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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라까지 사재기...부동산 대책 후폭풍 어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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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8.20 10:05
  • 수정 2020.08.28 10:01


서울 다세대·연립 거래량 12년 만에 최고치

[리얼캐스트= 박지혜 기자] 부동산대책 발표로 전셋값이 치솟자 다세대·연립주택(이하 빌라)시장이 들썩이고 있습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서울 다세대·연립주택 거래량은 7008건을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7월(3644건)보단 92% 증가했습니다. 2008년 4월(7686건)을 기록한 이후 12년 3개월 만에 최대 수준입니다. 실거래신고 기한은 계약 이후 30일이기 때문에 7월 거래량은 이보다 더 늘어날 전망입니다.

빌라 수요가 늘어난 것은 통계로도 확인이 가능합니다.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지난 7월 서울 연립주택 매매수급지수는 102.8을 기록했습니다. 역대 가장 높은 수치인데요. 매매수급지수는 100을 넘으면 수요가 공급보다 많다는 의미합니다. 

가격도 오름세입니다. 서울 다세대·연립주택 7월 매매가격지수는 전월보다 0.15% 상승하며 올해 최대 상승폭을 보였습니다.  

부동산 패닉바잉 현상…빌라로 번졌다  

그 동안 주택시장에서 밀려나 있던 빌라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서울 아파트가격이 오를 대로 올랐고, 고강도 부동산규제로 시장에 접근이 어려워지자 실수요자들이 빌라로 발길을 돌렸다는 분석입니다. 빌라는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규제가 덜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신혼부부 등이 매매·전세가가 계속 오르자 지금 아니면 집을 못살 것 같다는 불안감에 아파트를 포기하고 서둘러 빌라 구매에 나서고 있습니다.

강서구 화곡동에 빌라를 계약한 신혼부부 Y씨는 “직접 발품을 팔아 살펴보니 신축 빌라 물건이 많았다. 아파트는 사실상 매매가 힘들고 저렴한 빌라가 마지노선이었다. 빌라가 아니면 서울에서 내 집 마련은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다”고 말했습니다. 

내 집 장만을 원하지만 아파트시장 진입이 좌절된 젊은 층이 묻지마 식 매수를 하는 이른바 패닉바잉 현상이 빌라시장까지 번지고 있는데요. 

부동산전문가 Y씨는 “서울 아파트 값이 급등하고 규제가 집중되면서 빌라처럼 아파트를 대체할 부동산에 반사효과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공공재개발 등 개발 호재가 예고돼 있어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빌라 거래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습니다”고 말했습니다. 

진퇴양난의 부동산시장...전세난민 위한 정책 필요

하지만 빌라 매매가 급증하는 현상이 결국엔 빌라 전세난을 부추긴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미 강남을 중심으로 역세권 및 신축빌라 등의 전세가 반전세로 바뀌는 분위기입니다. 

강남구 서초동에 위치한 공인중개업소 대표 P씨는 “지난달 시행된 임대차보호법의 영향으로 전세 매물이 품귀를 빚자 전세를 구하지 못한 수요가 빌라에 관심을 가지면서 문의도 늘었다. 현재는 반전세나 월세가 대부분이다”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빌라 주인들이 반전세나 월세를 선호하고 있어 전세를 찾는 게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다세대‧연립주택의 매매가격 대비 전셋값 비율은 지난 6월 73.9%에 달했습니다. 전셋값 비율이 높을수록 깡통 전세 현상이 심화될 수 있는 대목입니다. 

가을 전세난이 더 심해질 것이라는 업계의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부동산 안정대책이 이미 시장의 신뢰를 잃었다는 지적 역시 피할 수 없게 됐습니다. 부동산 전문가 T씨의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 열기가 이어지다 임대차 관련법이 시행되면서 전세난 불씨가 빌라로 옮겨 붙었습니다. 전세가격은 가을까지 계속 오를 전망이라 신혼부부 등 2030세대를 중심으로 월세 전환이나 전세금 상승에 따른 피해가 우려되고 있습니다. 서민 주택난을 막을 수 있는 실질적인 정책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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