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납량 특집… 하반기 최악의 역전세난이 온다

2023-06-28     이시우 기자

전세보증금 반환 대출 급증… 얼마나?

올 들어 역전세(신규 전세 시세가 기존 전세 보증금보다 낮아 보증금을 못 돌려주는 현상)가 늘어나며 전세보증금 반환 대출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6월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1~5월 KB국민·신한·우리·하나 등 4개 시중은행과 주택금융공사(이하 주금공)에서 신규 취급된 전세보증금 반환 대출은 총 4조6934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특히 주금공의 특례보금자리론이 크게 증가했는데요. 주금공에 따르면 5월 말 기준으로 임차보증금 반환 목적의 특례보금자리론 유효 신청 금액은 2조49억원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2022년 보금자리론 전체 공급액(8200억원)과 비교해 약 2.5배 되는 금액인데요. 단 5개월 만에 지난해 전체 공급액의 2배가 넘었다는 점에서 올해 역전세 현상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습니다.

 

역전세 심화... 실제 전세 시세 급감한 지역 늘어

실제 역전세 위험률은 더 높아지고 있습니다. 지난 달 말 한국은행에서 발표한 ‘5월 경제전망보고서’ 중 ‘깡통전세·역전세 현황 및 시사점’에 따르면, 잔존 전세계약 중 깡통전세(임대인 대출과 보증금 합이 집값에 육박해 보증금 미반환 우려가 높은 전세) 위험가구 비중이 지난해 1월 2.8%(5만6000호)에서 올해 4월에는 8.3%(16만3000호)로 크게 증가했습니다. 

역전세 위험가구 비중은 같은 기간 25.9%(51만7000호)에서 무려 52.4%(102만6000호)로 증가했습니다. 즉 전체 전세 가구 절반 이상이 역전세 위험 요소를 안고 있다는 뜻인데요.

최근 역전세는 지역을 가리지 않고 속출 중입니다. 일례로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는 전용 84㎡의 전셋값이 2021년 6~7월에는 21~23억원에 주로 거래됐으나(갱신 제외), 올해 4~5월에는 13~16억원대로 시세가 급감했습니다.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도 전용 84㎡가 2021년 7월에는 주로 10억대였으나, 올해 5~6월에는 주로 8억원대에 전세가 거래되고 있습니다.

 

향후 전세시장은?

이런 상황에서 올 하반기에는 역전세 및 깡통전세가 더 증가할 전망이 제기돼 임대시장의 우려가 가중되고 있습니다.

앞서 한국은행은 5월 경제전망보고서에서 올해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에 만기가 도래하는 역전세 비중은 각각 28.3%, 30.8%으로 점점 더 높아질 것이라 전했습니다. 

그중에서도 서울 외 지역의 위험도가 높은 편인데요. 지역별 역전세 위험가구 비중은 서울이 48.3%(27만8000가구), 비수도권은 50.9%(33만8000호), 그리고 경기·인천은 56.5%(40만6000호)로 가장 많았습니다.

한편, 하반기 집값은 역전세 우려에 매도로 전환하는 집주인이 늘면서 더 하락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는데요. 이런 상황에 정부에서는 역전세난 대책으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완화를 검토 중이라 밝혀 주목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선에서는 DSR 완화를 통해 당장 기존 세입자는 보증금을 받겠지만, 근저당 증가로 차기 세입자의 미반환 리스크가 더 높아질 가능성도 점쳤는데요. 향후 DSR 완화 시 임대차 시장과 관련한 대출 건전성 문제 역시 해결돼야 할 문제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