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계속되는 핀셋 규제에 풍선효과만 반복… 다음은 어디?

  • 일반
  • 입력 2020.12.17 09:15
  • 수정 2021.01.05 13:40


규제→풍선효과→규제, 반복되는 부동산 시장


[리얼캐스트=박승면 기자] 최근 부동산 가격이 끊임없이 상승세를 보이자 정부는 가격 상승의 원인이 되는 지역을 규제지역으로 지정하면서 세제 강화, 금융규제 강화, 청약규제 강화 등 각종 규제를 가하고 있습니다. 이에 규제지역으로 묶이지 않은 인근 지역들이 풍선 효과를 누리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는데요. 문제는 풍선 효과로 인해 집값이 상승한 지역이 또다시 규제지역으로 묶여 이러한 현상이 계속 반복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지난 6월, 수도권 대부분의 지역이 규제지역으로 묶이면서 비규제지역으로 살아남은 김포는 엄청난 집값 상승률을 보였습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김포시 풍무동에 위치한 ‘풍무센트럴푸르지오’는 지난 5월, 전용면적 84㎡가 5억9,000만원 선에서 거래됐는데요. 6월 이후에는 순식간에 7억원을 돌파하더니, 11월에는 8억원에 신고가를 경신했습니다. 6개월 사이에 집값이 무려 35%나 오른 것이죠.


하지만 지난 11월, 정부가 김포마저 규제지역으로 묶어버리자, 이번에는 규제를 피한 파주에서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는 아파트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파주시 동패동에 위치한 ‘운정신도시 아이파크’의 전용 84㎡는 지난 10월, 7억5,000만원에 거래됐는데요. 한 달 뒤인 11월에는 8억4,500만원에 거래되면서 신고가를 갈아치웠습니다. 또한 인근에 위치한 ‘운정신도시센트럴푸르지오’의 전용 84㎡는 9억1,000만원에 신고가를 경신하면서 10억 클럽 가입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지방도 예외 아냐… 부산 묶자 울산•창원 꿈틀

이러한 현상이 비단 수도권에만 국한된 것은 아닙니다. 지방 도시에서도 규제로 인한 풍선 효과 사례를 찾아볼 수 있는데요. 지난달, 부산 해운대구를 비롯한 5개 구가 규제지역으로 묶이자 이번에는 규제에서 제외된 부산 일부 지역과 울산, 창원 등의 집값이 급등하고 있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실제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부산진구 부전동에 위치한 ‘서면더샵센트럴스타’의 전용 125㎡은 10월에만 해도 5억9,900만원에 거래됐지만, 11월 20일에는 8억원에 손바뀜됐습니다. 정부가 부산 5개 구를 규제지역으로 묶자 발생한 풍선 효과가 여실히 나타난 것이죠. 

인근에 있는 울산도 마찬가지입니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11월, 울산의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92.3으로 지난달 대비 1.53% 상승했는데요. 울산의 아파트 매매가격지수가 1% 이상 오른 것은 올해 처음입니다. 

창원의 집값 상승률은 더 가파릅니다. 11월, 창원의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90.6으로 지난달 대비 1.8% 상승했습니다. 부산이 규제지역으로 묶이기 전인 10월에 0.25%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상승 폭입니다. 특히 창원 의창구와 성산구는 각각 3.66%, 3.24%의 변동률을 보이며 한국부동산원이 통계를 집계한 이후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습니다.

한편 정부가 울산과 창원 등 비규제지역의 부동산 과열이 계속되면 규제지역 추가 지정을 검토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는데요. 이에 투자자들은 서둘러 다음 투자처를 찾고 있습니다. 특히 풍선 효과가 계속해서 일어나자, 투자자들은 사실상 정부가 규제지역 지정을 통해 다음 투자할 지역을 알려주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의견을 내비치기도 했습니다.

이에 한 부동산 관계자는 “울산과 창원 일부가 규제지역으로 묶일 것으로 예상되자, 투자자들은 포항이나 김해를 눈여겨보고 있다”라며 “지금까지 정부가 손대는 곳마다 인근 지역의 집값이 오르는 것이 확인됐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규제지역 세분화?… 주택공급 등 근본적인 해결책이 우선

한편 정부는 규제지역 지정 범위를 읍•면•동까지 세분화할 계획입니다. 최근 같은 구 안에서도 집값 차이가 심한 대구 수성구 등이 규제지역으로 묶여 많은 사람들이 형평성을 거론하며 불만을 표출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수성구의 경우 주거 인프라가 우수한 범어동과 황금동 등은 집값 상승세가 뚜렷하지만, 시지동과 욱수동 등의 지역은 집값 상승세가 약했기 때문입니다.

이에 전문가들은 규제지역 세분화는 의미 있는 대책이지만, 부동산 시장 불안정을 타개할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업계 관계자 K 씨는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규제지역 지정은 단기적으로는 집값이 안정화 되는 것처럼 보여도,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오히려 인근 지역의 부동산 가격을 올려 전국적으로 집값이 오르는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다”라며 “재건축 등을 통해 수요가 많은 지역에는 공급을 늘려 집값 안정화에 대한 장기적 방안이 필요하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부동산 규제와 풍선 효과가 뫼비우스의 띠처럼 무한히 반복되는 가운데, 정부가 반짝 효과를 보기 위한 핀셋 규제를 유지할지, 주택공급과 같은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할지 귀추가 주목되는 상황입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