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도강 3개 구조차 상승 반전' 고민 깊어지는 대기수요

2023-08-17     김영환 기자

드디어 어두운 터널 벗어난 노도강

 

결국 노도강까지 오르기 시작합니다. 거래량이 부쩍 늘어난 가운데 일부 단지에서는 직전 거래 대비 억대 상승을 기록하는 단지들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노도강이 드디어 길고 어두운 터널을 벗어나는 것처럼 보이는데요. 앞으로도 과연 괜찮을까요?

 

동시에 오르기 시작한 노도강, 서울 전역 상승전환 성공

사진 : 리얼캐스트TV

노원구와 도봉구, 강북구 아파트 매매가격이 일제히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3개 구 매매가격지수는 지난 7월 24일 기준으로 0.02~0.08% 오르며 상승 전환에 성공했습니다.

노도강 3개 구가 다 같이 손잡고 매매가격지수가 오르던 시절은 2021년 12월 20일이 마지막입니다. 자그마치 83주 전으로, 집값이 본격적으로 꺾이던 무렵과 일치하는 시점입니다.

노도강 3개 구가 동시에 상승하자 시장에서도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3개 구가 동시에 상승을 시작했던 ‘19년 7월 15일, ’20년 6월 8일 이후 서울 전역이 장기간에 걸쳐 큰 폭으로 상승한 경험을 상기시키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서울은 노도강이 상승대열에 합류하면서 7월 17일 기준으로 모든 자치구가 하락을 벗어난 상황입니다.

거래량도 꾸준하게 상승해 왔습니다.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22년 11월에 노도강 3개 구 합산 72건에 불과하던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6월에 500건까지 늘었습니다. 물론 집값이 치솟던 시기의 거래량에 비할 바가 아니지만, ’21년 7월 상승 초입 직전에도 거래가 500건 미만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희망적 전망에도 어느 정도 설득력이 생깁니다.

 

상승 분위기로 돌아선 매매시장, 억대 반등거래도

사진 : 리얼캐스트TV

주요 단지에는 억대 반등 거래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미아뉴타운이 대표적이죠. 7월 들어 두산위브트레지움 전용 84㎡F는 최고 8억 3천만 원으로 실거래 됐고, 래미안트리베라 2차 전용 84㎡A도 9억 2천만 원까지 반등했습니다.

노원구에서도 상계동 노원센트럴푸르지오, 포레나노원 전용 84㎡가 10억대 거래가 성사됐고, 월계동 꿈의숲SKVIEW나 월계센트럴아이파크도 5천만 원 이상 오른 가격으로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시장에서는 대출 규제 완화와 정책금융(특례보금자리론)으로 자금조달에 약간 여유가 생긴 상황에서, 집값도 이미 많이 내려갔으니 더 내리는 데도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수요층이 매수에 나섰다고 보고 있습니다. 한국은행도 기준금리를 연속 동결하면서 불확실성을 줄이고 있습니다.

서울 매매시장 분위기가 완전히 상승 국면에 들어섰다는 통계도 있습니다. 국토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올해 6월 서울의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119.9p로 1월(93.8p)보다 26.1p 올랐습니다.

0~200 사이로 표현되는 이 값은 100보다 클 경우 가격상승 및 거래 증가 응답자가 전월 대비 많았다는 것을 의미하며, 국토연구원에서는 95~114p 구간을 보합, 115p 이상은 상승 국면으로 구분합니다.

 

신축으로 집중된 매수세, 신중할 필요 있어

사진 : 리얼캐스트TV

노도강 3개 구에 매수 심리가 호전되고, 매매가격지수도 오르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신중론도 힘을 얻고 있습니다. 일부 거래가 억대 반등을 기록한 건 사실이지만 어디까지나 신축에 국한된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가파른 반등세는 신축단지에 집중되고 있습니다. 국토부 실거래가 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노도강 3개 구 전용 83~85㎡ 면적 아파트 평균 실거래가는 7억 원을 기록했는데요.

2014년 이후 준공한 신축 단지로 범위를 한정할 경우 9억 625만 원으로 전체 평균을 큰 폭으로 상회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4월 대비 상승률이 17.41%에 달합니다. 반면 2013년까지 준공된 10년 이상 구축의 경우 평균 실거래가가 6억 8,580만 원이며, 같은 기간 상승률은 4.18%에 불과합니다.

재건축 호재로 인기를 끌었던 소형 타입들도 고전 중입니다. 도봉구 창동주공17단지, 중계무지개, 상계주공5단지 등 거래가 활발했던 단지들 역시 저가 매물 위주로 거래되고 있으며, 비슷한 가격에 매물이 적체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저평가 물건의 매수세를 가늠할 수 있는 경매시장도 분위기가 썩 좋지 못합니다. 올해 2분기 이후로 노도강 지역은 경매에 나온 아파트 10채 중의 3채도 채 낙찰되지 않았고, 매각가율도 낮습니다.

반면에 인기가 집중되는 강남 3구와 마용성의 경우 매각률과 매각가율이 현저하게 높습니다. 특히 매각가율에 차이가 큽니다. 노원구의 경우 60%대에 불과한데요. 그만큼 경매장을 찾는 수요가 적다는 걸 의미합니다.

 

추격매수도 붙을까? 노도강에 쏠린 눈

사진 : 리얼캐스트TV

종합하면 노도강 3개 구가 동시에 상승 국면을 맞이했지만, 당장은 추격매수가 줄줄이 붙으며 가격을 밀어 올리는 상황까지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시중은행 주담대 금리도 슬금슬금 올라 4%를 넘은 가운데, 8월 11일부터는 재원 조달 비용 상승 등을 이유로 특례보금자리론 금리도 올리기로 했죠. 이런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노도강 3개 구가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까요? 귀추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