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증권’ 임원-직원 연봉차 ‘24배’…갈수록 벌어져

등기임원 평균 14억 8141만 원, 직원 평균 1억 5089만 원 수령해 등기임원-직원 연봉 차 대신증권 24.68배로 최고, 신한투자증권 2.69배로 최저

2023-12-20     정소유 기자

국내 주요 증권사의 등기임원과 직원의 평균 연봉이 작년말 기준 9.85배 차이 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다트)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주요 10개 증권사(미래에셋·한국투자·메리츠·KB·신한투자·삼성·NH투자·하나·대신·키움) 등기임원(사외이사·감사위원회 위원 제외)들의 평균 연봉은 14억 8776만 원으로 나타났습니다.

등기임원은 아니지만 주요 증권사 상무·전무·부사장 등 직급을 가진 미등기임원의 평균 연봉도 5억 7570만 원으로 확인됐으며 직원들의 평균 연봉은 1억 5089만 원으로 조사됐습니다.

등기임원 평균 연봉 1위는 대신증권으로 나타났습니다. 대신증권은 지난해 총 3명의 등기임원이 보수총액 90억 3300만 원을 받았으며 1인당 평균 연봉은 30억 1100만 원에 달합니다.

등기임원의 평균 연봉을 끌어올린 사람은 양홍석 부회장입니다. 지난해 39억 9300만 원을 수령한 것으로 나타나며 어머니인 이어룡 회장(36억 3300만 원)을 뛰어넘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앙홍석 부회장은 기본급여로 11억 5900만 원을 받았고 회사 수익창출 등 경영활동 공로에 대한 성과급으로 28억 3200만 원을 받았습니다. 성과급 중 절반가량을 자사주 10만 6546주(13억 7500만 원)로 받은 것이 특징입니다.

대신증권은 등기임원의 평균 연봉은 업계 최고 수준인 반면, 직원 평균 연봉은 1억 2200만 원으로 주요 증권사 중 최하위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등기임원과 직원과의 평균 연봉차이는 계속해서 격차가 벌어지는 모습입니다. 2020년에는 17.58배에 불과했던 등기임원과 직원과의 연봉격차는 2021년 20.64배에서 지난해에는 무려 24.68배까지 늘어난 것입니다. 올해 상반기는 10.61배에 불과했지만 최근 2년간 연말에 총수일가에 지급되는 자사주가 늘어났던 만큼 올해도 격차가 더욱 벌어질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대신증권 다음으로 등기임원 평균 연봉이 높은 곳은 미래에셋증권입니다. 등기임원 3명이 22년 총 71억 7000만 원의 보수를 받아 1인당 평균 연봉은 23억 9000만 원입니다.

최근 경영에서 물러난 최현만 전 회장이 지난해 51억 1300만 원을 받으며 지난해 등기임원 총 보수의 71%가 넘는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현만 전 회장은 지난해 16억 6700만 원의 기본급여를 수령했고 34억 4400만 원의 성과급과 220만 원의 기타과세소득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미래에셋증권도 등기임원의 평균 연봉은 업계 상위권이지만 직원 평균 연봉은 1억 4100만 원으로 타증권사 대비 연봉이 낮은 편입니다. 등기임원과 직원과의 평균 연봉차이는 16.95배로 조사됐습니다.

주요 증권사 중 등기임원의 평균 연봉이 세 번째로 높은 곳은 한국투자증권입니다. 등기임원 4명이 지난해 총 90억 2300만 원의 보수를 받아 1인당 평균 연봉은 22억 5600만 원입니다.

한국투자증권에서는 정일문 부회장이 55억 1825만 원을 수령하며 등기임원 중에서 가장 많은 보수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지난해 8억 4880만 원의 기본급여를 수령했으며 46억 6945만 원의 성과급을 받았습니다. 이는 김남구회장(35억 496만 원)보다 57%이상 많이 받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투자증권의 직원 평균 연봉은 1억 6009만 원으로 타증권사 평균 대비 연봉이 높은 편입니다. 등기임원과 직원과의 평균 연봉차이는 14.34배입니다.

주요 증권사 중 등기임원의 평균 연봉이 네 번째로 높은 곳은 메리츠증권으로 확인됐습니다. 등기임원 2명이 지난해 총 38억 3889만 원의 보수를 받아 1인당 평균 연봉은 19억 1944만 원입니다.

메리츠증권은 최희문 부회장이 등기임원 총 연봉의 대다수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희문 부회장은 지난해 37억 194만 원을 수령한 것으로 확인됐는데 이중 28억 7000만 원이 성과급입니다. 기본급여는 8억 원이며 3194만 원은 기타 근로소득으로 조사됐습니다.

메리츠증권의 직원 평균 연봉은 2억 29만 원으로 타증권사보다 연봉이 매우 높은 편입니다. 연봉은 높은 수준이라 등기임원과 직원과의 평균 연봉 차이는 9.58배로 확인됐습니다.

등기임원의 평균 연봉이 다섯 번째로 높은 곳은 삼성증권입니다. 등기임원 3명(일신상 이유로 사임한 사내이사 1명 포함)이 지난해 총 46억 7700만 원의 보수를 받아 1인당 평균 연봉은 15억 5900만 원입니다.

삼성증권 등기임원 중 가장 많은 연봉을 수령한 사람은 사재훈 전 채널영업부문장(부사장)으로 확인됐습니다. 다만 사재훈 전 부사장의 경우 퇴직금 13억 1900만 원이 포함된 총 22억 6400만 원을 받았습니다. 이로 인해 퇴직금을 제외한 실질적으로 등기임원 중 장재훈 대표이사(19억 300만 원)가 가장 많은 연봉을 챙긴 것입니다.

삼성증권의 직원 평균 연봉은 1억 3200만 원으로 연봉이 낮은 편이며 등기임원과 직원과의 평균 연봉 차이는 11.81배로 확인됐습니다.

이외에도 등기임원의 평균 연봉은 NH투자증권(12억 600만 원), 하나증권(7억 6500만 원), 키움증권(7억 6016만 원), KB증권(5억 6200만 원), 신한투자증권(3억 8600만 원)순으로 나타났습니다.

등기임원과 직원과의 평균 연봉 차이는 신한투자증권이 2.69배로 차이가 가장 적었으며 KB증권 3.69배, 하나증권 5.16배, 키움증권 5.6배 순으로 낮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는 실적에 따른 성과급을 기본급보다 많이 지급하는 사례는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고 많은 성과급 지급이 실적견인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좋은 성적을 내기도 한다”며 “하지만 증권사 내에서 직원간 연봉격차가 크게 벌어지면서 오는 상대적 박탈감이나 최근 우려가 증폭되고 있는 부동산 PF관련 사태에서 제기되고 있는 도덕적 해이 등의 문제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성과급 지급에 보다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올해도 이제 영업일 기준으로 열흘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주요 증권사의 연봉 추이가 어떻게 변했을지도 주목해볼 필요가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