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만에 2억 빠졌다”...20억 찍던 고덕 집값 '뚝'
고덕아르테온 84㎡C, 한 달 만에 16.5억→14.5억
강동 고덕지구 일대 집값이 연초부터 고꾸라지고 있습니다. 좋은 시절에는 재건축으로 공급된 신축 아파트 전용 84㎡가 20억으로 거래되며 “이제 강동구 포함 강남4구”라고 떠들썩하기도 했었던 곳인데요. 2023년 연말 들어 확 꺾인 매수심리에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고덕에서는 해가 바뀌자 마자 2억원이 떨어진 단지가 나왔습니다. 고덕아르테온 전용 84㎡ C타입은 지난해 12월 23일에 최고 16억 5천만 원으로 거래되었는데, 지난 1월 6일에 14억 5천만 원으로 손바뀜이 있었습니다. 보름도 되지 않아 2억 원이 추락한 셈입니다.
이 단지에는 지난해 고점 대비 3억 원 넘게 빠진 타입도 있습니다. 전용 84㎡ A타입은 지난해 9월에 16억 8천만 원으로 거래됐습니다만, 두 달이 흐른 11월에는 13억 1,500만 원으로 거래가 성사되었습니다. 낙폭이 3억 6,500만 원에 달합니다.
일대 대장주로 꼽히는 고덕그라시움에도 지난해 고점 대비 억대 하락거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전용 84㎡ D타입은 지난해 9월 최고 17억 2천만 원으로도 거래됐으나, 올해 1월에는 15억 5천만 원에도 거래가 성사됐습니다. 4개월 만에 1억 7천만 원이 하락했습니다.
2021년에 20억 원으로 거래되며 시장을 놀라게 한 전용 84㎡ C타입은 10월에 16억 8천만 원으로 팔렸습니다. 이 타입도 현재 호가는 15억 7천만 원까지 하락했습니다만 연말 들어 거래가 뚝 끊겼습니다. 20여개 매물이 적체되고 있죠.
소형 면적도 속수무책입니다. 지난해 8월만 해도 고덕그라시움 전용 59㎡ A타입은 13억 3,500만 원에 거래가 성사됐었는데, 12월에는 11억 5천만 원에도 거래됐습니다. 4개월 만에 1억 8,500만 원이 하락한 겁니다.
1월 들어 4건 거래 신고… “하락 본격화” vs “거래 늘어”
고덕지구는 올해에도 상당기간 조정이 예상되는 상황입니다. 실제로 1월 10일까지 신고된 1월 중 4개 거래는 모조리 하락거래입니다. 앞서 확인한 고덕아르테온과 고덕그라시움 이외에도 고덕숲아이파크 전용 59㎡ A타입은 5월 대비 7천만 원, 전용 84㎡ A타입은 7월 대비 6,500만 원 낮은 가격에 거래된 바 있습니다.
거래량도 바닥을 쳤습니다. 국토부 실거래가 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고덕지구가 위치한 고덕동·상일동 일대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지난해 8월에 83건을 기록한 후 11월에는 22건까지 줄었습니다. 2개 동 재고 아파트(임대 제외)만 2만 3,562세대(부동산114)라는 점을 고려하면 거래가 거의 없었던 셈입니다.
반면 낙관적인 전망도 있습니다. 집값이 하락하자 매수세가 붙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현지 공인중개사 A씨는 “호가가 내려오면서 매수문의가 체감상 꽤 늘었다. 개학 시즌이 되기 전에 계약을 마무리하려는 수요가 몰리면서 급매 위주로 거래가 꽤 체결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실제 매물 재고량도 감소하는 추세입니다. 부동산 프롭테크 아실이 집계한 고덕동·상일동 아파트 매물량은 지난해 11월 4일 기준 1,163세대로 3년 내 역대 최고치를 갱신했는데요. 올해 들어 1,000건 내외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고덕지구는 재건축 성과로 대규모로 신축이 입주한 지역으로, 강남접근성도 좋아 수요가 상당한 지역이다. 지금 상황에 하락거래가 등장했다는 건 그래도 매물이 쌓이고 거래절벽이 이어지는 다른 지역과 달리 매수자가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