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아파트 매매·전세시장 역대급 하락… 내년 역시 가격 하락이 ‘대세’

2023-12-29     박지혜 기자

2023년 주택시장은 그야말로 하락기의 정점을 찍은 한 해였습니다. 고금리 여파에 경기 침체 등이 맞물려 매매와 전세 모두 동반 침체 양상을 보였는데요. 지역 구분 없는 하락장 속에 가장 크게 하락한 지역은 어딘지 들여다보고, 내년 주택시장 전망도 알아봤습니다. 

 

올해 매매시장 극심한 침체기… 전국 집값 25년 만에 최대 하락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주택 매매시장은 종잡을 수 없는 하락세로 극심한 침체기를 겪었습니다. 

실제로 전국 아파트값은 IMF 외환위기를 겪던 1998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는데요. 

KB국민은행의 월간 시계열 통계에 따르면, 올해 시도별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 지역에서 하락세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전국 아파트값과 서울 아파트값은 25년 만에 최대 하락폭을 보였습니다. 

지난해 말 대비 전국 아파트값은 6.72% 하락했고 서울 역시 올해 -6.28% 변동률을 기록하며 1998년 IMF 외환위기 이후 가장 많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인천의 경우 집값 변동률이 -9.68%로 전국에서 가장 많이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으며, 경기(-8.57%) 등도 10%에 가까운 낙폭을 보였습니다. 

수도권 외 지방에서는 대구 아파트값이 가장 큰 폭(-9.3%)으로 떨어졌습니다. 지난해부터 미분양 위험이 높았던 대구는 올해도 침체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며 하락세가 두드러졌는데요. 

이밖에 △대전(-5.75%) △광주(-5.41%) △부산(-7.74%) △울산(-6.02%) 등 5대 광역시의 매매가격도 5% 이상의 하락폭을 기록했습니다.

 

전셋값도 일제히 내림세… 대구 하락률 전국에서 가장 높아 

수도권과 광역시를 포함한 아파트 매매가격이 일제히 내림세를 보인 가운데 전세가격도 이와 동일한 흐름을 보였습니다. 

올해 전국 기준 전셋값은 7.76% 떨어졌고, 서울(-8.36%)을 비롯한 경기(-9.22%), 인천(-11.74%) 등 수도권은 9.28% 하락했습니다. 10%에 가깝거나 10%가 넘는 낙폭을 보였는데, 이는 1998년 이래 가장 큰 폭의 하락이었습니다. 

매매가격 하락폭이 지방에서 가장 컸던 대구는 전셋값에서도 하락세가 두드러졌습니다. 2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대구 전셋값은 12.37%까지 빠지며 전국에서 가장 높은 하락률을 기록했는데요. 

입주 물량이 일시에 쏟아지며 미분양이 적체된 대구는 전셋값마저 급락하면서 올해 상당한 어려움을 겪어야만 했습니다. 

이외에도 부산, 울산 등이 8.64%, 10.34% 떨어지며 전셋값 하락세가 두드러졌고, 기타 지방에서는 충남이 7.06%로 높은 하락률을 보였습니다.

2020년 임대차 3법 도입으로 치솟다가 지난해 하락 전환한 전셋값은 올해 상반기 들어 거침없는 내림세를 이어갔는데요. 지난 3년간 폭등과 폭락을 오갔지만 특히 올해는 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임차인의 대출 이자 부담이 가중되면서 모든 지역에서 전셋값 약세가 불가피했습니다.

 

내년에도 하락장 계속… 변수 많은 만큼 빠른 회복 어려워

이처럼 올해도 높은 금리, 경기 침체, 공사비 증가, 분양가 상승, 부동산PF 위기 등 복합적인 악재로 주택시장이 고전했습니다.  

이렇다 보니 내년에도 집값 회복은 쉽지 않아 보입니다. 주택시장을 어렵게 하는 주요 원인들이 금방 해소되기 보다 내년에 더 깊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내년에는 시장 침체가 이전보다 깊고 길게 이어질 것이란 전망 속에 매매가격은 대체로 하락세가 점쳐지고 있습니다. 

관망세가 짙은 상태인 만큼 상반기까진 불황 장세를 보이다 하반기부터는 금리 인하를 전제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게 다수의 전문가들 의견입니다. 

내년 주택시장에서도 금리가 관건이 될 전망인데요. 금리가 계속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금리 인하 여부에 따라 ‘상저하고’ 흐름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반면 집값 위축에도 전셋값은 차츰 상승 전환하는 분위기입니다. 전세 물건 대비 전세 수요가 늘면서 내년 전셋값은 하락 전망보다 상승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부동산전문가 K씨는 “전세가격은 공통적으로 하락 없이 상승장이 예상되고 있지만 집값 전망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대체로 보합이거나 하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내년 상반기까진 올해 시장 상황이 그대로 이어진다는 이야기다. 상반기 시장엔 금리 외에도 4월 총선과 정책 변화, 공급 불안, 고분양가 논란 등 전반적으로 변수가 많은 터라 반등이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내다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