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구 억대 하락 속출… 리센츠 3.6억 하락거래 나와

2024-01-16     김영환 기자

잠실 리센츠, 신천동 장미… 억대 하락거래 속출

갑진년 연초에 몰아치는 주택시장 한파에 전통의 ‘강남 3구’ 송파마저 힘없이 꺾이고 있습니다. 잠실 리센츠, 신천동 장미, 문정동 올림픽훼밀리타운 등 주요 단지를 중심으로 억대 하락거래가 속출하면서, 1월 2주 기준으로 서울 자치구 가운데 가장 큰 하락 폭을 기록했습니다.

국토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잠실동 리센츠 전용 84㎡는 1월에 22억 2,500만 원으로 실거래가 성사되었습니다. 당장 지난해 10월만 해도 25억 9천만 원으로 거래된 타입입니다. 불과 3개월 사이 3억 6,500만 원이 하락했습니다.

리센츠와 함께 잠실동 ‘엘리트’(엘스·리센츠·트리지움)로 불리며 상위권에 군림해 온 엘스도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1월에 전용 84㎡가 22억 4,000만 원으로 거래되었는데요. 지난해 고점(8월, 25억 원)에 비해 2억 6천만 원 낮은 가격으로 실거래가 성사됐습니다.

올해 1월 하락거래는 사실상 송파구 전역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문정동 올림픽훼밀리타운 전용 84㎡도 1월에 지난해 고점(9월, 17억 7천만 원)보다 1억 7천만 원 낮은 가격에 손바뀜이 있었고, 신천동 장미2단지도 전년 고점 대비 1억 7천, 거여동 송파위례리슈빌 전용 105㎡도 전년 고점 대비 3억 7,700만 원 하락거래가 나왔습니다.

주요 단지를 중심으로 큰 폭의 하락거래가 등장하면서 지수도 급락하고 있습니다.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한 1월 2주 차(2024.1.8.) 주간아파트동향 자료에 따르면, 송파구는 전 주 대비 0.11% 하락해 0.07% 하락한 동작구와 노원구를 제치고 서울에서 가장 집값이 많이 하락한 자치구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송파구는 사실 강남 3구 중에서는 그나마 합리적인 가격으로 진입이 가능해 갭투자가 유행해 왔다. 그만큼 상승폭도 높았는데, 주택시장이 침체되면서 조정을 큰 폭으로 받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부동산 프롭테크 아실 자료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에서는 2023년 2월 이후 1년간 331건의 갭투자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서울에서 가장 많은 수치입니다. 서울 갭투자의 성지로 꼽히는 노원구는 318건으로 2위를 기록했습니다.

 

분양권 매물도 쌓이기만 해… 1.5억 마피(마이너스피)까지 등장

실거래가가 현저하게 하락하면서 거래도 끊겼습니다. 집값이 계속해서 내린다면 지금 집을 살 이유가 없어서죠. 실거래가 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10~12월) 기준 아파트 거래량은 365건(집계 중)에 불과합니다. 2분기에 기록한 860건 대비 절반도 되지 않습니다.

거래가 끊기니 아파트 매물은 쌓이고만 있습니다. 지난해 연초에 3,600여 개까지 줄었던 매물은 9월에 5,899개(9.15.)까지 치솟은 후 보합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현재(1.16.)도 5,495개로 4개월이 지났으나 소량 소화되는 데 그쳤습니다.

분양권 시장도 맹렬히 추락하고 있습니다. 한때 수천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던 분양권조차 억대 마피 매물이 등장했죠. 아남아파트를 리모델링한 ‘송파 더 플래티넘’에서는 마피 1.5억 원 수준의 매물이 나왔습니다. 원래는 14억 7,260만 원으로 분양한 전용 65㎡ 분양권 호가가 13억 2,260만 원까지 내려왔습니다. 로열층에 해당하는 13층 매물인데도 일주일 넘게 거래되지 않고 있습니다.

송파 더 플래티넘이 비인기 단지도 아닙니다. 일반분양을 진행한 2022년 1월 당시 29가구 일반공급에 청약자가 7만 5,382명에 달했죠. 평균 경쟁률이 2,599대1에 달하는 대흥행을 기록한 단지였는데, 지금은 억대 마피로도 새 주인이 나서지 않는 상황입니다.

현지 공인중개사 A씨는 “실제 현장에는 1억 5천만 원보다 더 내린 마피 매물도 많다. 워낙 분양가가 높았기 때문에, 운 좋게 전세를 빼더라도 잔금 부담이 6억이 넘는다. 지금이라도 털고 나가고 싶어 하는 보유자들도 많지만, 찾는 사람이 전혀 없어 냉가슴만 앓는 중”이라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