프생명(205.4%) 순으로 높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손보사 중에서는 신한EZ손해보험(406.8%), ACE손해보험(304.0%), AIG손해보험(280.6%), AXA손해보험(280.6%), 삼성화재(263.3%), 메리츠화재(230.8%), 농협손해보험(226.1%) 등이 높았습니다.

다만 신한EZ손해보험의 경우 가장 높은 지급여력비율을 기록했지만 2분기(654.1%) 대비 247.3%p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생보사·손보사 통틀어 가장 많이 감소한 곳으로도 확인됐습니다.

지급여력비율이 높은 곳들도 있지만 걱정스러운 보험사들도 확인됐습니다. MG손해보험과 KDB생명의 경우 금융당국의 자본여력비율 권고치인 150%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실제 MG손해보험은 경과조치 적용 전후 기준 K-ICS 비율이 각각 50.1%, 64.5%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경과조치 적용 후에도 K-ICS 비율이 전분기(80%)보다 15.5%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 자본 건전성에 대한 우려를 키웠습니다.

KDB생명도 MG손해보험에 비해서는 나았으나 경과조치 적용 후 기준 K-ICS 비율이 134.1%에 불과했으며 2분기(140.7%)와 비교해서도 6.6%p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한편 MG손해보험은 M&A시장에 나와있는 상태입니다. 이렇다 보니 영업적으로 부진한데다 금리 상승으로 인해 회사가 보유한 채권과 수익증권에서 손실이 난 부분도 반영된 영향이라는 것이 금감원 관계자의 전언입니다.

금감원 한 관계자는 "보험사의 지급여력비율은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금리, 환율 등 변동성이 확대되며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충분한 지급여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감독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