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시중은행, 부실대출 3조 넘었다…우리은행 부실대출 증가율 ‘1위’
4대 시중은행 중 KB국민은행만 1년 전 대비 유일하게 NPL잔액 감소해 우리은행, 지난해 동기 대비 대출 연체율 증가도 1위 기록
4대 시중은행에서 빌려줬지만 돌려받지 못할 수 있는 돈이 3조 원을 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4대 시중은행(KB·신한·하나·우리)의 3분기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NPL'(고정이하여신)잔액은 3조 3049억 원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는 1년 전 동기(3조 3325억 원)와 비교하면 소폭 줄었지만 결코 적지 않은 금액입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우리은행이 올해 3분기 NPL잔액은 6770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5230억 원) 대비 1540억 원(29.4%)이 늘어나며 4대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어 하나은행이 같은 기간 930억 원(6760억 원→7690억 원), 신한은행도 동기간 740억 원(7960억 원→8700억 원)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반면 4대 시중은행 중 KB국민은행만 유일하게 줄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3분기 1조 3645억 원에서 올해 3분기 9889억 원을 기록하며 3000억 원 이상 감소했습니다.
여기서 NPL이란 금융기관의 대출금 중 3개월 이상 연체된 여신과 채권재조정, 법정관리·부도 등으로 회수되기 어려운 대출을 말합니다.
은행의 대표적인 건전성 지표인 NPL 비율은 4대 시중은행 중 신한은행이 가장 높은 0.27%를 기록했습니다. 이어 KB국민은행 0.26%, 하나은행 0.23%, 우리은행 0.22% 순으로 확인됐습니다.
NPL 비율이란 은행이 보유한 총여신(대출) 중에서 고정이하여신의 비중을 나타내는 지표로 은행의 부실채권 현황을 나타냅니다. 이 비율이 낮을수록 은행의 여신 건전성이 높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4대 시중은행 중 다수가 부실 대출이 늘어나자 리스크 관리 능력은 일부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리스크 관리 능력지표인 NPL커버리지비율이 2개 은행은 하락했고 2개 은행은 상승했기 때문입니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우리은행과 KB국민은행의 9월 말 기준 NPL커버리지비율은 지난해 동기 대비 하락했습니다. 우리은행은 22년 3분기 271%에서 올해 3분기 239%로 32%p 떨어졌으며 KB국민은행도 같은 기간 24.5%p(252.2%→227.7%)가 감소했습니다.
반면 하나은행과 신한은행의 NPL커버리지비율은 높아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하나은행의 NPL커버리지비율은 22년 3분기 207.3%에서 올해 3분기는 234.5%로 27.2%p 상승했습니다. 신한은행 역시 같은 기간 7.7%p(195.9%→203.6%) 올랐습니다.
NPL커버리지비율란 위기 상황 대비 은행의 손실흡수능력을 보여주는 지표로 대손충당금을 NPL로 나눈 수치로 이 비율이 높을 수록 NPL발 위기에 잘 대응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경기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신용대출 기준 6% 이상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자 가계와 기업 모두 상환능력이 떨어지면서 대출 연체율도 올라가고 있다는 점은 앞으로 NPL 잔액 증가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눈여겨봐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4대 시중은행 중 우리은행이 9월 말 기준 0.31%로 가장 높은 대출 연체율을 기록했습니다. 이어 하나은행 0.29%, 신한은행 0.27%, 국민은행 0.25% 순으로 조사됐습니다. 4대 시중은행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특히 우리은행의 경우 4대 시중은행 중 NPL잔액도 가장 많이 늘어났는데 1년 사이 대출 연체율까지 0.12%p로 가장 많이 늘어난 점은 우려스러운 부분입니다.
이처럼 부실대출에 대한 위험성이 늘어나는 가운데 시중은행에서는 대손충당금을 충분히 쌓으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는 반응입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고금리 기조가 장기적으로 지속되고 있어 개인 및 기업들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자 부실대출도 덩달아 늘어나고 있다"며 "은행권 역시 이를 인지하고 있고 이에 대비해 대손충당금을 대규모로 쌓고 상생금융을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아직 NPL커버리지비율이 당국의 권고치(100%)보다 크게 상회하고 있는 만큼 걱정할 수준은 아니지만 향후 상황에 따라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 등 조치를 취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