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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신도시, 묻지도 않고 따지지도 않는 노룩계약 성행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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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9.15 10:05
  • 수정 2021.10.07 09:51

다산신도시에 갭투자들 떴다?

“전국에서 몰려오는 것 같아요. 갭투자도 많이 하신다니까요. 보시지도 않고, 계약금 보내주고. 그냥 계약해 달라고 하시는 분들도 계세요”

지금 다산신도시의 상황입니다. 원래 이곳은 실수요자 중심의 시장이었지만, ‘뛰는 매매가’를 ‘나는 전세가’가 뒷받침해주면서 갭투자자들이 유입되고 있는 건데요. 올해 하반기 입주 물량이 많아 전세시장이 안정될 거란 예상이 빗나가고 있는 겁니다.

이번에는 다산신도시 매매시장에 이어 전세시장 얘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현재 다산신도시 전세시장 현황을 살펴보고 남은 입주 물량과 전세 시세 그리고 갭투자 성지로 언급되는 이유를 차례대로 살펴보겠습니다.

물량 앞에 끄떡없는 다산 전세시장


‘물량 앞에 장사 없다’는 말이 있지만, 다산신도시는 예외입니다. 올해 하반기 예정된 입주물량만 5,590가구에 달하는데도 전셋값이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죠. 

오히려 전세가가 더 높아 역전세 현상이 나타난 단지도 있는데요. 올해 1월 입주가 시작된 ‘다산자이 아이비플레이스’입니다. 입주 직후 전세매물이 꽤 나왔으나, 지금은 모두 소진되면서 한 달에 2~4건이 거래되고 있는데요. 매물 품귀에 ‘부르는 게 값’이 되다 보니, 매매가와 전세가가 역전되는 현상까지 벌어졌습니다. 

실제 올해 8월 전용 110㎡ 전세매물이 9억원에 거래됐는데 3개월 전인 5월 8억8,000만원에 팔린 겁니다. 물론 시차가 있긴 하지만 이렇게 빨리 전세가가 치고 올라온 사례는 수도권 신도시에서는 이례적인 상황이죠. 요즘처럼 집값도 빠르게 치고 오르는 시기에는 더욱이요.

이 단지는 양도세 비과세 요건을 충족하려면 2년 보유를 채워야 해서 매매 물건이 좀처럼 안 나오는 단지입니다. 그래서 사례로 든 거래 매물은 사정이 있던 급매물이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현재 매물이 씨가 말라서 네이버 부동산 기준 매매로 나온 물건은 전혀 없고, 전세매물은 딱 1건뿐입니다. 물론 이 단지만을 놓고 갭투자를 운운할 수는 없습니다. 

국민평형인 전용 84㎡의 전세와 매매가 차이를 보면 ‘다산유보라 메이플타운2.0’ 전용 84㎡ 전세는 8월 6억5,000만원에 거래됐는데, 같은 달 매매가는 8억4,000만원에서 최고 9억7,000만원에 거래됐습니다. 갭이 약 3억 정도인데요.

다산신안인스빌 퍼스트포레 전용 84㎡ 역시 올해 8월 전세가 6억3,000만원에 거래됐고 한 달 전인 7월 매매는 9억2,000만원에 거래됐습니다. 갭 차이는 2억9,000만원입니다.

이처럼 갭 차이가 3억원 안팎이라 적지 않은데 지금 현장에서는 물건도 안 보고 돈을 쏘고 있다고 하죠. 이는 다산신도시 전세가가 더 오를 것이란 기대 때문인데요. 임대차 3법 이후 전세매물이 더욱 귀해지면서 전셋값이 계속해서 우상향을 그릴 거란 전망이 우세합니다.

실제 다산신도시 전세 거래량을 보면 지난해 7월31일 계약갱신청구권이 시행된 직후 거래량이 7월 215건에서 8월 133건으로 절반 가량 감소했습니다. 이후 입주물량이 꾸준했음에도 전세거래량은 예전보다 낮은 수준입니다.

당장 입주물량 많아도 전세물량 귀한 까닭

또한 다신신도시는 입주율이 70%에 육박해 남은 입주 예정물량도 적습니다. 향후 전셋값 더욱 오를 수밖에 없다는 얘기죠.

더욱이 올해 하반기 입주 중이거나 입주가 예정된 총 4개 단지 중 2개 단지가 임대 아파트입니다. 전세시장에 영향을 줄 수 없는 아파트인 거죠.

나머지 2개 단지는 어떨까요? 먼저 올해 7월 입주를 시작한 ‘다산자연앤자이’는 양도세 비과세를 받으려면 2년 보유 기간을 채워야 해서 매매물건이 좀처럼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전용 84㎡ 분양권이 올해 1월 8억5000만원에 딱 한 건 거래됐죠.

이곳 새 아파트에 들어오고 싶어도 전세로 들어와야 하는데 이미 전세가는 새 아파트 프리미엄이 붙어 있는 상태입니다. 8월 한 달간 전용 84㎡ 전세매물이 5억4,000만원에서 5억5,000만원에 실거래가 됐습니다.

비슷한 시기 거래된 인근 ‘다산유보라메이플타운1차(5억원)’나 ‘다산자연앤롯데캐슬(5억2,000만원)’ 전용 84㎡보다 높습니다. 이마저도 전세매물이 귀해서 부르는 게 값이 되고 있습니다. 현재 네이버 부동산 기준 매매 물건은 전혀 없고, 전세는 11건, 월세는 62건이 올라와 있는데요. 전체 878가구인 것을 감안하면, 전세매물은 1% 가량에 불과한 겁니다.

11월에 입주하는 ‘다산자연앤푸르지오’ 역시 전세매물을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일반적인 입주 예정 아파트라면, 입주 석 달 전부터 매물이 슬슬 나오기 시작하는데요.

이 단지는 전매제한 4년과 실거주 의무 기간이 1년 있어서 매물이 잠겼습니다. 총 1,614가구 대단지지만, 매매, 전세, 월세 물건 모두 0건입니다. 오는 2022년 11월이 지나야 매물이 나올 것으로 전망됩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금이야말로 갭투자 적기라는 말도 나옵니다.

서울 전세수요 빨아들일 다산신도시


또한 다산신도시는 여전히 저평가돼 있다는 시각이 많습니다. 전셋값을 보면, 다산신도시 신축 아파트 전용 84㎡는 5억~6억원 수준입니다.

한강을 사이에 두고 자리한 강동구나 송파 위례신도시 전세값이 8억에서 10억원선에 시세가 형성돼 있는 것과 비교하면 반값이죠. 여기에 앞으로 다산신도시에 새 길이 뚫리면 서울에서 등 떠밀린 전세 수요가 더욱 유입될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오는 2023년 서울지하철 8호선 연장선이 준공(예정)되면 다산역(가칭)에서 잠실역까지 환승없이 20분대면 이동할 수 있고요. 2027년경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B노선이 개통되면 서울역까지 10분대 출퇴근이 가능해집니다.

2028년을 목표로 9호선 연장선도 추진 중에 있습니다. 탄탄한 전세수요와 집값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판단에 ‘갭투자 성지’가 되고 있는 다산신도시. 서울 전세 수요를 받아주는 베드타운에서 벗어나 완연한 신흥 주거지로 발돋움하는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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