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 철옹성 ‘마용성’ 날개 없는 추락…억 단위로 ‘뚝뚝’

2024-01-10     박지혜 기자

연초부터 부동산 시장은 적신호가 켜진 모습입니다. 소폭 하락을 넘어 억대로 떨어지는 곳들이 있습니다. 서울에서도 인기 주거지로 꼽히는 마·용·성이 대표적인데요. 가파른 하락세에 흔들리는 마·용·성 부동산 시장을 살펴봤습니다.

 

연초부터 서울 집값 하락세… ‘마·용·성’ 집값도 꺾였다 

시장 침체 속에 연초 서울 집값도 속절없는 하락세입니다. 지난해부터 서서히 회복 움직임을 보이다가 다시 하락 전환하며 낙폭을 키우는 모습입니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가격동향에 따르면, 올해 들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04% 떨어지며 5주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습니다. 하락폭도 전주(-0.03%)보다 확대됐는데요.

서울 25개 구 가운데 가격 변동 없이 보합세를 보인 용산구와 광진구를 제외하고, 모든 자치구에서 하락 기조를 유지했습니다.

그 동안 집값을 견인하던 강남3구가 하락세에 올라탄 가운데 비강남권 역시 하락 분위기를 피하지 못했습니다. 

이렇다 보니 지난 수년간 강북의 상승 흐름을 이끌어온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집값마저 하락세로 접어들었습니다. 실제로 마포구와 성동구는 모두 0.02% 하락세를 나타냈고, 4주간 하락과 보합을 반복하던 용산구도 보합 수준에 머물며 플러스 변동률로 돌아서지 못했습니다.

지난해 지표만 봐도 마·용·성 집값은 마이너스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요.

한국부동산원의 아파트 매매가격지수(2022년 11월~2023년 11월)를 살펴본 결과, 마포구는 4.41%로 서울 평균(4.95%)과 비슷한 하락폭을 보였습니다. 마포구와 함께 용산구와 성동구도 각각 3.23%, 2.08% 떨어졌습니다. 

 

9~15억대 고가 아파트 집값 뒷걸음질… 2차 하락 신호 우려도     

실거래도 하락 거래가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마·용·성 개별단지를 중심으로 하락세가 두드러졌는데요. 

일례로 용산구 이촌동 우성 전용 58㎡는 지난해 12월 13억6200만원에 거래됐습니다. 직전 최고가 거래인 16억5000만원(2021년 9월)보다 3억원 가량 하락한 가격입니다. 

용산구 이촌동 동부센트레빌의 경우 전용 100㎡가 지난해 12월 18억3000만원에 매매돼, 같은 해 4월 거래된 22억3000만원보다 4억원 하락했습니다.    

성동구와 마포구도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성동구 성수동2가의 성수우방2차 전용 84㎡는 지난 1월 9억5000만원에 거래됐습니다. 지난해 12월 거래가격(10억5000만원)과 비교해 한 달새 1억원이 하락했습니다. 

마포구 대흥동 신촌그랑자이는 전용 59㎡가 지난해 12월 14억9000만원에서 13억8000만원으로 1억원 이상 떨어졌고, 마포구 용강동의 e편한세상 마포 리버파크 전용 59㎡는 지난해 8월 14억8500만원에 거래돼 1년 전보다 8500만원 떨어졌습니다.

그간 고금리 여파와 함께 지난해 특례보금자리론 일반형 중단으로 6~9억원대 중저가 아파트들이 밀집한 지역들에서 주로 하향세를 보였다면, 이제는 반등세를 보여왔던 지역에서도 집값 하락 등 위축된 모습이 나타나고 있는 것입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서울 강북권의 대표 상급지로 불패 신화를 쓰던 마·용·성도 몸값을 낮춘 거래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이런 흐름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입니다. 고금리 기조, 대출 규제 강화, PF위기 등 불확실성이 큰 탓에 시장 분위기가 쉽게 풀리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들도 매수심리가 큰 폭으로 위축된 만큼 당분간 가격 조정기를 거칠 것으로 관측하는데요.

부동산 전문가 P씨는 ”과거 집값을 견인하던 지역들이 이제 서울 전반의 집값을 끌어내리는 형국이다. 물론 아직까진 크게 오르지도 떨어지지 않는 박스권에서 움직이고 있다지만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하향 조정되는 분위기는 맞다. 집값이 완연한 하락세를 보이면 본격적인 2차 조정기에 접어들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당분간 하락폭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