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X 논란 종지부 찍은 은마아파트, 재건축 속도
은마아파트 재건축조합, GTX 노선 논란 매듭 지어
서울 강남구 재건축의 상징으로 꼽히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대치동 한복판의 가장 오래된 아파트 은마아파트입니다.
은마아파트(1979년에 준공) 분위기가 최근 다시 고조되고 있습니다. 지난 9월 조합 설립과 상가 분쟁을 마무리하면서 재건축사업이 급물살을 탔는데 가장 큰 걸림돌로 꼽히던 소송 문제까지 최근 봉합되면서 재건축이 빨라지고 있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은마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최근 제1회 대의원회를 열고, GTX-C노선의 관통을 두고 갈등을 빚었던 현대건설·국토교통부에 대한 소송을 취하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대의원회에서 ‘국토부 GTX 정보공개 청구 관련 소송 취하의 건’과 ‘현대건설 명예훼손 고소 사건 취하의 건’을 각각 가결 처리한 것인데요.
앞서 은마아파트 주민들은 GTX노선이 재건축을 앞둔 단지 지하를 관통하면 안전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이유로 설계에 반대하는 집회에 나서며 노선 변경을 요구한 바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조합은 현대건설 측이 GTX 집회와 관련해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며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고, 국토부에는 GTX 정보공개 청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처럼 그동안 GTX-C노선 설계변경을 놓고 진통을 벌였으나 결국 조합과 현대건설·국토부는 협의를 통해 곡선 반경을 줄여 최소 관통하는 방안으로 잠정 합의하고 갈등을 봉합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조합도 불필요한 고소를 취하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27년 숙원사업 은마 재건축 밑그림… 다만, 단기간에 이주까진 어려워
C노선에 관한 갈등이 매듭지어지면서 은마아파트 재건축사업이 급물살을 탈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내년 1월 시행되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의 첫 수혜 단지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는데요.
사실 은마아파트는 재건축사업이 시작된 1988년 이후 여러 차례 발목이 잡히며 속도를 내지 못했습니다. 1996년 재건축 추진위를 발족했지만 세 차례 안전진단에서 탈락하는 고배를 마셨으며, 주민 간 이견과 갈등, 정비계획 수립 좌초 등을 겪으며 사업이 지지부진하게 흘러갔습니다.
이에 조합 측은 층수 변경안을 포함한 정비계획 수정과 사업시행인가를 동시에 진행해 그동안 답보 상태였던 사업 속도를 끌어올리겠다는 입장입니다. 내년 10월 사업시행인가를 목표로 2025년에는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후 이주에 들어가겠다는 계획입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대는 벌써부터 높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여러 갈등과 행정 문제 등이 차차 해결되면서 매물은 줄고 가격은 오르는 있다는 게 현장의 전언입니다.
다만, 아직 사업 진행을 위해 여러 단계가 남아있는 만큼 오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입니다. 일각에선 7년 만에 입주한 서초 푸르지오 써밋(2017년 입주)의 사례를 미뤄볼 때 이주까지 최소 10년은 걸릴 것으로 예측하고 있는데요.
강남 한복판에 자리한 4424가구 규모의 은마아파트는 워낙 큰 규모 탓에 강남 재건축의 상징으로 불려왔습니다. 은마아파트가 정비사업에 탄력을 받아 서울의 대표 재건축 단지로 거듭날 그날을 기대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