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청사진 그리는 압구정 아파트지구… 설계업체 깃발 꽂기 경쟁 치열

2023-11-17     박지혜 기자

해안건축, 압구정5구역 재건축 설계 맡는다…3구역도 설계 수주전 치열  

압구정 현대아파트는 대치동 은마아파트와 함께 강남 재건축의 상징으로 불리는 곳입니다. 

2000년대 초반 재건축 논의가 시작됐던 곳이 드디어 본궤도에 오르며 들썩이고 있습니다. 속속 설계업체를 선정하며 국내 최고급 신축 아파트로의 변신을 앞둔 만큼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데요. 

대표적으로 서울 강남구 압구정아파트지구 특별계획구역5 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최근 열린 임시총회에서 해안종합건축사무소(해안건축)을 재건축 설계업체로 선정했습니다.

조합원 870명이 투표에 참여한 가운데 512표를 받은 해안건축은 건원 컨소시엄(193표), 에이앤유디자인그룹종합건축사사무소 컨소시엄(138표)에 앞서며 압도적인 1위로 재건축 설계 공모에 당선됐습니다.

해안건축은 ‘트레스티지 압구정’이란 주제로 디자인 고급화에 나서, 현재 단지(13층 높이, 15개동)를 타워형 디자인이 적용된 초고층 3개동으로 재건축하는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특히 전 가구가 한강뷰를 누릴 수 있게 했고, 단지 중앙에는 3만9600㎡(1만2000평) 규모의 초대형 정원을 조성해 조합원들의 선택을 받았습니다. 

해안건축은 현재 압구정3구역 재건축 설계전에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3구역은 총 사업비만 약 6조원에 달해 사업비 기준으로는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단지로 꼽히는데요.

사실 처음 희림건축이 수주했다가 서울시 제재로 재공모 절차를 밟고 있는 압구정3구역은 희림건축과 해안건축이 다시 맞붙어 주목 받는 곳입니다. 양측은 지난 6일 재건축 청사진을 마련해 조합에 제출한 상태입니다. 

해안건축과 희림건축이 수주전에 사활을 걸고 있는 만큼 이달 말부터 표심 몰이에 본격 나설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최종 선정은 12월 9일에 이뤄질 예정입니다. 

이밖에 DA건축 컨소시엄은 압구정2·4구역의 재건축 설계권을 모두 따냈습니다. 

압구정에서 가장 먼저 설계업체를 선정한 압구정2구역은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을 모티프로 세계적인 건축가 도미니크 페로가 참여해 재건축 단지를 설계하고, 압구정4구역의 경우 최고 70층 높이의 랜드마크 주동으로 재건축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국내 최고급 단지 기대…압구정 1호 재건축 단지에 관심 쏠려 

재건축 추진이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압구정 아파트 설계안이 속속 공개되면서 최고급 단지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물론 재건축 과정에서 보면 아직 초기단계이긴 하나 사업이 완료되면 국내 최고의 신축 아파트로 거듭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가 높습니다. 

실제로 각 조합들도 압구정 1호 재건축 단지라는 타이틀을 위해 갈수록 속도를 올리는 분위기입니다. 설계사 선정 등이 빨라질수록 집값 상승 등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는데요. 

다만, 설계사 선정 과정에서 갈등이 촉발되거나 잡음이 불거지는 경우들로 어수선한 분위기도 상존하고 있습니다. 일례로 서울시 제동으로 마찰을 겪은 바 있는 3구역의 경우 순조롭게 설계업체를 뽑을 수 있을지를 놓고 촉각이 곤두서 있습니다. 

이처럼 사업을 둘러싼 잡음이 커지면 하락거래와 신고가 거래가 동시에 나타나는 혼조세가 나타나 아파트 시장도 술렁일 수밖에 없는데요.  

게다가 압구정 현대 등 주요 단지들은 추가분담금을 비롯해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에 따른 부담금 등 비용 부담이 커 사업 지연에 대한 우려도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한강변 아파트에 대한 희소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한강변 재건축 최대어로 꼽히는 압구정 아파트지구가 전국구 최고 부촌으로 거듭나기 위한 가속 페달을 밟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