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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 매물 전세 역전했다…임대차시장 판도 바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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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9.22 09:45
  • 수정 2020.10.16 10:20

전세 추월한 월세 매물…이제 강남도 월세가 더 많아  


[리얼캐스트= 박지혜 기자] 임대차법 시행 이후 수도권 곳곳에서 전셋값이 오르고 있습니다. 이미 전세물건은 자취를 감춘 상황인데요. 임대차시장에서 전세 위축 분위기가 지속되자, 월세 매물이 늘고 있는 형국입니다. 

부동산 매물 정보 사이트 아실에 따르면, 9월 18일 기준 서울에서 집계된 월세 매물은 1만302개로, 전세 매물(1만42개)를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임대차보호법 시행 전에는 전세가 월세에 비해 월등히 많았습니다. 실제 한달 전인 지난 7월 17일 기준으로 서울 전세매물은 4만2,565개, 월세 매물은 2만4,217개로 전세가 월세보다 1.7배가량 비중이 높았습니다.

월세 매물이 전세를 역전하는 현상은 임대차시장에선 이례적인 일입니다. 

강남도 이미 월세물건이 전세물건을 앞섰습니다. 같은 기간 강남구 아파트 월세 물건은 2,126개로 전세 매물(1,819개)보다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두 달 전(7월 17일) 기준에선 전세매물이 6,855개로 월세 매물(4,980개)보다 1.4배가량 많았던 곳입니다.

이밖에 마용성(마포구,용산구,성동구)를 비롯해 관악구, 구로구, 도봉구 등 서울 외곽 지역들도 월세가 전세 물건을 추월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월세 거래 비중 4개월 연속 급증…준전세도 반등 

 

월세 매물이 늘면서 전월세 거래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9월 18일까지 이뤄진 전월세 거래(3059건) 가운데 월세(준월세, 준전세 포함) 거래는 908건으로 29.7%에 달했습니다. 이 같은 월세 비중은 6월 25%, 7월 27.3%, 8월 28.2%에 이어 4개월간 계속 확대되고 있는데요. 

월세보다는 상대적으로 비중이 적지만 준전세 거래도 9월 기준 14.8%를 차지했습니다. 지난 7월까지만 하더라도 10.4%에 그쳤지만 임대차법 시행 이후 반등을 시작한 모습인데요. 

반전세나 월세 물건 밖에 없다 보니 매달 나가는 임대료가 부담스럽긴 하지만 어쩔 수 없이 계약을 맺는 세입자들도 많습니다. 특히 신혼부부 등 신규 수요자들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는 상황인지라 비싼 월세라도 계약하겠다는 분위기입니다. 

경기도 분당에 사는 결혼 2년차 직장인 E씨는 “직장과 가까운 서울에 전셋집을 구하는 중인데 거의 포기 상태다. 원하는 지역은 이미 전세매물이 없는 상태고, 알아보는 동안 그나마 있던 매물들 조차 가격이 너무 올랐다. 반전세나 월세 보증금도 과거보다 많이 올라 전세금 수준처럼 느껴지지만 서울에서 살고자 하는 마음은 여전하기 때문에 월세생활을 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습니다. 

전세가 주도하던 임대차 시장…월세 시대 오나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임대차시장의 무게 중심이 월세로 쏠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실제 서울 아파트 전세계약 건수는 9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임대차보호법 시행이 본격화되자 전세시장의 소멸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게 현장의 전언입니다.

마포구에 위치한 Y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초저금리가 장기화되고 있는 탓에 갈수록 전세 물건은 줄어들고 월세나 반전세는 늘고 있다. 세부담이 늘어난 다주택자들은 2년 뒤 전세금을 올리기 보다 매달 임대료를 받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한다”고 말했습니다. 

결국 집주인들도 전월세상한제가 시행되고, 보유세 부담까지 겹치자 기존 전세매물을 월세나 준전세로 돌리는 추세입니다. 전월세 전환율 하향 조정만으로는 불안정한 임대차 시장을 진정시키기 어렵다는 의미로 풀이됩니다. 부동산 전문가 A씨의 이야기입니다. 

“전세가 급격하게 위축된 만큼 그 동안 전세에 초점을 맞춰오던 임대차 시장에도 변화가 생길 조짐입니다. 월세가 임대차 시장의 중심이 될 수 있다는 의미인데요. 때문에 월세 지원 제도 등을 확충하는 방안처럼 새로운 임대차 시장에 대응하는 정부 차원의 움직임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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