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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촌주공 분양 앞둔 강동구 집값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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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1.28 09:00
  • 수정 2023.03.22 11:53

 

 

 

한때는 ‘강남 4구’…… 고덕지구 바닥 찍었나?

 

불패 서울도 옛말이 됐습니다. 특히 강동구와 송파구의 하락세가 가파르다고 하는데요. 최근 들어 거래가 조금씩 성사되면서, 슬슬 바닥론도 힘을 얻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강동구 시세를 주도하는 고덕지구에 가봤습니다.

 

시세 주도하는 건 ‘고래힐’과 고덕그라시움

 

 

 

 

 

고덕지구는 서울 강동구 고덕동 일원에 조성된 택지입니다. 1981년 시행된 택지개발촉진법에 따라 한국토지공사(지금의 LH)가 주공아파트를 잔뜩 지었죠. 

이후 30년이 훌쩍 넘고 나니 당시에 지은 아파트들은 수명을 다했고, 일제히 재건축에 들어갔습니다. 가뜩이나 새 아파트가 모자란 서울에, 신도시급 규모로 새 아파트들이 우후죽순 들어서니 시장의 관심이 집중됐습니다.

올림픽대로를 타고 동쪽으로 가다가 암사IC에서 빠지면 고덕지구 북서쪽으로 진입할 수 있습니다. 오른쪽으로 보이는게 강동롯데캐슬퍼스트, 더 진행하면 왼쪽으로 보이는게 래미안솔베뉴인데요. 엄밀히 말해서 고덕지구는 아니므로 건너뛰도록 하겠습니다.

고덕지구의 대표주자는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입니다. 소위 고래힐이라고 불리죠. 고덕시영아파트를 재건축한 아파트로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서 시공했습니다. 

3,600세대가 넘는 매머드급 덩치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가 다 같은 블록에 있는 학품아이기도 하고, 브랜드도 좋으니 입주 6년이 지난 지금도 고덕을 대표하는 단지로 꼽힙니다. 주변 시세를 가늠하는 바로미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 동쪽으로는 고덕아이파크가 있습니다. 고덕주공1단지를 재건축 해서 지어진 2011년 입주한 1,142세대 아파트입니다. 고덕지구 맏형이라고 할 수 있는 단지로 상당한 인기를 자랑합니다. 

고덕아이파크 옆으로 난 길은 향후 서울세종고속도로가 될 예정입니다. 북쪽으로는 고덕대교가 슬슬 개통할 때가 됐는데 아직 마무리 공사중인 것으로 보이네요. 고덕로로 내려오면 먼저 이마트가 보입니다. 여기서 서쪽으로 약간만 가면 고덕역이 있습니다.

좌회전을 하면 왼쪽으로 굉장한 규모의 아파트가 등장하는데요. 현재 강동 대장주로 불리고 있는 고덕그라시움입니다. 2019년 입주한 4,932세대 대단지입니다. 고덕지구 시세는 대강 이 단지를 필두로 형성되어 있다고 보면 됩니다. 큰 길 건너지 않고 강덕초와 고덕중을 통학할 수 있습니다.

5호선 상일동역 사거리에서 쭉 직진하면 오른쪽이 고덕아르테온입니다. 2020년 2월에 입주한 대단지로, 여기도 총 4,066세대로 위용이 굉장합니다. 고덕천교차로 왼쪽으로 서 있는 건 주상복합 고덕센트럴푸르지오입니다.

고덕천교차로에서 직진을 하면 하남 미사로 가게 되는데, 그 중간에 재밌는 게 있으니 좀 돌아가더라도 들렀다 가겠습니다. 바로 5호선 강일역입니다. 상일동역에서 500m 정도밖에 떨어지지 않은 거리에 역이 하나 더 있죠. 그런데 미사역과의 역간거리는 상당히 깁니다.

상식적으로 보면 고덕로와 미사강변남로가 만나는 교차로에 세우는게 가장 예뻤을 법 한데, 어째서 이런 위치에 역을 지었는지는 이해가 잘 안되는 부분입니다. 일각에선 거기에 지으면 돈은 서울시가 내는데 하남에서 혜택을 많이 보니까 그랬다는 얘기도 있더군요. 에이 설마 그렇게 유치하려고요?

다시 고덕천 교차로에서 남쪽으로 가면 고덕자이가 나옵니다. 여기도 1,824세대 대단지로 2021년 입주했습니다. 고덕아르테온이 워낙 큰 터라 역과의 거리는 꽤 있는 편이지만, 고일초등학교를 낀 초품아라 인기가 꽤 있습니다.

이웃한 아파트는 고덕센트럴아이파크이고, 남쪽은 고덕롯데캐슬베네루체입니다.  마찬가지로 1,500세대가 넘는 대단지들이고 신축입니다. 명일동으로 넘어가는 길목에는 고덕숲아이파크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가격 빠지는 고덕지구, 급매 거래 이어져

 

 

 

 

 

지난 7월 무렵에 고덕지구는 한번 난리가 났습니다. 고덕아르테온 전용 84㎡ A타입이 14억 8천만원으로 실거래 됐거든요. 1월만 해도 18억원으로 실거래됐던 타입이 3억 넘게 빠진 셈입니다.

그래서 당시에는 “고덕의 가치를 파괴한다”고 주장하는 목소리가 나와서 빈축을 사기도 했었죠. 편협하다는 평가를 피하기는 어렵겠습니다만 그 심정이 이해가 안되는 바도 아닙니다. 마포, 안양 등지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등장했으니 고덕만 욕할 일도 아니고요.

다만 이런 관점을 견지하고 계시다면 앞으로 더 괴로워질 거라는 점은 분명합니다. 고덕 아르테온 같은 타입은 결국 10월에 13억 2,500만원으로 실거래가 성사됐습니다. 1억 5천이 더 빠졌습니다. 일부 급급매라고 치부하기 어려운 게, 호가도 비슷한 수준까지 내려와 있습니다.

대장주 고덕그라시움도 분위기가 썰렁합니다. 전용 84㎡ C타입은 지난해 10월에 최고 20억으로 실거래가 성사됐는데요. 1년이 지난 올해 10월에는 16억 5천만원까지 내려서 거래됐습니다. 심지어 호가는 14억원 미만으로 추락했습니다.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도 한파를 피해 가긴 어렵겠죠. 84㎡ D타입이 8월에 14억 9,600만원에 거래됐고 심지어 호가는 지금 12억원대까지 내려왔습니다. 지난해 9월에는 16억 5천만원으로 실거래 된 타입입니다.

 

거래절벽 이어지는 가운데 떨어지는 전세가

 

 

 

 

 

거래량은 아주 적습니다. 세대수에 비교하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고덕그라시움은 올해 10월까지 매매거래량이 22건, 고덕아르테온은 20건,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는 9건에 불과합니다. 네이버부동산에 등재된 매물 개수도 적은 수준이고요. 실수요 위주라서 다들 잘 버틴다고 봐도 되지 싶습니다.

그래도 안심하기는 이릅니다. 전세가 하락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고덕아르테온 전용 84㎡ A타입은 10월에 전세가 6억 7천만원에도 거래됐습니다. 이건 2020년 상반기 수준의 가격입니다. 입주물량이 몰려서 전세폭탄이 어쩌고 할 때의 시세까지 내려온 겁니다.

고덕그라시움,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도 전세가 하락세는 분명합니다. 문제는 지금 이후 전세 만기가 돌아오는 전세들입니다. 다시금 전세가격이 반등하지 않으면 갭투자로 진입해서 물러날 여지가 없는 집주인들은 집을 던져야 할 공산이 큽니다. 급매가 쌓일 조건이 형성된 거죠.

최근 발표된 금융규제 정상화 방안에 따라 투기과열지구 15억 이상 아파트에도 주담대가 허용됐고, 9억원 초과분의 20% 제한도 50%까지 늘어나긴 했죠. 하지만 금리가 하늘을 찌르고 있으니, 빚을 내고 집을 사줄 수요가 충분할 지는 회의적인 상황입니다.

 

분양 앞둔 둔촌주공, 고덕 영향 있을까?

 

 

 

 

 

오늘은 강동 고덕을 한바퀴 돌아보고 왔습니다. 분명히 대단지 아파트들이 모여있어 살기 좋은 동네는 맞는데, 대외 환경이 많이 안좋아지니 도저히 힘을 못 쓰고 있군요. 앞으로 강남에 더 가까운 둔촌주공 분양과 입주가 이어질 경우 그림자가 더 짙게 드리울 가능성도 있어서,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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